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어로 번역된 한국 전래동화 2000권 고려인 청소년에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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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로 번역된 한국 전래동화 2000권 고려인 청소년에 전달
  • 김영기 기자
  • 승인 2015.05.1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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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한러 전래동화 번역회 '카란다쉬' 훈훈한 나눔 실천

▲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결성한 한러 전래동화 번역회 카란다쉬(사진=카란다쉬)

  세대가 이어지며 한국말과 문화를 잊는 고려인들이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학생들이 전래동화를 고려인들에게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결성한 한러 전래동화 번역회 '카란다쉬'는 '고려인 전래동화 나눔 프로젝트'를 통해 러시아어로 번역된 동화책을 만들어 고려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 카란다쉬가 제작 중인 전래동화. 한글과 러시아어를 병기해 고려인 청소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선정된 작품은 해님 달님, 흥부와 놀부, 견우와 직녀, 은혜갚은 까치, 단군신화 등 모두 6편으로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병기해 한 권의 책에 엮인다.

  현재 원고작성과 감수를 마친 상태로 오는 8월까지 출판된 책을 국내외 고려인 자치 모임과 관련 기관에 우선 기부할 예정이다.

  국내의 안산 고려인 지원센터 '너머'와 광주 사단 법인 '고려인 마을'을 대상으로 250여 권, 우즈베키스탄의 시온고 어린이 교육센터를 비롯한 4곳과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국외 고려인 자치 모임과 기관에 750여 권을 배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란다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고려인 어린이 및 청소년들의 한국 문화와 언어에 대한 관심을 제고시키고, 고려인 지역사회와 국내 학생사회 간의 교류를 증진하는 지표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어 번역에 참여한 황연수 학생은 "러시아·중앙아시아 등의 문화권에서 살아온 고려인들의 정서를 고려해 번역에 참여했다"며 "한국어의 의성어나 의태어 중 러시아어에는 없는 것들이 많아 고민을 많이 해야만 했지만 한국어가 서툰 고려인들에게 한국 문화를 전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밝혔다.

  카란다쉬 팀은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기금마련을 위해 사단법인 프렌드아시아와 함께 네이버 해피빈 모금함을 개설했으며, 후원계좌(하나은행 391-910068-30905(예금주: 이형주 / 모임명: 카란다쉬)를 통해서도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모금된 금액은 전액 동화책 출판 및 배송에 사용될 예정이다. 

  카란다쉬 프로젝트의 재정을 담당하고 있는 이형주 학생은 "곳곳에서 오는 도움의 손길에 감사드린다. 현재 모금액은 목표금액에 조금 못 미치지만, 앞으로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신다면 프로젝트를 잘 마칠 수 있을 것 같다"며 "카란다쉬의 프로젝트가 사라져 가는 우리의 뿌리를 고려인 동포들에게 다시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카란다쉬는 이번 동화번역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에도 고려인들을 위한 한글 수업, 동화책 앱 개발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프로젝트의 지도교수를 맡고 있는 김진규 노어노문학과장은 "고려인의 역사를 공감하는 고려대학교 학생들의 가슴 따뜻한 한국 전래동화 번역 프로젝트와 카란다쉬에 많은 관심과 뜨거운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로 이주한 고려인들은 대부분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으며, 3·4·5세대로 내려오면서 한국어의 뿌리는 점점 사라져 가는 상황이다.

  고려인들이 한국문화를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한국문학작품 중 러시아어로 번역된 작품은 매우 적으며, 특히 아동문학서는 그 수요가 적고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에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국내에 유입된 고려인 어린이 및 청소년들이 처한 한국어·한국 문화 교육환경 역시 열악한 상태지만 이에 대한 관심과 해결노력은 미약한 상태다.

  안산 고려인 지원센터 ‘너머’의 김영숙 사무국장은 "고려인 어린이 및 청소년들은 거주국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가정해체와 스스로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겪고 있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도움의 부족으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해 알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고려인마을을 찾은 카란다쉬

  김영기 기자 dongponews@hanmail.net
                    tobe_ky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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