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유괴’ 혐의 조모씨 “밑바닥까지 떨어진 심정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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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유괴’ 혐의 조모씨 “밑바닥까지 떨어진 심정이지만….”
  • 김영기 기자
  • 승인 2015.02.2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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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여성 조모씨가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미 캘리포니아 욜로카운티의 수감시설(구글 스트리트뷰 캡처)

“애써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결과 받아들일 것”…
2차 공판 개정 이후 민원담당영사 접견서 이같이 밝혀

  “저를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자신의 아이를 납치했다는 혐의로 미국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한국인 여성 조모 씨가 자신의 석방을 위해 구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인 동포 및 단체들에게 눈물을 흘리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조 씨의 석방 운동을 진행 중인 구명위원회의 이미선 위원장은 조 씨가 2차 공판이 시작된 이후인 23일(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총영사관(총영사 한동만)의 이동률 민원담당영사와의 접견에서 “밑바닥까지 떨어진 심정이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담담하게 받아들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25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말했다.

  7년 전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조 씨는 현지인 남성 A 씨와 사이에 아이를 가졌다. 그러나 A 씨의 잦은 폭력과 마약 복용, 혼인신고 거부 등으로 별거 후 한국으로 돌아와 홀로 자녀를 길러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아이의 교육 문제로 다시 하와이를 방문했다가 자신의 아이를 납치했다는 죄목으로 붙잡혀 새크라멘토의 욜로카운티 구치소에서 300일 넘게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A 씨가 미국 국적을 가진 아이의 친부임을 주장하며 당국에 조 씨를 유괴혐의로 신고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의 억울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그녀를 돕기 위한 움직임이 미국 서부 동포사회 일대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형법 관련 약 2000건, 이민법 관련 약 4000건의 서명이 접수됐으며, 곳곳에서 답지한 성금만 총 1만8000달러가 걷혔다.
 
  샌프란시스코와 새크라멘토의 한인단체장들은 담당 판검사들에게 지속적으로 탄원서를 보냈으며, 베이지역 한인가정폭력방지연합회, 아시안여성쉼터, LA지역 한인가정상담소, 아태보호센터 등의 단체들이 석방 운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동포 언론사들도 조 씨의 근황을 전하는 한편 한인들의 구명 운동을 비중있게 전하며 동포사회의 관심을 이끌고 있다.

  종교계도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인장로교회는 265명이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8000달러 상당의 기금이 모아졌다. 욜로 카운티 데이비스 한인교회는 학생들을 포함한 주민 126명이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조 씨가 법정에 선 것은 이번이 2번째다.

  지난해 12월 열린 1차 재판에서는 배심원들의 의견이 무죄 6명, 유죄 5명, 결정 못 함 1명으로 팽팽하게 나뉘었으며, 이달 20일부터는 2차 공판이 진행되고 있다.
 
  만약 조 씨가 이번 재판에서 유괴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추후 진행될 법적 절차와 재판에서 상당히 불리한 입장에 처해질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조 씨가 범법 행위로 유죄가 확정되면 국외 추방과 더불어 양육권을 박탈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변호인단은 한국과 미국 간 정서 차이에 중점을 두고 조 씨의 무죄를 입증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구명위원회 소속의 최홍일 변호사 등 변호인단은 과거 A 씨가 조 씨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낙태를 강요하는 내용의 친필 편지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A 씨는 낙태를 강요한 사실이 없다고 법정에서 주장했기 때문에 그의 자필이 담긴 서신이 확보될 경우 법정 공방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이미선 위원장은 전화 통화에서 “해당 편지가 확보될 경우 A 씨가 법정에서 한 증언들이 거짓으로 밝혀져 재판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최 변호사가 조 씨의 물건들을 보관 중인 창고에 다녀왔지만 아직 편지를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2차 공판 결과는 현지시각으로 27일 나올 예정이다.

  한편 티나 김 씨는 현지 지역 일간지 새크라멘토 비(Bee)에 ‘가정폭력을 좌시해선 안 된다’는 제목의 기고글을 통해 “이번 사안에 본질은 가정폭력 피해자 서비스 접근과 권리 보장이 제한적인 이민자 여성이 수감, 추방 또는 자녀와의 영구 격리 위기에 빠져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0일자 (새크라멘토 비)신문 기사 중에 남성이 조 씨를 폭행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일상적으로 옥신각신하는 가운데 있을 수 있는 얘기 정도로 치부한 발언을 그대로 전한 것은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외면하는 매우 위험하고 무책임한 보도의 전형”이라고 지적하고, 추후 독자들이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보도해달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김영기 기자 dongponews@daum.net
                  tobe_ky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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