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부설 LA 재미국악원, 기대해도 될까요?”
상태바
“국립국악원 부설 LA 재미국악원, 기대해도 될까요?”
  • 홍미은 기자
  • 승인 2014.11.12 15: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이예근 재미국악원 원장

▲지난 10일 재외동포신문사를 방문한 이예근 재미국악원 원장. 이 원장은 재미국악원을 국립국악원이 관리하고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1년 3월 4일에 KBS 해외동포상을 받은 이예근(74) 재미국악원 원장은 당시 수상 소감을 밝히며 “재미국악원이 한국의 국립국악원 지부로 체결돼 국가적인 지원을 받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고 밝혔었다. 이 소망은 2014년 현재까지 실현되지 못한 채 숙제로 남아있다.

“200만이 넘는 동포가 사는 곳에 한국 국립국악원 부설 하나가 없다는 건 창피한 일입니다. 국가 지원금을 한국문화원에도 주지 말고, 우리한테도(재미국악원) 주지 말고, 국립국악원에 줘서 국립국악원이 예산을 집행하도록 하자는 겁니다. 국립국악원 직원을 파견해 지점으로 운영하라는 거죠.”

국립국악원 부설 국악사 양성소(현 국악중ㆍ고등학교) 1기 출신인 이 원장은 1973년 미국에 이민했다. 재미국악원 9대 원장으로 취임한 후, 지금까지 후임자가 없어 연임을 거듭한 그는 요즘 걱정이 많다. 관리해야 할 악기만도 수천 점인데 앞으로 누가 맡아서 운영할지가 문제다. 그리고 역시 국악원 재정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재미국악원의 역사는 40년인데 정기공연은 다음 달 5일에 27회를 맞습니다. 다 돈 때문이죠. 코리아타운에 있는 극장에서 공연하는데 하루 저녁에 6,000불이 나옵니다. 시간당 500불인데 시간이 조금 넘어가면 7,000불로 훌쩍 올라가죠. 대여료가 가장 큰 부담입니다. 그리고 연주자들에게 최소한 밥 한 끼라도 먹이고 교통비라도 주려면 최소한 50불에서 100불이 필요한데 이런 돈은 여태껏 책임자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사명감과 책임감이 없으면 이걸 끌어나갈 수가 없죠. 그저 아무런 탈 없이 잘 이끌어가니까 ‘아 그놈들 잘 알아서 하는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무관심하죠.”

재미국악원은 지난해 4월 5일 일본문화원으로 불리는 ‘아라타니 재팬 아메리칸 시어터(The Aratani Japan American Theatre)’에서 24회 정기공연을 펼쳤다. 그때 일본인 책임자가 이 원장에게 “한국은 돈도 많은데 코리아타운에 극장 하나 지어달라고 하지 그러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 원장에겐 창피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재팬 아메리칸 시어터는 미국에 있는 일본 상사 지사가 막대한 지원을 쏟고 있다. 국가와 기업이 자국의 전통문화 계승과 홍보를 위해 예술단체를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3년 창립한 재미국악원은 LA를 중심으로 현재 60여 명이 넘는 단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단원 모두가 국악과 전통무용 전공자들로 매년 정기공연은 물론 국악에 관심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국악 강습회도 열고 있다. 국가가 하지 않는, 하지 못하는 일을 묵묵히 감당하며 전통문화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지만, 한국 정부의 지원은 미미하다. 이 원장은 에이스 건축회사를 운영하며 얻은 수익을 국악원에 쏟아부었지만, 현실의 벽은 낮아질 줄 모르고 높이 쌓여만 간다.

“매년 국회의원들이 재외동포들한테 이걸 해준다, 저걸 해준다 말만 퍼트리고, 교포들 가슴만 울렁거리게 해놓고 가버립니다. 얻어갈 게 있을 땐 와서 그렇게 하고, 얻어가고 난 다음에는 말이 달라지는 거예요. 이왕 재외동포를 활용하려면 진짜배기로 10원이 됐든 20원이 됐든 지원해주고 발전할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2, 3세 후손들이 LA에서 전통문화를 조금 배우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아, 우리 전통문화가 이런 것이구나’ 깊이 깨달을 수 있도록 해달라 그겁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