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괴담' 등 한국영화 2편 캄보디아 스크린 입성
상태바
'소녀괴담' 등 한국영화 2편 캄보디아 스크린 입성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4.12.29 13: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POP 드라마 이어 한류 열풍 잇는 버팀목 될지 '주목'
한국-캄보디아 정식수교 이래 첫 정식 ‘개봉작’ 의미도…

  한국 영화 2편이 내년 1월 나란히 캄보디아 스크린에 입성한다. 

  이번에 정식 수출돼 개봉이 결정된 작품은 공포영화 '소녀괴담(감독 오인천, 2014)'과 코미디·멜로 드라마 '나의 사랑 나의신부(감독 임찬상, 2014)' 등 2편이다. 

  강하늘, 김소은 주연의 '소녀괴담'은 내년 1월2일(이하 현지시각), 신민아, 조정석 주연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1월16일 각각 프놈펜 중심가 메이저시네플럭스(이온몰), 리전드 시네마 등 주요 멀티상영관에서 일제히 상영된다.

  공포 스릴러 영화 '소녀괴담'은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상’을 수상했으며,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지난 1990년 이명세 감독의 동명작품 (박중훈, 최진실 출연)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우리에게 익히 알려져 있다.

▲ 내년 1월 캄보디아 현지에서 정식 개봉예정인 영화 '소녀괴담'과 '나의 사랑 나의 신부' 포스터

  캄보디아 현지에서는 K-POP과 한국드라마를 전문으로 다루는 방송전문채널이 있을 정도로 한류 열기가 뜨겁지만 한국영화는 상대적으로 그동안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게 사실이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한국영화페스티벌’ 등을 통해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대사 김원진) 측이 한국영화 붐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아직 한국 영화는 소개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다. 
 
  TV뿐만 아니라 암시장에서 불법 거래되는 DVD 해적판을 통해서도 일부 소개되기는 했지만, 현지 영화팬들이 기억하는 한국영화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한국영화를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회사원 꾼티아 씨(36)는 “캄보디아 보꼬산 카지노를 배경으로 찍은 감우성 주연의 공포영화 '알 포인트(감독 공수창, 2004)'를 기억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설국열차' 같은 최신 한국영화는 제목조차 생소하다는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 지난 2004년 캄보디아 현지로케로 제작된 감우성 주연 한국영화 '알포인트'를 기억하는 캄보디아 현지영화팬들이 아직까지도 적지 않다.
 
  캄보디아는 과거 1960년대 노로돔 시하누크 국왕이 직접 영화제작과 연출, 주연까지 맡은 영화가 수십여 편에 달할 정도로 영화산업이 일대 황금기를 맞이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1970년대 킬링필드를 겪은 뒤 최근까지 영화산업은 무려 40년이 넘는 길고 긴 암흑의 터널을 지나야 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캄보디아 경제가 10년 연속 7%대 고도성장을 거듭하면서 4D 시스템까지 갖춘 멀티스크린상영관이 수도 프놈펜에 들어설 만큼 영화시장이 꿈틀거리며 제2의 스크린 전성기 부활을 꿈꾸고 있다.
 
  참고로, 현재 프놈펜 시내 최신멀티상영관 일반 입장료는 3~5 달러 수준에 4D 영화는 좌석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10 달러가 넘는다. 국민소득이 1,000 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매우 비싼 편이지만, 주말에는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종종 만원사례를 기록할 만큼 중산층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영화팬들이 급속히 늘고 있는 추세다.
 
  여전히 최신 시설을 갖춘 멀티상영관수가 많지 않고 그나마 수도 프놈펜 쏠림 현상이 강한 데다 전체 영화시장 규모 자체가 작은 만큼 한국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더라도 큰 수익을 내거나 장기적인 붐이 조성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 노로돔 시하누크 국왕이 직접 제작한 영화 '보꼬산의 장미(1969)'. 미인대회 출신 왕비 모니크왕비가 주연을 맡은 영화로도 잘 알려져있다. 킬링필드시대 전인 60년대는 캄보디아영화의 일대 황금기였다.
 
  다만, 이번 2편의 한국영화입성은 한국-캄보디아 양국수교 이래 첫 ‘정식개봉작’이란 점에서 나름 의미를 부여할 만한 ‘사건’이라는 의견이 많다. 또한, 두 영화의 흥행여부와 현지 영화팬들의 반응에 따라서는 다른 한국영화들의 추가 진출가능성을 높이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놈펜 교민사회도 한국 영화 개봉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교민 이성희(32) 씨는 “두 영화 모두 꼭 흥행에 성공해 우리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연 재외기자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