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도 크리스마스가 있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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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도 크리스마스가 있냐구요?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4.12.1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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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연말 크리스마스 분위기 무르익어

찰랑거리는 징글벨소리가 귀에 착착 감기는 캐롤송과 하나둘씩 켜지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왔음을 실감케 된다. 최근 들어 너무 상업적이라는 힐난을 받기는 하지만, 굳이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크리스마스 없는 12월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형형색색의 조명등이 거리를 화려하게 수놓고, 행복한 웃음 가득 찬 연인들의 모습 속에선 크리스마스가 이미 시작된 듯싶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산타에 대한 환상도 눈 녹듯 사라지고 말았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는 아련한 크리스마스에 관한 추억만큼은 그대로 남아있다.
 
▲ 수도 프놈펜 시내 가게들은 어린이용 산타옷과 크리스마스 파티용품을 파는 등 크리스마스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산타클로스를 믿는 아이들은 들뜬 마음에 밤잠을 설치다 결국 자정을 채 넘기도 전에 잠의 유혹에 빠져들고 만다. 순수하고 꿈 많은 아이들에게 아빠나 엄마가 산타라는 사실만큼은 우리끼리 얘기지만, 절대로 비밀이다.
 
기자가 사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시내 곳곳은 가는데 마다 온통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으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전 국민 중 불교신자가 90%가 넘는 국가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이미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진 풍경이지만, 고국에 사는 친구들은 다들 놀라는 분위기다.
 
요즘 시내 오성급 호텔 로비에 가보면, 빨간 산타 모자, 늘씬한 다리에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상큼한 산타걸(?)들이 나이 든 중년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솔직히 흰 수염 덥수룩한 할아버지 산타보다는 예쁘고 늘씬한 산타가 진짜 산타처럼 느껴진다. 남자는 다 똑같다는 비난 정도는 감수하겠다.
 
▲ 캄보디아는 불교국가지만, 시내 곳곳은 이미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전 세계 어느 나라고 심지어 유럽 등 기독교국가들 조차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는 숭고한 종교축제를 상업적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못내 아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가 갖는 진정한 의미만큼은 세상 사람들이 다들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금 맥 빠지는 얘기지만, 크리스마스가 밸런타인데이와 더불어 캄보디아 청춘 남녀가 가장 좋아하는 기념일이기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서는 공식공휴일이 아니다.
 
아무쪼록 내년 2015년 새해는 365일 내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크리스마스처럼 늘 행복한 날들이 이어지시길 바란다.
 
재외동포신문 애독자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 다가오는 2015년 새해 재외동포신문 애독자 여러분 늘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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