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사각지대' 이민 1세대 복수국적 취득 돕는 브라질 동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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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사각지대' 이민 1세대 복수국적 취득 돕는 브라질 동포 변호사
  • 이석재 재외기자
  • 승인 2015.04.0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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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 1.5세 변호사 무료강의 봉사..로펌 직원들과 십시일반 수속비 마련도


  이름을 밝히지 않은 브라질 동포 1.5세 변호사가 이민 1세대들이 브라질 정부로부터 기초생활수급비를 받기 위한 무료 강의 봉사에 나서 동포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 변호사와 로펌 직원들은 십시일반으로 사비를 털어 20명이 넘는 이민 1세대 노인들의 복수 국적 취득비를 마련, 전달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상파울루한국교육원과 총영사관도 적극 지원에 나섰다.

  이민 1세대 동포들은 지난 몇 십년 간 브라질에서 세금을 납부했지만 브라질 정부의 사회복지 정책 중 하나인 로아스(Loas)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로아스는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보호자 없이 혼자 살거나 동반자 또는 자녀의 기본 수입이 부족한 경우 기초생활수급비를 제공하는 노인 복지 정책이다.

▲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브라질 동포 1.5세 변호사와 로펌 직원들이 기초수급 혜택을 받기 위한 이민 선배들의 복수국적 취득을 무료로 돕고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사진=이석재 재외기자)
  그러나 이 제도는 브라질 국적의 시민권자를 대상으로 한다. 국적을 바꾸지 않은 동포 1세대 영주권자들은 혜택에서 제외된다.

  한국법에 따라 65세 이상인 브라질 동포 1세대는 복수국적 취득이 가능하다. 하지만 귀화 수속비도 적은 금액이 아니다. 귀화 비용은 한 명당 미화 500달러 상당이며 브라질 최저 임금의 2배에 육박한다.

  브라질 경기침체의 여파가 교민경제에 미치며 손주를 떠맡아 키우거나 혼자 사는 독거노인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사정을 아는 동포들이 도움의 손길을 보태고 있지만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동포 1.5세 변호사는 생계형 영주권자 노인들에게 브라질 정부의 로아스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방법일 것으로 생각하고 무료 강의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주상파울루한국교육원에서 참석한 이민 1세대들을 상대로 '귀화 신청을 통한 기초생활수급자 등록'을 주제로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가한 동포들은 설명을 듣고 서류를 마련한 뒤 브라질 국적 취득에 나섰다. 이 비용은 동포 1.5세 변호사와 로펌 직원들이 마련했다. 상파울루교육원은 설명회 장소를 무료 대관하고 참석한 이들에게 간식을 제공했다. 총영사관은 민원영사 등을 한국교육원으로 파견, 1세대들의 서류수속을 거들었다.

  변호사와 로펌 직원들은 "더 많은 이들에게 매달 최저임금 이상의 수급비를 받게 하고 싶었지만 귀화수속비 때문에 20여 명만 우선 접수해야 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훈훈한 미담이 전해지면서 브라질 상파울루 한인회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동포 변호사와 교민들이 자발적으로 이민 선배 돕기에 나서고 있지만 한인회는 방관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북미 지역에서 이민생활을 경험했던 한 교민은 "이민 선구자들이 남은 여생을 조금 더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한인회가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교민 자원봉사자와 교육원, 총영사관이 '이민선배 돕기'에 나서는 동안 교민들의 회비와 한국 정부의 지원금 등으로 운영되는 한인회가 한 것이 무엇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편 홍영종 주상파울루총영사는 "교민 어르신들을 위해 뜻 있는 일을 하는 교민 변호사가 정말로 존경스럽다"며 "그가 하는 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각종 서류 접수를 위해 총영사관 직원을 파견시켜 돕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상파울루=이석재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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