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경색 지속되면 북한 방문객 결핵 감염 가능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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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경색 지속되면 북한 방문객 결핵 감염 가능성 높아져”
  • 계정훈 재외기자
  • 승인 2015.03.2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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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반 유진벨재단 회장, 北 결핵 환자 치료 지원 필요성 강조

▲ 지난 17일 민주평통 남미서부협의회가 주최한 인세반 유진벨재단 회장 초청 특강 '교포로서의 남북 관계'
 

  20여 년간 북한의 결핵환자 치료를 지원해 온 인세반(Stephen Linton) 유진벨재단 회장이 경색된 남북관계가 계속 이어질 경우 북한에 방문한 한국 사람들이 다제내성 결핵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17일 민주평통 남미서부협의회(회장 방종석)가 ‘교포로서의 남북 관계’를 주제로 연 특강에서 인세반 회장은 “북한은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식량 부족으로 결핵이 많이 번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 강연 중인 인세반 회장
  인세반 박사는 이날 강연을 통해 직접 북한의 다제내성 결핵센터의 환자들을 만나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제를 전달한 동영상을 보여주며 “결핵균은 변이하면서 내성 유전자가 생기기 때문에 처음에는 약만으로도 호전된 것처럼 보이지만 내성 탓에 이내 중환자가 되다. 세계를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것 중 하나가 내성결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다제내성 환자를 그대로 두게 되면 그 수가 매년 증가할 것”이라며 “남북관계가 개선됨에도 불구하고 다제내성 결핵 치료에 투자하지 않으면 추후 방문하는 한국 사람들에게도 감염의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인세박 박사에 따르면 북한의 다제내성 결핵 치료비용은 1인당 5000달러로 한국의 경우 북한의 10배, 미국은 100배의 비용이 발생한다. 북한의 치료 중단율은 2%, 한국은 30%로 북한에서 치료할 경우 더 많은 환자를 살리는 동시에 결핵 확산도 막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인세반 박사는 “통일이 대문처럼 활짝 열릴 때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가능한 것부터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정치적인 부분은 정치인들의 몫이고 우리 민간의 역할은 남북 간의 화해다. 이념을 떠나 죽음의 질병과 싸우는 동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중단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세반 박사는 북한의 결핵 환자를 돕기 위해 유진벨재단을 설립해 90차례 이상 방북하며 북한 주민들의 결핵 치료에 앞장서 왔다.
 
  이날 강연을 통해 인세반 박사가 밝힌 바에 따르면 유진벨재단은 1995년 남북 간의 통로를 연 이래 정치를 초월해 민간차원에서 신뢰를 구축해왔다.
 
  올해에는 시범사업으로 조립식 병동 5동을 보냈으며, 후원자와 병동, 요양소를 연결하고 있다.
 
  인세반 박사는 “유진벨의 결핵 치료시스템은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된다”며 “완치율이 76%로 세계 평균 완치율인 45%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아리랑 회관에서 열린 이날 강연에는 추종연 대사를 비롯한 공관 직원과 민주평통 위원, 이병환 한인회장, 한인 동포들이 참석했다.
 
  강연에 앞서 방종석 민주평통 남미서부협의회장은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책 아래 국민적으로 평화통일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통일에 대해 물어보면 별로 관심이 없고, 북한이 어떻게 사는지 전혀 모른다. 북한을 90번 왕래한 인세반 박사를 모시고 통일에 대해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지를 듣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추종연 대사는 “현재 남북한 관계가 별로 좋진 않지만 정부에서도 관계 개선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유진벨 재단의 인도적인 지원과 노력이 우리의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계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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