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먹지 말자
상태바
함부로 먹지 말자
  • 코리아나뉴스
  • 승인 2004.05.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인타운의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과대광고는 이미 그 수위를 넘어서 있다.
과학의 발달로 건강보조식품의 기능도 향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광고처럼 그렇게 빠른 시일 내에 특별한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다.
본보는 282호(2004. 4. 19일자)로 〈모두 속고있나?〉제하로 1차 취재하여 실태를 보도하였다. 이번 284호(2004. 5월 3일자)에서는 전호에서 못다한 부분에 대한 개략적인 사실들을 보도한다.
그러나 건강보조식품의 경우 워낙 그 범위가 다양하게 번져 있어 이 정도로는 충분하지 못함도 실감하였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에 관한 부분, 남성 정력제에 관한 부분, 어린이 성장제에 관한 부분 등 별도의 특별취재가 요구될 만큼 광범위했다.
본보는 이와 관련 계속 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며 소비자에게 보다 건전한 정보가 전달되고 밝은 한인타운이 되도록 취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편집자주>

◎ 약장수는 오래된 전통
예전에 시골장터나 도시 변두리에 가면 무술시범을 보이거나 아주 그럴듯한 만담으로 손님들을 끌어들이는 무리들이 있었다. 입담이 아주 그럴듯하고 목소리도 구수하여 듣고 있노라면 발길이 떨어지질 않아 계속 듣게 된다. 소위 약장수 팀들이다.
이런 풍경은 어느 곳에서나 자주 보고들을 수 있어 흉내를 내는 친구들도 꽤 있었다. 작가 황석영씨도 뱀 장수 흉내를 곧 잘 잘 냈다고 한다. 허리띠를 풀어 한 손에 뱀처럼 감고는 "이 뱌∼ㅁ이 어디서 온 뱌∼ㅁ이냐? 흰눈이 펄펄 내리는 날 설악산 끄떡바위 밑에서 육군 상병이 데리고 왔어. 그러면 이 뱌∼ㅁ이 어디에 좋으냐? ....야! 야! 애들은 가라. 애들은 저리 가!....."어쩌고 하면서 그야말로 썰을 풀어대는 것이다.
그리고 아주 결정적인 재미있는 순간에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면서 약을 판다. 구경하던 사람들이 사지 않고 쭈빗거리면 용감한 사람이 나타나 약을 사기 시작하고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덩달아서 사는 것이다. 제일 먼저 산 사람도 다 자기편이고 짜고 하는 짓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떠난다. 잠시 홀려서 약을 산 사람들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후회를 하지만 약장수들은 이미 떠나고 없다.
이들이 한결같이 부르짖는 것이 만병통치이다. 남자의 정력에도 좋고 여자의 생리통에도 좋고 위장병이나 당뇨에도 좋다고 말도 되지 않게 떠든다. 또 유리병을 깨고 차력을 하는 것을 보면 힘이 센 것 같은데 이게 모두 이 약을 먹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죽하면 말이 많은 사람을 '약장수' 같다고 했을까. 하여간 그렇게 덤비면 속을 수밖에 없었다.

◎ 길거리 대신 과대광고로
이제는 한국에서도 길거리 약장수는 보기 드물지만 특히 미국에서는 있을 수도 없다. 따라서 선전을 위해 무술을 보여주는 대신 과대 약 광고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것도 일간지에 전면칼라로 게재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은 이런 약 광고를 보고 약을 판매하는 회사가 아주 규모는 있는 대형 회사로 생각하고 또한 광고의 내용도 믿게 된다. 광고내용을 보면 마치 길거리 약장수처럼 온갖 감언이설을 다 써 놓았기 때문에 약한 환자들은 물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듯이 의지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들은 주소도 없이 그냥 전화로 주문 받아 UPS 등으로 배달만 하는 업체들도 꽤 많고 주소가 있어봤자 사무실 방 하나 얻어 놓은 상태라 언제라도 연락이 두절될 수 있는 것이다. 회사에 가보면 전화 받는 사람이 상담은 물론 주문접수와 배달까지 하고 있다.
이런 업체일수록 광고의 문구는 요란하다 못해 현란한 지경이다. 'S 헬스'업소를 비롯해 몇 업소는 인터뷰를 시도해도 연결도 잘 되지 않았다. 일종의 '배째라' 전략이다. 또한 사실 그들이 할 말도 없는 것이다. 그들 스스로가 과대광고인 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약장수가 미련 없이 현장을 떠나듯 이들도 한 탕 잘하고 타운을 잘 떠난다. 그러나 약장수는 다시 돌아오려면 시간이 꽤 걸리지만 이들은 포장과 약 이름만 바꾸고 바로 출현한다는 점이 예전의 약장수와 다르다.

◎ FDA의 문구가 들어 있으면 더 주의
특히 한인들이 FDA의 승인이나 허가를 받았다고 하면 신뢰를 하기 때문에 이를 교묘히 이용하는 업체들도 있다. 즉 업체에서 팔고 있는 건강식품과는 전혀 관계가 없이 FDA가 승인한 성분이 들어가 있다는 것만으로 적절히 구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선전하는 T회사의 경우 광고에 'T 제품에 들어있는 모든 재료는 미국 FDA에서 인정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입니다'라고 적혀있다. 그러나 질의를 한 결과 "성분에 대한 안정성을 인정한 것이지 약효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을 했다.
모두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FDA라는 단어만 들어가도 바로 공인을 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식품의 경우 FDA의 인정은 눈이 확 트이는 문구이다. 왜냐하면 그 동안 가장 말썽이 많은 건강식품이 바로 다이어트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만든 다이어트 제품을 먹고는 심지어 목숨을 잃는 사고도 한국과 일본에서 발생했다. 그리고 다이어트는 일반 건강보조식품과는 달리 체중감량의 효과가 눈에 바로 띄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무리가 자연 따르기 마련인데 FDA라는 신뢰성이 이를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즉 살을 빼고싶지만 부작용이 두려운 사람들에게 구원의 메시지가 바로 FDA가 된다. 소비자들은 틀림없는 제품이구나 참으로 반갑다는 심정을 갖게 된다. 한인들은 이런 점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현재 건강보조식품이 FDA의 허가를 받은 제품은 거의 없다고 봐도 타당하다. 절차도 까다롭고 시간도 많이 걸리기 때문에 그런 절차를 밟을 정도의 회사가 없는 것이다. 만약 FDA 문구가 있다면 오히려 더 이상하게 생각하고 꼼꼼히 체크하고 따져 볼  일이다.

◎ 비타민도 과하면 해롭다
아마 거의 모든 사람들이 비타민 종류는 조금씩 먹어 보았을 것이다. 비타민은 필수영양제라는 인식이 자리잡았고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아 상복하게 된다. 그리고 비타민을 먹으면서 일반적인 식사에서 취할 수 없는 영양을 섭취하는 정도로 가볍게 생각한다.
특히 비타민 C는 환절기의 감기에도 좋다고 하며 여러모로 복용이 중요하다고 한다. 또한 비타민 B는 피로회복에 좋고 A와 D 등도 다 특징이 있다. 그러나 이도 과하면 오히려 해롭다고 해서 수용성 비타민이 좋다는 등의 이론이 있다.
가장 필수적인 영양소인 비타민도 과하지 않게 복용해야 하는데 당뇨, 혈압 등의 고질적인 병이 있는 사람들이 광고만 믿고 함부로 건강보조식품을 먹어선 큰일 날 수도 있다. 그런 지병을 가진 분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음식이다. 또 적당한 운동을 필수적으로 해야하는데 건강보조식품의 광고가 하도 요란하여 먹기만 하면 나을 줄 착각하고 있다.

◎ 약을 너무 좋아한다
한국사람들은 한국에서 생활할 때도 약을 너무 가까이 두고 살아왔다. 미국처럼 처방전이 있어야 약을 살 수 있는 게 아니어서 더 그랬는지 모른다. 그리고 라디오나 TV의 CM이 거의 약 광고였다. 따라서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게 되면 약 광고와 대비하여 스스로 진단하고 약국에 가서 아예 약 이름을 대면서 사서 먹곤 했던 것이다.
약간 몸이 찌뿌듯하면 '박카스'나 '원비'등을 무슨 알약과 함께 먹고 감기 기운이 조금 있으면 '판피린'등으로 쉽게 해결했다. 그러다 보니 하루 일상에서 약을 먹지 않는 날이 오히려 이상해지고 뭔가 빠진 듯하여 먹곤 하는 것이다.
소화제를 비롯하여 항생제 남용도 심했고 피로회복이라며 드링크제를 매일 먹으며 출근하고 학생들은 또 공부에 지쳤다고 구론산 종류를 먹었다. 나이가 들면 보약을 먹지 않으면 허전하고 힘이 없는 것 같아 별 이상이 없는데도 한약재를 지어먹었다.
이렇게 약을 너무 좋아하고 의지하는 성정이라 한인타운의 건강보조식품은 계속 번창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엉터리 약에 의존하다가는 오히려 건강을 더 망칠 수가 있다. 규칙적인 생활과 건전한 활동으로 심신의 활력을 되찾는 것이 건강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건강식품 과대 허위 광고로 인한 피해사례 제보받습니다.
코리아나 뉴스 Tel : 213. 382. 5200

※ 과대광고에 현혹된 사례가 있거나 고발이 필요한 사항은
아래의 전화번호나 웹사이트를 통해 접수하시면 됩니다.
△ FDA Consumer Complaint Coordinators : 949. 798. 7701 / www.fda.gov
△ Federal Trade Commission : 310. 824. 4327 / www.ftc.gov
△ Consumer Affairs : 818. 595. 0016 / www.dca.ca.gov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