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하라 해놓고 세금 문제로 막아버리는 것은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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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하라 해놓고 세금 문제로 막아버리는 것은 모순"
  • 홍미은 기자
  • 승인 2014.12.0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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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영우 홍콩한인회 회장

▲최영우(삼미 홍콩 유한 공사 대표) 홍콩한인회 회장
홍콩 한인회의 역사는 굉장히 깊다. 현재 한인회를 이끌고 있는 최영우(삼미 홍콩 유한 공사 대표) 회장은 48대이며, 초대 회장은 1949년 3월 ‘홍콩 한국 교민회’ 등록과 함께 임명된 진태균 회장이다.

1945년 해방 이후 중국에 거주하다가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홍콩으로 간 한국인 대부분이 귀국했으나 약 40여 세대가 남아서 1948년 1월에 홍콩 한국 교민회를 세웠다.

교민들은 1949년 3월에 교민회를 홍콩 정청에 정식으로 등록하고, 한국 교민증을 발행하여 대한민국 국민임을 증명하는 신분증명서 즉, 여권 대용으로 사용했다. 또한, 137명의 교민 명단을 작성하여 홍콩 이민국에 제출하고 거주허가를 신청해 같은 달 대한민국 최초의 여권을 발급받았다. 최 회장에게도 한인회의 역사는 큰 자랑이다.

“홍콩 한인회는 역사가 오래됐어요. 우리나라 정부가 1948년에 세워졌는데 1949년도에 홍콩 한인회가 설립됐습니다. 해방 전에 중국에 있던 사람들이 내려와 만들어서 역사가 깊어요. 그만큼 제도적으로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자체 회관도 있고, 한인회에서 운영하는 홍콩한국국제학교도 있고, 주말 한글학교도 운영 중입니다.”

최영우 회장이 재단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홍콩한국국제학교(KOREAN INTERNATIONAL SCHOOL. 이하 ‘KIS’)의 역사는 1960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개의 교실과 2명의 교사, 6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홍콩 한국 학원’은 신축 건물 준공식과 함께 1994년 2월에 ‘한국국제학교’로 개칭했다.

“KIS에는 현재 380명의 외국인 학생을 비롯해 한국어 과정에는 180명이 다니고 있습니다. 한인회에서 운영하는 토요 한글학교에는 약 600여 명의 학생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매달 약 1,200여 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지요.”

홍콩 생활에 있어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홍콩 한인 사회가 안정된 만큼 현지에서 느끼는 큰 문제점은 없는 듯했다. 경제적으로 조금 어려운 시기여서 힘든 교민들도 있지만, 홍콩 교민 사회는 서로 화합하고 협력하며 갈등 없이 소통하고 있다는 것이 최 회장의 설명이다. 다만 재외동포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이중과세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에 건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은 중국인들이 50만 불 정도만 투자해도 영주권을 주고 투자 금액에 대해 원천 조사를 안 하지만, 한국 사람이 투자하면 세금을 물리니까 결국 국내 투자를 막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30~40년 살다가 재산을 가지고 한국에 들어오면 그 사람도 걸립니다. 거주자가 돼버려서 과거 5년까지 소급해서 세금 추징을 당합니다. 정부는 동포들에게 한국에 투자하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투자하려는 사람들을 막고 있는 격이죠.”

동포 대부분이 느끼는 이중과세의 부당함은 ‘애초에 한국에서 가지고 나간 자본이 없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어렵던 시절 외국에서 열심히 사업을 일구어 현지에 소득세를 냈는데, 남은 돈을 가지고 국내에 들어오면 또 세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동포들의 실상에 맞는 예외 조항을 두어 재외동포들이 한국에 많이 투자할 수 있게끔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생각이다. 투자하라, 투자하라 해놓고 세금 문제로 막아버리는 것은 모순되지 않느냐는 반문이다.

“나이 들어서 조국에 와서 살고 싶고 하죠. 그런데 오면 세금 빼돌린 범죄자가 돼버립니다. 한국에서 돈을 가지고 나가서 그런 것도 아니고 그 나라에서 벌어서 세금 다 낸 것을 가지고 한국에 투자했는데 또 내야 하는 이중과세는 해외 기업가 입장에서 보면 모순이고 제도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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