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씨 참 뻔뻔하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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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씨 참 뻔뻔하시군요!
  • 에녹
  • 승인 2004.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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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씨 참 뻔뻔하시군요!



그릇된 역사의식과 함께 오직 자신의 관점만으로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면, 상대방을 얼마나 왜곡되게 매도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글이 있다. 2004년 5월 1일자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 <욕하면서 닮는다>가 바로 그러하다. 또한 김씨는 조선일보와 자신의 잘못에 대한 반성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마치 스스로가 매우 공정한 ‘비판자’인 척 하고 있다.

이 칼럼에서 김씨는 “현 정권세력이 ‘장애물’을 제거하는 과정”, “자신들의 진로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세력들을 하나씩 제거하고..거세하려는 독선”, “자신과 다른 생각을 수구니 요괴니 악마니 하면서 희희낙락”, “자기가 오늘 상대방을 말살하려 한다면” 등의 표현을 남발하며 노무현 정부를 비롯한 개혁 세력을 “상대방과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존재”로 매도하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이 상대방에 대한 그릇된 의식을 바탕으로 상대방과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치명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부정과 부패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썪은 부분을 도려내야 하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뒤따른다. 우리는 이것을 ‘개혁’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김씨는 이 같은 ‘개혁’을, 상대방을 인정하는 태도라고는 전혀 없는 ‘타도’, ‘제거’, ‘말살’ 행위로 매도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썪은 부분에 대한 심각한 통찰이나 개혁의 필요성ㆍ정당성에 대해서 말하기는커녕, 한나라당이 흔들리고 있는데 대해 노무현 정권 “소기의 목적이 달성된 셈”이라 말하는 동시에, 재벌의 불투명 경영에 대한 지적 없이 “걸려면 언제든지 걸 수 있는 약점을 수없이 지닌 대기업들은 안으로 노조, 밖으로는 사정(司正)에의 공포로 어느 정도 잠재워진 상태”라며 한나라당과 재벌을 비롯한 기득권 세력 감싸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김씨는 이 땅의 바른 언론을 세우기 위해 수많은 시민ㆍ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안티조선운동’ 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4월 21일 서울 태평로 서울시의회 앞에서 총선미디어연대와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 주최로 17대 총선 과정에서 다른 어떤 언론보다 특히 심각한 왜곡ㆍ편파보도를 행한 조선일보를 규탄하기 위해 열린 집회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서 단지 “총선의 승리감에 도취한 일부 세력”이 “온갖 저속한 용어를 총동원한” 시위로 폄하하고 있다.

내용 말미에서는 “오늘날 조선일보가 안티의 대상이 된 것이 지난날 독선과 편향성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조선일보는 그것을 거울삼으며 똑같은 소리를 오늘날 독선과 오만에 빠진 친노세력에게 되돌려 주고 싶다”면서 ‘거울삼아’라는 단어로 교묘히 말장난을 하고 있다. 이 말은 김씨가 앞부분에서 언급한 과거 주류세력의 몰락 원인인 상대방에 대한 독선과 편향성 때문이라는 말과 함께 안티조선의 이유가 이와 같다면, 이것을 ‘거울삼아’ 즉, 반성을 통해 똑같은 비판을 친노세력에게 해주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단어 하나로, 거기에 자신이 받은 비판을 다시 되돌려 준다는 내용을 더한 문장 하나로 과거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한다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자신이 받는 비판에 대한 수용 없이 ‘거울삼아’ 즉, 그대로 반사해 되돌려주겠다는 의미의 해석이 더욱 타당성을 지닌다 할 수 있다.

안티조선 운동이 왜 일어나게 됐는지 진정으로 성찰해 본다면, 진정 “자신의 지난날 독선과 편향성”에 대해 “거울삼”아 반성한다면, ‘지난날’의 잘못만을 이야기해서는 안된다. 안티조선 운동은 ‘현재에도’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는 조선일보의 반민족ㆍ반민주ㆍ반평화적 보도, 사실과 진실에 대한 왜곡 보도, 근거 없는 비난ㆍ비방 보도 등을 역시 비판의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안티조선 운동은 조선일보가 이 같은 과거와 현재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죄ㆍ사과하며 ‘언론다운 언론’이 될 것을 약속하는 동시에,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갈 것을 요구하는 운동이다. 하지만 김씨는 조선일보를 “비판 언론”이라고 말하면서,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는 척 하고 있으며 현재의 잘못을 뉘우치는 기색은 찾아 볼 수 없다.

또한 김씨는 “한나라당, 대기업, 조선ㆍ동아일보”를 “노정권 세력의 타도대당들”이라고 말하면서, 이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바로잡으려는 주체를 오직 노무현 정부와 여권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이땅에 민주주의와 상식과 원칙을 바로세우기 위해 수많은 분야에서 싸우고 있는 진보ㆍ개혁 세력에 대한 왜곡이며 노골적으로 노무현 정부를 공격하려는 작태임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오늘날 한나라당이 존재하는 것조차 죄악인 것처럼 타기하는 대상이 되리라고 예견한 사람이 있을까. 불과 1년 전만 해도 한국의 전통 야당임을 자처하는 DJ 의 민주당이 이 모양 이 상태로 몰락하리라고 감히 예언한 사람이 있었을까”라며 마치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노무현 정부의 탄압으로 흔들리고 몰락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 하지만 김씨만 모르는 것일까.

공익을 담당해야 할 정당이 사익을 추구하며 오히려 썪을 대로 썪고, 국민을 위한 정책과 열정이 아닌 오직 지역주의만을 기반으로 한다면 흔들리고 몰락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 아닌가. 이러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지금껏 수많은 사람들이 노력해 왔다는 사실을 우리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그러하기에 이번 총선에서 국민은 심판하고 선택하지 않았는가.

김씨의 말대로 과거 “기득권 세력은 자신들과 다른 생각과 행동을 일절 용인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매도해버렸”다. 조선일보는 과거 친일과 친독재를 통해 기득권을 유지해 왔고, 현재에도 족벌ㆍ재벌로서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다. 그러한 기득권을 바탕으로 과거뿐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들과 다른 생각과 행동을 일절 용인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매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뭐라고 변명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진정 ”다름을 인정하고, 비판을 수용“해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조선일보다. 김씨는 현재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다름을 인정하고, 비판을 수용하며, 그 속에서 선택으로 차선을 공유하는 합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 선택으로 차선을 공유하는 합리로 돌아가야 한다’라는 말로 어떻게든 선택 받아 보려고, 살아남아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하지만 개선되지 않은 부정과 부패를 선택해 공유할 수는 없다. 이것이 ‘개혁’이다. 이것을 어찌 ‘합리’라는 말로 치장할 수 있단 말인가.

언론(인)이라면, 아니 우리가 최소한 사람이기에 사실은 사실대로, 진실은 진실대로 말해야 한다. 누가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은 채 욕을 했으며 누가 그러한 사람을 닮아간단 말인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비판은 비난이며 이것은 일종의 ‘욕’이다.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이 같은 비난을 ‘칼럼’이라는 글로 포장해 일삼고, 이 땅의 개혁을 매도하고 꺾으려 하는 신문 아닌 신문, 그리고 김대중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들이 지금껏 숫하게 저질러 온 ‘욕’에 대한 반성과 국민 앞의 사과다. 그리고 국민과 조선일보 스스로를 위해 진정으로 상대방을 인정하고 용인하는 자세가 절실하고 시급히 요청된다. 그렇지 않으면 김씨 스스로 말했듯이 “누구도 몇 년 앞을 장담할 수 없”으며, 김씨와 조선일보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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