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혹시 한인회장 하실 분 안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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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혹시 한인회장 하실 분 안계신가요?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4.12.2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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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한인사회 책임질 참신한 새 인물 없어, 교민 우려 한목소리

 

  양성모 캄보디아 한인회장의 임기를 1년 연장하는 안건이 정식통과됐다.
 
  지난 20일(현지시각) 수도 프놈펜 한-캄협력센터(CKCC) 강당에서 열린 한인회 정기총회에서 한인회장 임기 연장(안)이 상정된 가운데 참석 회원 중 기권표를 제외한 약 130여 명이 찬성표를 던져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이로써 2년 중임제인 현 회장선거제도 아래에서 양 회장이 내년 말 치러질 재선에 성공할 경우 최대 5년간 한인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인회 회칙에 따르면 한인회장 선거 입후보자가 없을 경우에는 현 한인회장이 재선거 실시 전까지 6개월 간 연장 재임하도록 돼 있다. 개정 전 회칙대로라면 양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인 올해 연말을 기준으로 내년도 상반기 중 선관위 공고를 거쳐 6월 중 재선거를 치르게 된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한인회장 선관위 측은 교민지 등을 통해 제 10대 한인회장 선거 관련 공고문을 낸 적이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등록마감기한까지 단 한명의 입후보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양성모 현 한인회장 마저 후보등록을 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그 배경을 놓고 교민사회 일각에서 근거 없는 의구심과 억측이 한동안 난무하기도 했다.
 
  그런 분위기 탓에 이번 총회에서 한인회가 한인회장 임기 연장 안건을 통과시킨 사실을 두고도 여전히 뒷말이 무성하다. 교민사회 일각에서는 이미 예상했던 결과라는 의견과 함께, 심하게는 꼼수(?)로 보는 곱지 않은 시선도 일부 존재한다.
 
  하지만 이날 정기총회에 참석한 교민 대부분은 양 회장의 연임 건에 대해 별다른 이의제기 없이 지지의사를 밝혔다.
 
  현 한인회에 대해 반대기류가 감지된, 기권표를 던진 일부 교민들조차 현재로서는 현 한인회장 외에 달리 대안이 없다는 현실에 공감한 듯 이날 만큼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다른 나라의 동포사회에서 한인회장 선거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왜 유독 캄보디아에서만 관심이 없는 것인지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직 한인회장이 1년 연임을 결정해야 할 만큼 최근 한인회장선거에 아무도 나서지 않으려는 분위기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교민은 “한인회장 입후보 자격조건으로 공탁금 미화 2만불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커 출마를 망설이는 후보군이 많다”고 지적, “낙선하면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공탁금제도를 아예 없애거나 대폭 삭감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인회장을 하려면 최소한 그 정도 자금력은 가져야 한다”며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또 다른 교민은 “그동안 한인회장 자리를 교민사회에 봉사하는 명예직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각종 이권을 챙길 수 있는 자리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며 "실제 과거 경험상으로도 그런 사례가 종종 있었는데 요즘 캄보디아 부동산이 침체되고 경제가 워낙 좋지 않다보니 한인회장 자리를 탐내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다”는 솔직한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최근 기자가 만나 본 교민들 중 상당수는 한인회장 1년 연임(안)이 통과된 사실에 대해서조차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미국, 유럽 등 다른 나라처럼 한인회장선거가 지나치게 과열양상으로 치달아 동포사회가 분열되는 추한 모습을 보지 않게 되어 천만다행으로 여기면서도, 아무도 후보등록을 하지 않을 만큼 한인회장자리가 인기가 없는데다 정작 능력을 갖추고 참신한 제3의 인물들이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교민사회의 현실에 대해서 만큼은 적지 않은 우려를 표했다. 
 
  프놈펜(캄보디아)=박정연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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