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유괴 혐의로 수감된 한국인 여성 구명 운동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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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유괴 혐의로 수감된 한국인 여성 구명 운동 확산
  • 김영기 기자
  • 승인 2015.01.2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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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동포사회 서명운동 전개..미국法-한국 정서 차이 입증에 주력

 

▲ 한국인 여성 조모씨가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미 캘리포니아 욜로카운티의 수감시설(구글 스트리트뷰 캡처)

  자신의 아이를 유괴했다는 혐의로 미국 새크라멘토 욜로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 중인 한국인 여성 조모(42)씨를 구명하기 위한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7년 전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조씨는 현지인 남성과 사이에 아이를 가졌지만 이들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남성의 잦은 가정폭력과 마약 복용, 혼인신고 거부 등으로 마음 고생을 한 것으로 전해진 조씨는 별거를 결심한 뒤 한국으로 귀국해 홀로 아이를 길렀다. 

  그러던 중 아이의 교육 문제로 다시 하와이를 방문했던 그녀는 별안간 자녀를 납치했다는 죄목으로 붙잡혀 구금되는 신세가 됐다. 남자가 미국 국적을 가진 아이의 친부임을 주장하며 당국에 신고를 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조씨의 신병은 남성의 거주지 관할 법원이 있는 새크라멘토의 욜로 카운티 구치소로 옮겨졌고 현재까지 300일 넘게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억울함을 호소하던 조씨의 사연은 지인들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조씨를 돕고자 하는 움직임은 새크라멘토의 한인교회와 한인회 등을 비롯한 미국 서부지역 동포사회 일대로 퍼지고 있다.

  한인장로교회에서는 265명이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기금으로 8000달러를 전했으며, 욜로 카운티에 있는 데이비스 한인교회에서는 학생들을 포함한 주민 126명이 서명 운동에 동참했다.

  민주평통 샌스란시스코지회도 회원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와 새크라멘토의 한인단체장들은 담당 판검사들에게 지속적으로 탄원서를 보내고 있다. 

  구명위원회에 따르면 조씨의 구명을 위해 현재까지 1000여 건의 서명이 이뤄졌고, 한인장로교회 등을 통해 1만 달러의 기금이 모금됐다. 구명위원장은 일찌기 조씨를 알고 지냈던 이미선씨가 맡고 있다.

  이씨 등은 지난 22일 새크라멘토 한인타운에서 구명위원회를 열고 조씨의 구명 방안을 다각적으로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주샌프란시스코한국총영사관의 정은호 부총영사와 박상운 새크라멘토한인회장, 안해나 여성 부장, 존 그라멘티연방 하원위원 측 앤드류 김 보좌관, 최홍일 변호사, 한인장로교회 박상근 목사 부부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

  이날 모임에서 최홍일 변호사는 “아이를 버리고 도주할 것을 우려해 300일 넘게 수감시키면서 보석조차 허용하지 않는 것은 조씨가 외국인이기에 당하는 명백한 차별 행위”라고 강조했다.

  앤드류 김 보좌관은 “현재 가정폭력의 희생자인 조 씨만 감옥에 갇혀 있고 폭력을 가한 남성은 아무런 조치를 받지 않고 있는 것은 잘못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추후 열릴 재판에서는 헤이그 조약과 가정폭력 및 가정법 전문가 존 마이어 교수와 여성 전문가 이사벨 강씨가 증인으로 나서 한국과 미국의 법적 차이와 한인들의 정서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23일 열린 조씨의 재판에서는 배심원들의 의견이 무죄 6명, 유죄 5명, 결정 못 함 1명으로 팽팽하게 나뉜 바 있다.

  다음 달 17일 다시 재판이 열릴 예정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조씨는 여전히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대비하고 있다.

  위원회 측은 조 씨를 담당하는 국선 변호사가 100여 건의 사건 변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 것이라 판단, 변호사 변경을 요청한 상태다. 만약을 대비해 민간 변호사 선임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미선 위원장은 본지 기자와의 국제전화에서  민간 변호사 선임을 비롯해 탄원서 제출, 서명운동, 기금 모금, 증거자료 수집, 미국 현지언론 알리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조 씨의 석방을 도울 것이라며 어려움에 처해있는 조 씨가 하루빨리 아이를 만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박상운 새크라멘토한인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씨의 딱한 사정을 접하고 한인회와 동포단체들이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조속히 좋은 결실이 맺어져 아이가 엄마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기 기자 dongponews@hanmail.net
                     tobe_ky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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