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변화의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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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변화의 중국
  • 이병우 총경리
  • 승인 2015.05.1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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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우 총경리(상양 국신광전 실업 유한공사)
  날씨가 아주 좋습니다. 약수터 올라가는 계곡물이 바싹 마른 걸 보니 봄 가뭄이 계속되는 가 봅니다. 마침 오늘은 많은 비가 내립니다. 좋습니다. 비가 오고 땅이 젖어야 대지도 숨을 쉴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땅은 더 굳어집니다. 옛말에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뜻은 어떤 풍파와 고통을 겪은 후에 일이 더 든든해진다는 의미일 겁니다. 인생을 50 넘게 살아보니 틀린 이야기는 아니라고 봅니다.

  인간의 정신적인 성숙도 그렇고 사회 문화적 성숙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변화라는 극심한 혼란의 과정을 통해서 가치관의 혼돈이 오고 그래서 사회는 일정기간 동안 예기치 못한 풍파를 겪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모습은 그 내면이 다시 변화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합니다. 사회학자도 아닌 제가 갑자기 주제 넘는 이야기를 꺼내든 이유는 최근에 읽어보는 책의 내용 때문입니다. 모택동과 대약진 운동 그리고 문화 혁명에 관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중국을 공부 할 때, 반드시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문화 대혁명입니다. 모택동이라는 불가사의한 지도자와 문화 혁명을 이해하지 못하면 현재의 중국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 만큼 문화 혁명은 중국 인민들에게 정신적으로 영향이 컸던 일대 불행한 사건이었으며, 역사가 현재 평가하는 바로는 모택동의 뼈아픈 실책이었던 겁니다.

  대약진 운동으로 중국에서는 약 3천만 명이 굶주림으로 죽어 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어진 문화 대혁명으로 중국 사회는 그야말로 극심한 아비귀환의 아수라장이 됩니다. 자식이 아비를 고발하고 학생이 선생님을 비판하는 동양 가치관의 몰살이 대륙의 땅에서 일어났던 겁니다. 동이 트는 무렵부터 백만이 넘는 홍위병들이 천안문 광장에서 모택동 주석의 등장을 기다립니다. 드디어 그의 모습을 보며 미친 듯이 열광을 하다가 실신하는 지경까지 갑니다.

  중국 각 처에서 천만이 넘는 인민들이 북경으로 들이닥쳐 관청을 파괴하고 박물관을 약탈하고 주사파로 지목된 교육자들의 집을 무자비하게 털었던 겁니다. 모택동은 문화혁명을 통해서 바로 이런 천하대란의 극심한 혼란을 기대했던 겁니다. 그는 천안문 광장을 메운 홍위병들을 향해서 이렇게 외칩니다. “우리는 끝까지 프롤레타리아 문화혁명을 수행해 나갈 것이다” 물론, 대약진 운동의 실패로 의기소침해진 모택동이 문화 혁명을 통해서 정적을 제거하려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중국은 이 거대한 혼란의 과정을 지나면서 오늘에 이른 겁니다. 모택동이 그토록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던 자본 계급(부르주아)이 부자라는 이름으로 당당히 선망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 불과 20년 전입니다. 약 50년 사이에 중국의 역사는 이런 변화를 겪는 중입니다. 비가 와서 땅이 굳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시 더 비가 와야 하는지는 모릅니다. 아마도 그런 유물론적인 정반합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역사의 흐름일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중국의 모습을 보면서 불과 3-40년 전의 중국의 모습도 생각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중국에 가면 많은 부류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80이 넘은 노인에게서는 조선전쟁(6.25사변)의 자랑스러운 무용담을, 50대들에게는 차마 말 못 할 문화 혁명 시기의 슬픈 사연을, 40대 들에게는 너무나 배가 고팠던 유년의 삶을, 그리고 30대 들에게는 돈을 향한 끝없는 욕망의 꿈을 듣기도하고, 20대 들에게는 한류 스타를 한번 만나보는 것이 소원이라는 순수하고 철없는(?) 이야기도 듣게 됩니다.

  세대마다 간직한 가치관이 다를 수 있고, 추구하는 목표와 소망이 다른 겁니다. 한국에 와서 하루에 수 천만 원씩 명품을 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아직도 상상이 안 되는 환경에서 생활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동부 연안에는 수많은 화려한 도시가 있는 반면에 내륙에는 아직도 19세기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도시가 많습니다. 개방의 여파로 20년 사이에 돈벼락을 맞은 도시가 있고, 벼락을 맞았다가 다시 유령의 도시로 되돌아 온 곳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중국의 많은 도시와 사람들은 돈벼락을 목말라 기다리는 중입니다. 비가 오면 땅이 굳어진다고 하는데 비가 와야 굳던지 마르던지 하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중국은 지금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변화가 진행 중입니다. 시진핑 정부가 부패와의 전쟁으로 많은 정적을 제거했지만 그 파장도 만만치는 않은 듯합니다. 때 마침, 경제는 하향 곡선을 그리는 중입니다.

  그렇다고 모택동 주석처럼 또 다시 대약진 운동을 하거나 문화 대혁명 같은 실책을 되풀이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우리는 지금 이런 중국의 모습을 보고 있는 중입니다. 10년 전의 중국이 아니고, 20년 전의 중국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10년 후의 중국을 예측하기도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중국을 상대하는 우리에게도 많은 생각과 깊은 대책이 필요한 때라고 봅니다. 봄비가 옵니다. 비가 올 때 나무를 심고 씨앗을 뿌려야 합니다. 그리고 땅이 굳어질 때면 열매를 따야 합니다. 

▲ 변화되는 중국(사진=이병우 총경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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