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어학연수생의 한국생활 - 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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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어학연수생의 한국생활 - 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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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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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2004-04-19 () 00 M2면 판 4086자    스크랩    
  
    
한국어 어학연수생이 늘어나고 있다. 연세대 언어연구교육원 한국어학당 봄학기 수강생은 820여명. 지난해 같은 학기에 비해 70여명이 늘었다. 고려대 한국어교육센터 수강생은 230여명으로 지난해보다 50여명 증가했다.
전체 어학연수생의 절반 이상은 일본인이다. 최근 3~4년 사이 한국기업의 해외 진출이 확대되면서 취업 목적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중국·몽골인도 많아졌다. 한국학·동양학 등을 전공하는 미주 및 유럽 학생들도 한국을 찾아 어학연수 코스를 거친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입국하는 재일·재미교포는 한해 수백명 이상이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 구사능력을 평가하는 한국어 능력시험 지난해 응시자는 1만4백16명. 전년보다 38%이상 늘어난 숫자다.
한국어 어학연수는 대학 부설기관에서 이뤄진다. 수강생이 가장 많은 연세대를 비롯해 고려대·경희대·서강대·서울대·이화여대 등 40여개 대학에 한국어연수센터가 설치돼 있다. 지난해 9월 현재 국내 대학에 등록된 한국어 어학연수생은 3,525명으로 전체 외국인 유학생(1만2천3백14명) 4분의 1을 넘는다. 연세대 어학연수생들을 중심으로 한국어 어학연수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야말로'를 연습해 보겠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교토'야말로'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입니다."
문장은 맞는데, 발음이 어쩐지 어색하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얼굴도 낯설다. 일본인이다. 교실 한편엔 금발 학생도 눈에 띈다. 책상엔 한국어 교습서가 펼쳐져 있다. 연세대 언어연구교육원 한국어학당 수업시간. 교실을 채운 10여명은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온 외국인 어학연수생들이다.
#한국학 전공했거든요
열심히 문장을 연습하는 알렉산드리아(25)는 불가리아에서 한국학을 전공했다. "4년간 한국어를 공부하고 지난해 10월 한국에 왔다"는 알렉산드리아의 한국말은 제법 유창하다.
같은 반의 엘리제(26)는 프랑스에서 왔다. 파리대학에서 인류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연구 주제는 한국의 가족. 엘리제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5살때 프랑스로 입양됐다. "이산가족이나 입양가족 등 한국의 특수한 가족 형태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어학연수와 자료조사를 병행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알렉산드리아나 엘리제 같은 유럽 학생들은 대부분 학업이나 진학을 목적으로 한국어를 배운다. 전체 어학연수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인 학생들은 한국 기업 취직이나 한국 지사 근무, 한국 대학 진학 등이 목표다. 귀국 후 한국어 강사를 하려는 학생도 있다. 최근 한류열풍을 타고 한국 스포츠.연예 스타가 좋아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중국 학생도 생겼다. 미국.캐나다.호주 등지에서 영어연수를 하다 한국인 애인을 사귀게 돼 한국어에 흥미를 느꼈다는 학생들도 이따금 보인다. 고려대 한국어교육센터 관계자는 "퇴직 후 새 도전거리를 찾아 어학연수를 오는 일본인 할아버지.할머니들이 학기마다 3∼4명씩 있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20대가 가장 많고 1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뿌리를 찾아온 교포들도 많다. 교포 2세인 스티브(브라질)는 "우리반 12명 중 교포가 4명"이라며 "부모님이 한국어 배우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스티브의 부모님도 한국어 6급을 끝내고 돌아오라고 당부했다. 6급은 한국어능력시험의 최고 단계다.
2년째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니이무라 도모히로(22.일본)는 교포 3세다. 어머니가 재일교포, 아버지는 일본인이다. 그는 "외할아버지 무덤이 남원에 있다"며 "나중에 내가 무덤을 관리해야 하니까 미리 한국어를 배워둔다"고 했다. 니이무라는 어학연수를 마치고 한국 대학에 진학해 경영학이나 한국문학을 전공할 생각이다.
#'꼬(꽃)' 발음이 가장 어려워요
수업은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1시에 끝난다. 50분 공부하고 10분 쉰다. '∼면서' '∼ㄹ지라도' 등 문형을 중심으로 말하기.듣기.읽기.쓰기를 두루 공부한다. 고급과정은 한국 역사나 문화 등을 선택과목으로 듣는다. 일본어권 학생들에겐 발음이, 영어권에겐 쓰기가 가장 큰 골칫거리다.
짧은 쉬는 시간을 이용해 커피와 샌드위치로 아침을 때우던 우에무라(일본)는 "'장미꼬(꽃)'의 '꼬(꽃)'처럼 일본어에 없는 발음을 할 때가 가장 어렵다"고 했다. 한편 미국인 매트(21)에겐 '스펠링'이 최대 난제다. 받침을 제대로 쓰는 게 쉽지 않다. '같이'를 '가치'로 쓰는 건 다들 한번쯤 해본 실수다. '핥' '밝' 같은 쌍받침 철자는 더욱 어렵다.
대학 부설 한국어 교육기관들은 대개 초급부터 고급까지 6단계 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한 학기에 한 단계씩 배운다. 한 학기는 8∼10주 과정. 이론상으론 1년6개월에 전 과정을 끝낼 수 있지만, 승급시험이 만만치 않다. 시험에 떨어지면 같은 과정을 한번 더 들어야 한다. 학비는 한 학기에 30만∼1백30만원으로 학교에 따라 다르다.
#호텔…하숙…기숙사…고시원
'하숙생 구함-신촌역 7분 거리' '룸메이트 찾습니다' '모기장.거울.시계 팝니다'
복도에 세워진 게시판은 학생들이 붙여놓은 종이쪽지로 뒤덮여 있다. 기숙사가 있지만 학생 수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다. 학생들은 학교 주변에서 하숙하거나 원룸을 얻어 자취한다. 체류비가 풍부한 일부 학생은 호텔에 머무르기도 하지만, 방값이 싼 고시원을 이용하는 학생도 있다. 하숙비는 한달에 30만∼50만원 정도다.
토.일요일엔 수업이 없다. 학교측에서 탈춤.판소리.도자기 체험이나 고궁 탐방 등한국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다. 언어교환(Language Exchange)도 인기다. 외국어를 공부하려는 국내 대학생과 한국어 어학연수생이 짝을 맞춰 친구로 지내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 스스로 취미 동아리나 한국어 스터디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한다. 국내 대학 동아리에 가입하는 학생도 있다. 영어권 학생 일부는 오후 시간을 이용해 영어학원 파트타임 강사로 뛴다. 어학연수생들은 짧으면 3개월, 길면 1년 이상 한국에 머무른다.
일본과 미국은 대학입학시험 제2외국어의 하나로 한국어를 채택하고 있다. 중국.태국.베트남 등 아시아지역 한국어 학습자와 해외 한국학 전공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어 연수를 위해 한국땅을 찾는 이방인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질 듯하다.
최명애 기자glaukus@kyunghyang.com




한국어 능력 평가시험문제
영어능력시험인 토익에 비견되는 한국어능력시험(KPT·Korean Proficiency Test)이 있다.
올해로 8회째인 KPT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외국인 및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매년 시행된다.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다. 미국·러시아·몽골·호주·일본 등 15개국 45개 지역과 국내 4개 지역에서 치른다. 어휘·문법, 쓰기, 듣기, 읽기 4개 영역을 측정한다. 각 100점씩 총 400점 만점. 영역별로 40점 이상, 평균 60점(총 240점)을 맞아야 합격이다. 합격률은 약 61% 정도. 등급별로 초급(1·2급), 중급(3·4급), 고급(5·6급)으로 나눈다.
아래는 제3회 KPT 중급 문제의 일부.
〈빈칸에 알맞은 말은〉
1. 가:어제 본 영화 재미있었어요?
나:아니오. 너무 지루해서 거의 ( ) 했어요. ①졸까 말까 ②졸려고 ③조는 둥 마는 둥 ④졸다시피
2. 철민씨 말은 믿을 수가 없습니다. 철민씨는 거짓말을 ( ) 때문입니다. ①밥처럼 하기 ②밥 먹듯이 하기 ③밥보다 덜 좋아하기 ④밥 하듯이 하기
3. `직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자기 가족에게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것에 늘 미안함을 느낀다. 그래서 ( ) 자기 아내와 아이들에게 값비싼 선물을 사 주기도 한다.' ①미안한 마음을 주려고 ②미안한 마음을 덜려고 ③미안하게 생각하려고④미안하게 느끼려고
〈다음 극장 프로그램 안내를 잘 읽고 답하시오.〉
①도둑과의 전쟁:지금까지 한번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진짜 경찰들의 이야기
②달빛 이야기:"그들의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슬픈 비밀이 있기 때문이다"
③꿈 같은 인생:"그 여자를 위해서라면 나는 목숨도 아깝지 않다"
④내 가족은 어디에:어느날 갑자기 개미만큼 작아져 버린 가족을 찾아가는 한 소년의 이야기
4. 위 영화 중 어린이 영화는?
〈다른 의미로 사용된 것 고르기〉
5. ①저 집은 아버지*부터 다 키가 커요. ②이 회사는 사장님*부터 열심히 일하세요. ③오늘*부터 중요한 시험이 시작돼요. ④저*부터 이야기하겠어요.
※정답: ④, ②, ②, ④,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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