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아이를 위해 이민 왔다는 것은 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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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아이를 위해 이민 왔다는 것은 핑계”
  • 이석재 재외기자
  • 승인 2014.11.2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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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회-한국상공회의소 주관, 브라질 상파울루서 즉문즉설 강연

▲ 법륜스님은 지난 23일 상파울루 산타이네스 학교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펼쳤다.

2014 법륜스님 즉문즉설 해외순회 대강연이 8월 26일부터 12월 18일까지 유럽, 캐나다, 북미, 남미, 오세아니아, 동남아시아, 아시아지역에서 115회에 걸쳐 릴레이로 열리고 있다.

한국 정토회와 브라질 한국상공회의소(회장 최태훈)가 주관하고 조계종 진각사(보장 주지스님)가 후원하는 법륜스님의 ‘희망세상 만들기’가 ‘답답하면 물어라’라는 주제로 지난 23일 상파울루 한인타운에 위치한 산타이네스 학교 강당에서 있었다.

이날 행사는 저녁 7시에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법륜스님 일행을 태우고 페루에서 오는 비행기가 연착되어 8시가 넘어서 시작했다. 법륜스님은 여독을 풀 시간도 없이 공항에서 바로 강연장으로 이동해 상파울루 교민들에게 좋은 말씀을 전했다.

홍영종 상파울루 총영사는 인사말을 통해 “이렇게 브라질까지 오셔서 대단히 감사하다. 평소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었던 법륜스님을 직접 만나서 좋은 말씀을 듣게 되어서 정말 영광”이라며 “힘들게 이민생활을 하는 우리 교민들이 스님의 말씀으로 인하여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지고 더욱 행복해져서 서로 화합하는 교민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남은 남미 일정도 건강하게 무사히 마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최태훈 한국상공회의소의 회장은 “평소 법륜스님을 좋아했었고, 스님께서 브라질에 온다는 연락을 받고 우리 교민들에게 좋은 말씀을 전해주시게 하고자 이번 강연을 주관하게 되었다”며 “더 많은 교민이 스님의 말씀을 듣게 하려고 봉헤찌로 최중심에 위치한 교민 학생도 많이 다니는 산타이네스 학교의 강당을 빌렸다. 법륜스님은 브라질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륜스님께서 자주 브라질에 오셔서 교민들에게 좋은 말씀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어진 즉문즉설 시간에는 교민들이 고민을 털어 놓으면 법륜스님이 좋은 말씀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10대인 한 교민 소녀는 “이제는 브라질 친구들보다 한국 친구들을 더 사귀고 싶다. 하지만 한국 친구들은 한국의 아이돌 가수와 한국 음악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자기와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한국 친구들을 사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질문했다.

법륜스님은 “본인은 불자이지만 목사님 친구도 사귀고 싶고 신부님 친구도 사귀고 싶다. 그래서 친구들의 종교를 이해하려고 성경도 보고 또 기회가 있으면 성당이나 교회도 놀러 간다. 친구를 사귀고 싶으면 어느 정도는 친구의 생각에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며 “한국 친구들을 사귀고 싶으면 본인도 어느 정도는 친구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제안했다.

한 교민은 “자녀의 교육을 위해서 브라질에 이민을 왔는데 아들이 공부를 안 한다. 그래서 너무나 속상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질문을 던졌다.

법륜스님은 “아이를 위해서 이민을 왔다는 것은 핑계가 아니냐. 이민 온 지 1년도 안 되는 아이가 학교에 가면 언어도 안 통하는데 어떻게 마음을 잡고 공부를 하겠느냐. 당신이 학교를 가봐라 공부가 되는지. 진정 아이를 위한다면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진심이 담긴 말을 해봐라. 아이에게 공부를 가르치려 하지 말고 아이가 이민생활 그리고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해야지 공부만 시키면 그 아이는 얼마나 지금 힘들겠냐. 지금이라도 아이를 진정 위한다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도록 노력해봐라”라고 조언해 질문자와 교민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왜 중국인들은 단합이 잘되는데 우리 한국 교민들은 단합이 잘 안 될까요?”라는 한 교민의 질문에는 “한국인들은 똑똑하고 중국인들은 덜 똑똑해서 그런다. 한국인들이 모이는 단체에 단체장들은 앞에서 회원들을 끌려 하지 말고 회원들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묵묵히 뒤에서 받혀준다면 아마 좋은 단체가 될 것이다. 한인회장을 비롯한 단체장들은 힘든 일은 본인이 하고 공로는 밑에 사람에게 넘겨준다면 칭송받는 단체장이 될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모든 강연이 끝나고 법륜스님 일행과 교민들은 근처에 위치한 조계종 진각사에서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교민들은 종교를 떠나 이민 사회에 지친 우리 교민들을 위해 이곳 브라질까지 와준 법륜스님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법륜스님의 ‘희망세상 만들기’ 강연회 

▲ 인사말을 전하는 홍영종 총영사.
▲ 법륜스님과 최태훈(왼쪽 첫번째) 한국상공회의소 회장, 홍영종(오른쪽 두번째) 총영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법륜스님 일행과 진각사 식구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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