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성 작가 “인권으로 김정은 공격하면 우상 신성화 무너져 북한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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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성 작가 “인권으로 김정은 공격하면 우상 신성화 무너져 북한 붕괴”
  • 신지연 재외기자
  • 승인 2015.02.0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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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북한인권협의회 주최 포럼서 주장..연아 마틴 의원 ‘동포 역할론’ 강조

▲ 강연하는 장진성 작가(사진=신지연 기자)

  “인권 문제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공격하면, 북한지도부와 북한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김정은에 대한 신성화가 무너질 것입니다.”

  북한 통일 전선부 간부 출신의 장진성 작가는 지난달 28일 캐나다에서 열린 ‘북한인권포럼’에 초빙된 자리에서 “1인체제인 북한에서 수령에 대한 우상화가 무너지면 북한도 무너질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 강연하는 장진성 작가
  장진성 작가는 이날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에 있는 국회의사당 별관서 열린 포럼에서 “수령과 함께 3대를 이어져 내려오는 ‘당’이라는 시스템이 북한에는 있다”며 “북한이 변하지 않는 것은 수령이 바뀌어도 ‘당’의 무소불위의 권력 행사가 변하지 않고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 작가는 북한에서 벌어진 ‘권력암투’를 예시하면서 “‘김정일이 30년이면 김정은은 3개월’이라는 말이 북한에서 나돌고 있다”며 “그만큼 김정은의 입지기반이 약하고 주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강연에서 북한의 인권실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대신 어떻게 하면 북한 체제가 붕괴될 수 있는지에 좀 더 논의의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특히 인권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접근하는 일반의 시각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그는 물리적 통일에 앞서 ‘정서적 통일’이 남북 간에 선행돼야 한다고 언급, 시인다운 면모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앞서 장진성 작가는 지난해 9월 네덜란드에서 개최된 학술행사에서 북한 체제를 뒷받침해 온 물자와 사상의 통제력이 급속하게 약화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북한이 5년 또는 7년 안으로 붕괴할 것이라고 전망, 정치권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일본 산케이신문(産經新聞) 보도에 따르면 당시 장 작가는 “김정은은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준비기간이 짧았고 정치적 협력자가 없다”며 이른바 ‘북한 5~7년 내 붕괴론’을 예상했다.

  장진성 작가는 해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저서 ‘친애하는 지도자(Dear Leader)’와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의 저자이다. 이 책들은 북한 정권의 폭압과 주민들의 열악한 삶을 생동감 있게 그려 외국 독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축사를 전하는 연아 마틴 연방 상원의원
  북한인권협의회(회장 이경복)가 개최한 이날 포럼에는 캐나다 한인 동포들을 비롯해 정관계, 학계, 문화계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민주평통 토론토협의회(회장 최진학), 몬트리올 협의회(회장 박무훈), 이상훈 오타와 평통위원(위원대표 이상훈) 등 포럼을 후원한 동포 단체 임원 및 회원들도 함께했다.

  연령대는 초등학생에서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해 북한 인권에 관한 큰 관심을 반영했으며 동포 1.5세와 2세들의 참여도 돋보였다. 밴쿠버에 사는 한 동포는 강연을 듣기 위해 비행기로 5시간 거리에 있는 오타와까지 찾아오기도 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한국계 연아 마틴 연방 상원의원이 캐나다를 방문한 장진성 작가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고, ‘한국 동포들이 우리만의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라며 동포들의 역할론을 참석자들에게 주문하기도 했다.

  이어 주디 스그로(Judy Sgro), 웨인 말스튼(Wayne Marston) 의원과 알렉스 니브(Alex Neve) 국제사면위원회 캐나다지부장 등은 △북한인권의 중요성 △북한붕괴 후 북한주민 지원 △북한의 변화를 위해 할 일 등에 대해 함께 고민을 나눌 것을 권유하면서 ‘북한인권법’ 제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 질의응답 시간

  한편 탈북 여대생 박연미씨는 악천후로 비행편이 결항되면서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주최측은 ‘2014 세계 젊은 지도자 회의'에서 박씨가 증언한 영상을 상영했다.

  이경복 북한인권협의회장은 “이번 포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참여해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단지 북한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북한인권법’이 제정되는데 큰 힘이 되는 모임이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복 회장은 300쪽에 달하는 ‘유엔 북한인권조사보고서’를 함께해준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최진학 민주평통 토론토협의회장은 “캐나다 정치인들이 북한 인권에 관한 상당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 것에 놀랐다”며 “앞으로 북한인권법이 제정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 기념사진 촬영(왼쪽부터 최진학 평통 토론토협의회장, 이경복 북한인권협의회장, 장진성 작가, 이영해 카한협회장, 연아 마틴 상원의원, 알렉스 니브 국제사면위원회 캐나다지부장)

  오타와(캐나다)=신지연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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