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론 時代’ 싱가포르 한인여성들, 인문학 강좌에 환한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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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론 時代’ 싱가포르 한인여성들, 인문학 강좌에 환한 미소
  • 김영기 기자
  • 승인 2015.05.14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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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한인여성회 월요백분강좌로 ‘세계를 휩쓴 도자기 열풍’ 특강 개최

▲ 싱가포르 한인여성회와 FOM한인도슨트모임이 공동 기획한 ‘월요백분강좌-인문편’에서 최혜경 도슨트가 ‘세계를 휩쓴 도자기 열풍’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사진=싱가포르한인여성회)

  ‘인문계 대졸자 90%가 논다’는 뜻의 신조어인 ‘인구론’이 고국에서 널리 회자되는 가운데 수준높은 한국어 인문학 강의를 좀처럼 접할 수 없어 애를 태웠던 싱가포르의 한인여성들이 인문학 특강을 개최하는 지혜를 발휘해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고 인문학의 재미에 새롭게 눈을 뜨는 귀중한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 11일 YMCA 바인홀(Vine Hall)을 메운 50여 명의싱가포르 한인 여성회원들의 눈동자가 진지하게 반짝였다. 싱가포르 한인여성회와 FOM한인도슨트모임에서 공동 기획한 ‘월요백분강좌-인문편’은 ‘세계를 휩쓴 도자기 열풍’이란 주제로 아시아문명박물관 도슨트이자 FOM한인도슨트모임 대표인 최혜경 도슨트의 열강으로 진행됐다.

  FOM한인도슨트 모임은 10여 명의 싱가포르 미술관 및 박물관의 한인 문화해설봉사자로 구성된 단체이다. 싱가포르 교민과 관광객을 위해 동남아시아 문화, 역사, 미술 등을 한국어로 전하는 ‘뮤지움산책’이라는 문화 이벤트를 매달 3~4회씩 정기적으로 기획, 제공하고 있다.

▲ 싱가포르 한인여성회와 FOM한인도슨트모임이 공동 기획한 ‘월요백분강좌-인문편’에서는 ‘전형필’과 같은 개인이 사재를 털어 나라의 ‘혼’이 담긴 문화재를 지켜낸 이야기가 전해져 참석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사진=싱가포르한인여성회)

  800년과 1900년 사이, 전세계를 휩쓴 중국의 도자기와 중국 못지 않은 우수한 도자생산기술확보를 위해 연금술사까지 강금시켜 비법을 알아내려 했던 독일 아우구스트2세의 이야기, 중국 명청 교체기에 정치적 안정과 조세시스템 점검을 위해 해금령(바다길을 막는 조치)을 내리자 중국의 도자기 수출은 정체를 맞는다.

  중국의 도자기에 열광중인 유럽은 더이상 중국 도자기를 수입하기 어렵게 되자 일본의 도자기를 유럽에 소개하게 된다. 임진왜란 이후, 한국의 우수 도공들을 확보한 일본이 20년 뒤 도자기의 신으로 신격화된 ‘이삼평’이란 도공을 통해 고령토의 확보와 더불어 현재 일본도자기의 성지라 불리는 ‘아리타’ 도자기의 토대를 닦고 유럽에 수출하게 된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고려자기의 명성과 중국 못지 않은 도자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세계 도자기 역사속에 끼지 못했던 안타까움, 일제시대에 이르러 많은 문화유산들이 해외로 반출된 이야기는 지켜내지 못한 당시의 현실에 가슴이 아프기 까지 했다. 그런 현실에도 불구 ‘전형필’과 같은 개인이 사재를 털어 나라의 ‘혼’이 담긴 문화재를 지켜낸 이야기를 들으며 ‘다행이다’를 연발하는 교민들의 얼굴엔 존경의 안도와 역사의 회한이 교차하는듯 했다.

  최혜경 도슨트는 중간중간의 준비된 돌발 퀴즈로 참가자들의 집중력을 유도했고 경청하던 참가자들은 상품을 향한 적극적인 ‘손들기’ 구애로 흥겨운 장면을 연출했다. 1시간40분 간의 강연을 마치자 존경을 담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어서 여성회에서 준비한 깜짝 ‘감사패’를 전달하며 월요백분강좌는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1시간40분의 특강이 끝난 뒤에는 깜짝 ‘감사패’가 전달됐다. 유태숙(왼쪽) 싱가포르 한인여성회 회장이 강연자인 최혜경(가운데) FOM한인도슨트모임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이날 사회를 맡은 팽수진 아시아문명박물관 도슨트 겸 싱가포르한인여성회원(사진=싱가포르한인여성회)

  참가자들은 수준 높은 한국어 강좌를 들을수 없는 해외생활에서 문화적 갈증을 해갈하는 오아시스 같았다며 행복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고 입을 모았다. 평소 인문학에 관심이 없었다던 한 임원은 “인문학도 재미있을수 있다는 점을 느끼게 해 준 유익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경청한 김정미 회원은 “인문학 강의를 정규적으로 준비해 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FOM한인도슨트 모임은 싱가포르의 모든 박물관에 한국인 도슨트가 많이 배출돼 책임있는 한국어 투어를 만들고 더불어 오늘같은 기회를 만들수 있는 고급인력의 확보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전했다. 최혜경 도슨트는 아시아문명박물관 도슨트 출신으로 싱가포르 박물관 내 최초로 한국어 정기해설을 만들어 타 뮤지움 한국인 도슨트들의 귀감이 된 인물이다 .

  올초부터 선보인 월요백분강좌는 매월 한번, 월요일에 전하는 전문 강좌로 청소년문제예방, 적도의 피부, 200여 명이 운집한 국내외 진학설명회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강좌를 마련해 회원 구성원의 다양한 관심사를 해소할 수 있는 양질의 강연을 지속해 왔다.

  지난 2008년 설립된 한인여성회는 1대 임지원 초대 회장이 기틀을 마련했고 2대 유현숙 고문이 내실을 다졌다. 올 초 선임된 3대 유태숙 회장은 2년의 임기동안 기존의 내실을 강화하고 싱가포르 내 인터내셔널 커뮤니티와의 연계를 목표로 도자기, 민화, 조각보 등 연간회원 문화강좌 및 월요백분강좌를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한인여성회는 오는 11월 재외동포재단의 후원금을 확보한 회원작품전시회를 통해 싱가포르 및 국제 커뮤니티에 한국문화의 다양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기념사진 촬영 모습. 이번 행사는 싱가포르 한인커뮤니티 단체 간에 합작으로 마련된 행사라는데 의의가 있다. 반목과 경쟁이 아닌, 각자 개성을 가진 한인단체들이 서로 공조하고 화합하면서 시너지를 낸 행사의 전형이다. 이날 행사를 공동개최한 여성단체들은, 남편을 따라 싱가포르에 건너온 한인여성들이 그동안 향유할 수 없었던 행사들을 기획, 개최함으로써 커뮤니티 간의 상생의 시너지를 만들고 교민사회에 작은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사진=싱가포르한인여성회)

  김영기 기자 dongponews@hanmail.net
                   tobe_ky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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