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日 중견작가 사기사와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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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日 중견작가 사기사와 자살
  • 경향신문
  • 승인 2004.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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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2004-04-19 () 00 15면 판 751자    스크랩    
  
    
이양지, 유미리씨와 함께 일본의 대표적인 한국계 여성작가로 꼽히는 사기사와 메구무(鷺澤萌.35)가 지난 11일 도쿄 메구로(目黑)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12일 오후 그녀의 아파트를 방문한 친구가 화장실 안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그녀를 발견해 신고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기사와는 6월15일 자신이 원작을 쓰고 각색, 감독까지 한 무대극 '웰컴.홈!'을 공연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일본 문단에 더 큰 충격을 안겨줬다.
할머니가 한국인인 사기사와는 1987년 조치대(上智大)에 재학하던 중 여고 3학년 여름에 쓴 소설 '천변길'이 최연소 18살 나이로 문학계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단했다. 이후 '달리는 소년'(1990.이즈미교카상 수상작)과 '진짜 여름'(1992) 등으로 일본 최고권위의 아쿠타가와(芥川)상 후보에 네차례나 올라 일본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대학 재학중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리주코(利重剛)와 결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녀는 20세때 아버지의 삶을 그린 소설 '달리는 소년' 집필을 하며 자신이 한국계임을 알게 됐다. 이후 그녀의 소설은 재일동포의 삶과 정체성 문제를 파고들어 '가족관계'를 주요 소재로 했던 유미리씨와 대조됐다. '진짜 여름'은 자신이 한국인임을 일본인 애인이 알까 봐 애태우는 재일동포를 그렸다. 93년에는 연세대어학원에 유학와 한국어를 배우기도 했으며 이때의 이야기를 '개나리도 꽃, 사쿠라도 꽃'이란 소설에 담았다. 도쿄/박용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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