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합동 신년음악회 대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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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 합동 신년음악회 대성황
  • 나복찬 재외기자
  • 승인 2015.02.03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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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여는 감동의 무대로 한독 음악교류 및 우호관계 증진에 기여

▲ 한독 합동 신년음악회가 지난달 24일 프랑크푸르트 알테 오퍼(Alte Oper)에서 개최됐다.(사진=나복찬 기자)

  한독 합동 신년음악회가 지난 주말인 24일 프랑크푸르트 알테 오퍼(Alte Oper)에서 개최됐다.

  이번 신년음악회는 독일의 유명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유스투스 프란츠(Justus Frantz)가 이끄는 오케스트라 ‘필하모니 데어 나치오넨(Philhamonie der Nationen)’과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배원희씨의 협연으로 이뤄졌다. 특히 올해는 ‘필하모니 데어 나치오넨(Philhamonie der Nationen)’의 창설 2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로 관심을 모았다.

  지휘자 유스투스 프란츠는 20여 년 전 “Let's make music as friends”라는 모토 아래 평화를 상징하는 의미로 다국적 음악가들로 구성된 ‘필하모니 데어 나치오넨(Philhamonie der Nationen)’을 창설했다.

  레너드 번스타인이 이끄는 뉴욕 필하모닉과 함께 미국 무대에 데뷔한 경력을 갖고 있는 지휘자 유스투스 프란츠는, 레너드 번스타인과 함께 민족 간의 이해와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다 민족 음악가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구상했다고 한다.

  5대륙 40개 국 출신의 연주자들로 구성된 이 오케스트라에는 많은 동유럽권 출신의 연주자들이 포함돼 있다.

  특히 요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연주자들이 이 오케스트라를 통해 서로 평화적인 교류를 하고 있다는 것은 그들이 희망하는 음악의 메시지를 그대로 전하고 있는 바였다.

  이 오케스트라가 갖는 또 다른 자부심은 현 재까지 오직 개인후원금만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이들을 후원하는 협회의 회원은 대략 11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공연을 시작하기 전 오케스트라단의 후원회장인 프란츠 요제프 융(Franz Joseph Jung) 전 독일 국방장관이 무대에 올라와 ‘필하모니 데어 나치오넨(Philharmonie der Nationen)’에 대한 소개와 20주년을 축하하는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지휘자 유스투스 프란츠는 독일 총리를 역임한 헬무트 슈미트(Helmut Schmidt)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총리 및 외무장관들의 축하 인사를 전했다. 

▲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배원희씨가 한독 합동 신년음악회에서 열연 중인 모습.(사진=나복찬 기자)

  첫 곡으로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4번 D장 조(KV 218)가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배원희씨에 의해 연주됐다.

  모차르트가 아직 10대였던 잘츠부르크시기에 만들어진 5개의 교향곡 중 하나인 이 곡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음악색이 많이 남아있어 모차르트 후기의 분방함은 없으나, 그의 젊음과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넘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곡이다.

  이 곡의 아름다움은 바이올린 솔리스트 배원희씨의 성숙하고 뛰어난 연주로 그 빛을 발했다.

  그녀는 자칫 지루하게 늘어질 수 있는 순간들을 그녀 특유의 카리스마와 아름답고 청아한 음색 그리고 뛰어난 표현력으로 청중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현재 에센의 폴크방 대학에서 ‘최고 연주자 박사과정(Konzertexamen)’에 있는 배원희씨는 이미 유럽과 미국, 극동지방을 무대로 솔리스트, 챔버 뮤지션으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1987년생인 그녀는 2007년 이탈리아 리피쳐 국제 바이올린 콩쿨에서 우승하고 파가니니 특별상을 수상해 한국인으로는 25년 만에 우승하는 쾌거를 이루며 세계적인 무대에서 평단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예원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그녀는 국내 콩쿨에서 1위를 휩쓸며 한국의 음악을 이어나갈 재목으로 일찌감치 주목 받았다.

  국제무대에서도 젊은 음악가들을 위한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쿨 2위, 독일 국제 음악 콩쿨 입상 및 현대 음악 특별상, 오스트리아 모짜르테움 국제 음악제 최고 연주자상, 미국 워싱턴 요한센 국제 콩쿨 입상, 러시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쿨 파이널리스트, 미국 필라델피아 스트링 음악 축제 대상, 미국 뉴욕 써밋 음악 촉제 콘체르토 콩쿨 1위로 입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두 번째 곡으로는 스트라빈스키의 ‘불새(Der Feuervogel)’가 연주됐다.

  이 곡은 사실 스트라빈스키가 작곡한 20세기 발레음악의 걸작으로 유명하다. 봄의 제전, 페트루슈카와 함께 스트라빈스키의 3대 발레 음악중 하나로 손꼽힌다.

  발레 ‘불새’는 아름답고 신비스런 불새를 붙잡은 이반 왕자의 이야기로, 붙잡힌 불새는 왕자의 손에서 풀려나기 위해 왕자가 위험한 순간에 자신을 부를 수 있는 그의 금빛 깃털을 준다.

  훗날 12명의 왕녀를 구하러 갔다가 모든 여행자를 돌로 만드는 마법사 ‘카스체이’에게 붙잡히게 되자 깃털을 흔들어 불새를 불러내고 불새는 마법사를 잠들게 하고 구출된 이반은 왕녀 ‘차레브나’와 결혼하게 된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다.

  이 곡은 러시아의 전설을 바탕으로 러시아 민요선율들을 풍부하게 만들어 색채적인 관현악법을 이용해 격정적인 감정 분출, 현란한 색채와 약동하는 리듬이 가득해 20세기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스트라빈스키가 전하는 혁명적일만큼 화려하고 다채로운 관현악 연주에 흠뻑 정신을 뺏긴 관객들은 세 번째 연주곡인 브람스의 심포니로 다시 차분한 분위기로 돌아왔다.

  ‘브람스의 전원 교향곡’이라고도 불리는 이 곡은, 브람스가 오스트리아 남부 휴양도시 페르차하에 머물며 작곡한 곡이다. 그래서인지 이 곡에서는 밝고 아름다운 페르차하와 조용하고 온화한 빈 근교의 리히덴탈에서 보낸 브람스의 여유로운 생활이 묻어난다는 평을 받고 있다.

  낭만주의의 대가답게 자연을 상징하는 호른 소리, 새 소리를 연상시키는 플루트나 클라리넷 음이 풍성한 화음으로, 부드럽고 온화한 즐거움과 자연의 밝은 숨결을 전해줬다.

  본(독일)=나복찬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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