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이순신’ 척계광의 병법(兵法)이 한국에 있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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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이순신’ 척계광의 병법(兵法)이 한국에 있었다니….”
  • 허겸 기자
  • 승인 2015.02.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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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민망-시장보, ‘조선 무예 저술가’ 신성대 동문선 대표의 저술업적·인생史 집중 조명

▲ 팡웬리 시장보 기자와 인터뷰하는 신성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겸 ㈔전통무예십팔기보존회장(오른쪽).(사진=인민망-시장보 캡처)

  중국의 관영언론이 조선시대의 ‘무예(武藝)’에 관해 연구해온 한국인 저술가의 삶을 집중 조명하고, 그의 연구 활동이 한중 문화교류 확대에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경제 일간 ‘시장보(市場報)’는 지난 4일 신성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겸 ㈔전통무예십팔기보존회장이 중국 명(明)나라 장수 척계광(戚繼光)의 병법인 ‘육(六)기’를 보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특집 기사는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인민망(人民網)에도 게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시장보에 따르면 팡웬리(方云伟) 기자는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한국을 다녀갔다. 신성대 대표의 ‘십팔기(十八技)’ 연구물이 척계광의 병법을 담고 있다는 전언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 육기 시연 모습(사진=인민망-시장보 캡처)
  척계광은 일본의 침입을 물리친 장수다. 중국인들은 그를 ‘중국의 이순신 장군’처럼 여긴다. 척계광이 숨지면서 그의 병법이 중국 내에서 후대에 계승되지 못한 채 끊긴 것으로 중국 학계는 보고 있었다.

  하지만 조선의 국기인 십팔기에 450여 년 전 명나라의 국기였던 척계광의 무예 육기(槍, 鏜鈀, 狼筅, 藤牌, 拳法, 棍)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중국 언론으로서는 시장보가 처음으로 확인한 것.

  지난해 말 신성대 대표와 처음 대면했던 팡웬리 기자는 각종 역사 서적을 탐독하며 척계광에 대해 고찰한 뒤 이번 방한 취재를 통해 역사적 고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팡 기자는 “신성대 대표는 ‘갑년(甲年·예순살)’을 넘긴 연령이었지만 실력을 갖춘 장년의 젊은 정신으로 무장했다”고 평가하고, 그의 연구업적을 사실로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시장보는 전했다. 

  왕조시대에 ‘무예’는 왕명에 따라 집대성되고 왕의 군사들에게만 사용토록 허용됐다. 무예는 그 왕조와 함께 하는 숙명이 있어 왕조가 몰락하면 무형문화재인 무예도 함께 잊혀 지기 일쑤였다.

  전란에 병법서가 침략 세력에 의해 몰수된 뒤 소실돼 후대에 전수되지 못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시장보는 약 400년 전 중국에서조차 자취를 감춘 척계광의 기예가 조선에 전해지는 배경에 대해 임진왜란 때 이여송(李如松) 장군이 인솔한 중국 병력 절강군(浙江軍) 때문이라고 했다.

  절강군은 왜구를 방어하기 위해 척계광 만의 병술로 양성한 군대였다. 이때에 척계광의 척법(戚法) 육기가 조선군에 전해졌고 조명(朝明)연합군의 주기예로 녹아들었다.

▲ 중국 시장보 취재진과 육기 시연단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인민망-시장보 캡처)
  이에 더해 조선군은 일본의 검법 3가지를 추가하면서 총 18가지 종합병장무예체계를 완성하게 된다.

  십팔기는 사도세자가 완성하고 정조가 편찬한 고대종합병장무예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를 통해 비로소 유형문화재로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십팔기라는 명칭도 여기에서 유래됐다.

  신성대 대표가 십팔기에 관해 연구하면서 척계광의 육기를 더불어 보존한 것은 중국으로선 뜻밖의 소득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척계광 사후에 멸실된 것으로만 알고 있던 척법이 조선군에 의해 전수된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마치 이순신 장군의 학익진이 중국 고서에서 발견된 것과 같다는 것.

  척계광에 관한 중국 정부 차원의 지대한 관심은 국가 수뇌부에게서 종종 발견된다. 시진핑(习近平) 주석도 지난해 4월 신장 위구르 시찰 기간에 왜병(倭兵)을 죽였던 척계광의 육기를 언급했었다.

▲ 품격경영(도서출판 동문선 블로그)
  한편 시장보는 최근 분주하게 집필활동을 벌이고 있는 신성대 대표가 처음으로 낸 경영 전문서 ‘품격경영(品格经营)’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지난해 10월 출간된 뒤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는 품격경영은 ‘한국사회가 고속 성장하고 있지만 매너와 예법은 바닥에 떨어진 현실을 개탄하며 독자에게 예의와 매너가 무엇인지 적절한 사례와 함께 전달한 책’이라고 시장보는 촌평했다.

  허겸 기자 khur@dongponews.net
               kyoumhu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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