“고도 성장도시 화려함에 가려진 이면….”..각양각색 재중 한국 작가들 스튜디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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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성장도시 화려함에 가려진 이면….”..각양각색 재중 한국 작가들 스튜디오전
  • 이나연 재외기자
  • 승인 2015.05.26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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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미술관 북경창작센터 입주작가 오픈스튜디오전…한국 작가들, 중국 예술계에 더 알려지는 큰 성과 거둬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조진호) 북경창작센터 제7기 입주작가 오픈스튜디오전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베이징 챠오양구 따환리(朝阳区 大环里)에 자리한 환티에예술구(环铁艺术城)의 광주시립미술관북경창작센터(光州市立美术馆北京创作中心)에서 열렸다.

  광주시립미술관은 2009년 말 북경 환티에예술구에 창작센터를 개관하고, 2010년부터 매년 한국작가 4명과 중국작가 3명의 예술활동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북경창작센터에 입주할 광주지역 출신 작가들을 선정하고 1년 동안 센터에서 작업할 기회를 주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올해 1월 입주한 윤준영, 정성준, 설박, 황정후 등 4명의 한국작가와 4월 입주한 중국작가 뤄웨이가 각자 평소에 작업하는 공간을 개방해 전시회를 연 것으로, 그간의 예술적 성과를 보여 주는 자리이자 한·중 문화의 교류의 장으로 평가된다. 

▲ 광주시립미술관 북경창작센터 제7기 입주작가 오픈스튜디오전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베이징 챠오양구 따환리에 위치한 환티에예술구의 광주시립미술관북경창작센터에서 열렸다. (사진왼쪽부터) 황정후 작가, 정준영 작가, 설박 작가, 박웅규 매니저, 윤준영 작가가 황정후 작가의 스튜디오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이나연 재외기자)

  14일 오후 4시부터 열린 오픈식에서는 김진곤 주중한국문화원장, 박재림 재중국한인문예술연합회장 겸 아트박갤러리 대표 및 회원들, 류시호 재중한인미술인협회 회장 및 회원들, 광주시립미술관 한창윤 과장 등 한국 문화 관련 인사들 외에도  정샤오잉 치앙아트갤러리 대표, 에릭정KCAA갤러리 대표, 리강 1단원갤러리 대표, 티엔리 윈화랑 대표, 따위 아트비트갤러리 대표, 리즈펑 DYAT행위예술 그룹 대표 선생, 후친우 중앙미대 교수, 왕궈펑 사진가 등 중국 예술계 인사들과 작가들의 중국인 미술 방면 지인들도 대거 참석했다.

  오픈식에 참석한 김진곤 주중한국문화원장은 “우리 문화의 세계화를 위해서 사람의 세계화가 가장 중요하고 또 현지화가 중요하다”면서 “광주시립미술관 북경창작센터는 이러한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전시회를 축하하고 작가들을 격려했다.

▲ 지난 14일 열린 광주시립미술관 북경창작센터 제7기 입주작가 오픈스튜디오전 오픈식에서 작가들과 전시회를 축하하기 위해 센터를 방문한 귀빈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광주시립미술관 북경창작센터 제공)

  또 전시회 마지막날인 16일은 주말을 맞아 예술구를 찾은 많은 일반인 관람객들과 중국인 에술가들이 센터를 방문해 작가들과 교류하고 작품을 감상했다.

  황정후 작가는 사진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작가이다. 그의 기존 작품은 크게 두 가지 스타일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여러 가지 형태의 가면을 쓴 인간의 얼굴을 찍은 것과 다른 하나는 두 종류의 과일이나 채소를 접붙여 새로운 형태의 과일을 만들어 찍은 것이다. 그의 과일 시리즈 작품을 보면 피망에 오렌지 살을 접붙인 것이라든지, 사과에 채소 잎을 접붙인 것 등을 볼 수 있다. 그는 이를 통해 세상의 여러 양면성에 관해 말하고자 한다.

  인간에게도 이러한 양면성이 있으며, 어떤 일에도 꼭 양면성이 있기 마련이다. 즉 좋은 면과 나쁜 면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세상이 음과 양으로 나눠져 있는 것과 같은 것이며 어쩌면 신은 처음부터 세상을 그렇게 설계 해 놓았는지 모른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중국에 온 이후 제작한 신작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예를 들어 석탄덩어리를 좌대에 올려 놓고 찍은 사진이나 이를 설치 개념으로 전시한다. 석탄 덩어리는 우리들 생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이지만 이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로 보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또한 새로운 형태의 양면성에 관한 얘기라 할 수 있다.

▲ 황정후 작가의 스튜디오에 전시된 작품(사진=이나연 재외기자)

  정성준 작가는 중국의 최고 미술대학인 중앙미술대학(中央美術學院) 유화과 석사 졸업 당시 졸업작품전에서 1등상을 받음으로써 그의 가능성을 중국 미술계에 알렸다. 현재 유화작업을 주로 하고 있으며, 그의 화면에는 도시 속에서 공존하고 있는 동물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는 이를 통해 우리로 하여금 현대 문명에 밀려난 자연계의 많은 다른 존재들과의 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도록 하고 있다. 4명의 한국 작가 중에서 유일하게 중국에서 유학 후 북경에서 작업활동을 하다가 입주하게된 작가이다. 중국에서 개인전을 가진 데 이어 중국에서 작업한  다양한 작품들을 이번 전시에서 선보였다.

▲ 정성준 작가의 스튜디오에 전시된 작품(사진=이나연 재외기자)

  설박 작가는 수묵화이면서도 또 완전히 수묵화가 아닌 방식의 작품을 하고 있다. 그의 화면은 언뜻 보면 붓으로 그린 산수화 같이 보이지만 다가가 보면 전혀 다른 방식임을 바로 느낄 수 있다. 그는 먼저 백색의 화선지에 마음이 가는 데로 먹 색을 칠한 뒤 말린 후, 그것을 찢어 콜라주 기법을 이용해 화면에서 재구성을 함으로써 한 폭의 산수화를 완성한다. 

  그에게 있어 이제 전통의 붓이 사라졌으며 콜라주기법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먹 색은 남아 있기에 화면이 주는 느낌은 전통적이면서도 또 색다른 현대적 느낌을 주고 있다. 그의 작품은 동양의 자연주의를 유지하면서도 형식의 새로움으로 인해 관자로 하여금 새로운 느낌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그간 새롭게 시도한 작품들을 추가해 보여줬다.

▲ 설박 작가의 스튜디오에 전시된 작품을 중국인들이 관람중이다.(사진=이나연 재외기자)

  윤준영 작가는 화선지에 먹과 콩테, 그리고 국화 안료를 이용해 작품을 제작한다. 서양화 재료인 콩테를 화선지 위에 사용하고 있지만 그것은 마치 먹과 같은 느낌으로 화면에 잘 융화되고 있다. 따라서 그의 화면은 국화적이지만 단순한 전통적 느낌의 국화가 아니다. “나의 작업에서 도시는 단순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공간이 아닌 현 사회의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된 공간”이며 “고도 성장한 도시의 화려한 외양에 가려진 사회의 이면을 표현하기 위해 재구성된 공간이라 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처럼 신세대 청년작가로서 그가 느끼는 화려한 도시 생활의 이면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윤 작가는 동양적 재료와 서양적 재료의 자연스러운 융합을 통해 이 현대 도시의 느낌을 표현하고 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업그레이드 된 작품들을 선보였다.

▲ 윤준영 작가의 스튜디오에 전시된 작품(사진=이나연 재외기자)

  뤄웨이는 광주시립미술관 북경창작센터에 참여하고 있는 중국작가이다. 광주시립미술관 북경창작센터는 보다 적극적인 문화 교류를 위해 매년 4개 월씩 3명의 중국작가를 입주시키고 있다. 이곳에서 한, 중 작가들은 때론 직접적으로, 또 때로는 간접적으로 상호 간의 예술적 교류를 진행한다. 

  뤄웨이는 중앙미대 유화과를 졸업한 젊은 작가이다. 그는 어린 나이임에도 상당히 성숙한 예술세계를 가지고 있어 재학시절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온 작가이다. 그는 회화, 사진, 영상, 음악, 설치, 공간 예술 등을 아우르는 종합미디어 작가로 ‘구형 구조’,’그물망 구조’,’결정체 구조’의 3개의 프로젝트개념으로 자신의 예술 세계를 펼치고 있다.

  이번 전시 기간 동안 황정후 작가는 798예술구와 송좡예술구에서 단체전에 참여하는 것이 확정됐고, 정성준 작가는 폴리옥션(중국 경매회사) 웨잉원 선생으로부터 오는 30일부터 진행되는 농업전람관 전시에 초청을 받았다.

  또 설박 작가는 이번 전시회가 열리기 전부터 송좡예술구 이셩스페이스갤러리 기획자 창펑 선생으로부터 칭다오에서 전시회 개최를 제의받고 이번 전시회 기간 동안 더 깊은 협의가 진행됐다. 윤준영 작가는 중국 소장가로부터 작품 소장을 제안받는 등 4명의 입주작가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더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됐으며, 나아가 한국 작가들이 중국 예술계에 더욱 알려지는 큰 성과를 얻어냈다. 

  최근 세계적인 경제불황으로 미술시장에도 영향이 있으나 전세계 미술 시장으로 주목받는 베이징에서 작업하면서 중국 작가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된 한국인 작가 4명은 광주시립미술관 관계자들과 현지에서 생활부터 예술활동까지 지원하는 박웅규 메니저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광주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오픈전에 다녀간 인원수는 200여 명으로, 이는 제1기 개막식 겸 오픈전을 제외하고 이전 기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인원이 다녀간 오픈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가들이 위챗으로 중국 예술가나 예술 관계자와 친구를 맺고 지속적으로 정보 교류하면서 이번 기수 작가들의 활동이 많아진 것으로 보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의 힘이 아닌가 생각된다”면서 “시대에 맞는 홍보 방식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북경창작센터에 대한 현지 문화예술인들의 관심이 높아가고 있어 앞으로도 체계적인 입주 작가들의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베이징=이나연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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