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감동케 한 작은 천사들의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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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을 감동케 한 작은 천사들의 날갯짓
  • 배정숙 재외기자
  • 승인 2015.05.1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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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엔젤스, 프랑크푸르트 야훈데어트할레서 유럽순회 특별공연

▲ 리틀엔젤스예술단이 지난 1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야훈데어트할레 광복 70주년기념 유럽순회 특별공연을 펼쳤다. 강강수월래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예술단.(사진=배정숙 재외기자)
 

  그리스도 승천일인 지난 14일. 작은 천사들이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했다.
 
  광복 70주년기념 유럽순회 특별공연으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첫 공연을 마친 리틀엔젤스예술단이 프랑크푸르트 야훈데어트할레(Jahrhunderthalle)에서 2번째 공연을 펼쳤다.
 
  독일에서는 프랑크푸르트에서만 하는 공연인지라 독일 전역에서 버스를 동원해 몰려든 교민들로 입구서부터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했다.
 
  2000석도 훨씬 넘을 것 같은 대규모의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 중에는 많은 독일인들이 눈에 띄었다. 옆에 있는 독일인에게 리틀엔젤스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10여 년 전에 미국에서 공연을 관람한 적이 있다며 최고였다고 기대에 찬 얼굴로 활짝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오후 6시에 시작된 공연은 첫 무대부터 화려한 '화관무'. 우리나라 대표적인 궁중무용으로 화려한 의상과 머리에 쓴 화관으로 무대가 환하고 눈부시게 보였다.
 
▲ 2번째 무대 '처녀총각'은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관객들의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했다.
  '처녀총각'이라는 이름의 2번째 무대는 봄날 도라지 캐러 나온 처녀들과 나무하러 간다고 나온 총각들이 어울려 추는 춤으로 익살스러운 몸짓이 미소를 머금게 해주었다.
 
  부채춤이야 누구든 알고 있고 흔히들 보아왔겠지만 리틀엔젤스가 보여주는 부채춤은 묘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었다.
 
  새색시의 꽃가마 앞에서 말 타고 가는 새신랑 등 우리나라 고유의 혼례풍습을 춤으로 보여주는 시집가는 날은 많은 관객들에게 몇 십 년 전을 되돌아보게 했다.
 
  나이가 찬 신부를 끙끙대며 업고 가다 뒤로 넘어지는 꼬마 신랑을 보며 웃는 모습들에서 넘치는 행복감이 전해져 오기도 했다.
 
▲ 5번째로 펼쳐진 '꽃의 향연'
   '꽃의 향연'이라는 5번째 무대는 가야금 산조에 맞추어 움직이는 몸짓 하나하나가 꽃들이 날아다니듯 현란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아름다움이었다.
 
  '꼭두각시' 춤은 아주 작은 어린이들이 만들어내는 귀엽고 깜찍한 재롱들로 우레 같은 박수 소리에 공연장이 떠나갈 듯 했다.
 
  온갖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것 같은 시원스런 '북춤'이 끝나고 잠시 휴식시간을 가진 후 이어진 흥겨운 '장고춤'은 어깨가 절로 흔들거리게 흥을 돋워 주었고, 절개를 지켜 사랑을 다시 찾은 춘향이야기를 여러 명의 춘향과 이 도령이 상봉하는 장면을 춤으로 보여주었다.
 
  잊힌 고향의 먼 옛날을 더욱 그리워하게 해준 '강강수월래'는 80세가 넘으신 어느 어르신의 눈가에 눈물이 고이게 했다. 파독간호사로 와서 처음 12년 만에 고향을 찾았는데 고향이 없어졌더라고 한탄하면서 그냥 50년을 독일 땅에서 살아오신 그분의 눈물이 내게도 아픔으로 전달됐다.
 
  이어서 발랄하고 코믹한 탈춤으로 마음을 다독거리고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농악'은 리틀엔젤스 전원이 다 등장해 대단원을 장식해주었다.
 
  박수갈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어진 리틀엔젤스 전원이 노래하는 합창 무대는 어른들의 전문 합창단에 뒤지지 않은 성숙한 화음이 귀여운 얼굴들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 잘 채색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지휘자가 없이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스스로들 호흡을 함께해가는 연주형태로 리틀엔젤스의 명성이 결코 허명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 리틀엔젤스 단원 전체가 함께 한 합창 무대
 
  프랑크푸르트(독일)=배정숙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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