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취재]"K드라마 감독될래요!" 브라질 학생들의 한글체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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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K드라마 감독될래요!" 브라질 학생들의 한글체험 여행
  • 이석재 재외기자
  • 승인 2015.01.29 2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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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한국 드라마를 자주 봐요. 얼마 전에는 드라마 미생을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짱(최고)이었죠. 이 다음에 연극영화과에 가서 꼭 한국 드라마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학교에서 한글수업을 듣는 브라질인 마리아나 양은 날마다 K드라마 감독의 꿈을 키우고 있다. 그래서 단 한번도 수업을 빼먹지 않으며 한국어 수업에 열과 성을 다한다.

  한글을 배우는 브라질인이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브라질한글학교총연합회에 등록된 학교만 전국에 30여 곳이나 된다. 교사는 160여 명, 학생은 1800명이 등록됐다. 25%가 브라질 현지인이다. 한글수업을 정규 과정으로 채택한 현지인 학교뿐만 아니라 방과후 활동으로 한글을 익히는 학교를 포함하면 5개 학교의 470여 명이 추가된다.

  주상파울루 한국교육원(원장 오석진)과 한국문화원(원장 이세영)이 현지인들을 위한 한글교육 보급을 비중있게 추진하고 있는 이유다. 한국어 수업은 재외동포재단의 한글학교, 문화원 주관의 세종학당, 교육부 주관의 현지인학교 한국어 교과 채택 운영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한국교육원은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을 주최했다.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한국어 채택학교의 우수학생과 교사들을 인솔해 ‘한국어 체험학습’을 실시한 것이다. 후모, 디아스포라, 삐라시까바고등학교에서 교사 5명과 학생 13명이 참가했다. 이번 행사는 현지 학교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는 교사와 한국어 교육을 받는 학생 중 우수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 체험학습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한국어 교사 간 정보교류와 탐방을 통한 학습방법 개선에도 목적이 있다.

  참가자들은 첫 여정으로 리오데자네이로로 출발했다. 리오데자네이로에 도착한 학생들은 코파카바나 해변, 코르코바두 산에 있는 예수그리스도 동상 그리고 세계적인 관광지인 뻥지아수까를 둘러봤다. 이들은 저녁에 리오데자네이로 인근 이태권도한글학교로 이동한 뒤 학교에서 마련해준 숙소에서 짐을 풀고 그곳에서 한글을 공부하는 현지인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이태권도한글학교의 박병숙 교장은 “상파울루에서 한글을 배우는 현지인 아이들을 우리 학교에 초청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며 "상파울루와 리오의 한글 교육 현실과 한국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여행을 인솔한 김성민 한글학교총연합회 회장은 "가급적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도 열성적으로 한글을 공부하는 아이들 위주로 선발했다"며 "아이들이 마음껏 한국 음식을 먹으면서 한국인 가정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체험 여행에는 한국무용연구소(소장 신영옥) 단원들이 동행했다. 참가자들은 한국고전무용 공연을 보면서 한국의 전통 문화를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신영옥 소장은 "너무 더운 날씨에 한복을 입고 공연을 하는 것이 힘들었고 단원들이 70세가 넘는 고령이어서 힘든 점도 많았다"면서도 "아이들이 우리의 고전무용을 이토록 좋아할 줄 몰랐기 때문에 기대하지 못한 즐거움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체험 여행의 참가한 아이들은 다음날 포스도이구아수를 관람하며 장엄한 대자연의 풍경에 압도당한듯 시종 감탄을 연발했다. 일과가 끝난 뒤에는 한국교육원이 참가자들에게 제공한 호텔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대해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날 참가자들은 브라질에서 한류 팬이 가장 많은 곳 중에 하나로 꼽히는 꾸리찌바로 이동했다. 한국의 노래와 춤을 즐기는 사이 참가자들은 마치 한국인이 된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찌아고 군은 "부모님께서 일찍 돌아가셔서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데 집안이 너무 어려워 여행은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며 "그러나 교육원에서 이런 자리를 만들어 주신 데 대해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가이드로 함께했던 여행사 대표 안세준씨는 "아이들의 눈에서 진심으로 한국을 좋아하는 모습이 인상 깊게 느껴졌다"며 "직원을 대신해 직접 가이드로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상파울루=이석재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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