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 땅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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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땅에 다녀왔습니다"
  • 홍미은 기자
  • 승인 2014.11.10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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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열 재미동포 시인, 3주 간 북한 방문

▲3주간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재미동포 시인 정찬열 씨는 북한 여행 중 나락을 베는 농부를 만나 일손을 돕기도 했다.

“북녘 땅에 다녀오려고 한다. 그쪽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궁금하다. 3주일 동안의 여정을 시작한다. 가서, 보이는 대로 보고 오겠다. 그리고 느낀 대로 전해드릴 예정이다.”

미국 오렌지카운티에서 활동하는 재미동포 시인 정찬열(66. 오렌지글사랑 회장) 씨가 지난달 북한 여행을 앞두고 담담하게 써낸 글이다. 그는 중국 심양에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비자를 받아 10월 4일부터 3주간 북한을 답사하고 돌아왔다.

정 작가는 “남쪽 출신 작가가 공식적으로 북한을 방문하여 3주간 돌아보는 일은 아마 처음일 것”이라며 “북한을 가겠다고 하자 가족과 친구들이 반대를 심하게 해 마음이 흔들렸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나 무섭고 두려운 땅인지 내 발로 직접 걸으면서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도 일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남성 안내원과 함께 차를 타고 다녔다고 한다. 도보여행을 계획했지만, 북측은 차로 여행하며 여러 도시를 볼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덕분에 평양을 비롯해 개성, 신의주, 구월산, 사리원, 원산, 통천, 흥남 등 10여 개가 넘는 도시를 여행하며 주민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벼를 베는 농촌에서 일손을 돕기도 했다.

정 작가가 북한을 방문한 것은 한반도 종주를 위해서다. 미국 이민 25년이 되는 지난 2009년, 조국의 황토를 밟으며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걸어가기로 작정했다. 그 해 3월, 반도의 남쪽 끝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에서 걷기 시작했다.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걸어가는 데 꼬박 한 달이 걸렸다. 그 여정을 ‘조국통일기원 국토종단’이라고 이름 붙였다. 작가는 그때의 얘기를 ‘내 땅, 내 발로 걷는다’는 책으로 펼쳐냈다.

종단 2년 뒤인 2011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휴전선을 따라 임진각까지 걷고, 강화도를 거쳐 연평도까지 다녀왔다. 19일의 여정을 ‘아픈 허리, 그 길을 따라’라는 책에 담았다. 남한 종단과 횡단을 끝내고 나서 다시 북녘 땅을 찾은 것이다.

“분단 60년이 넘었다. 세월만큼 남쪽도 많이 변했지만 북쪽도 관혼상제를 비롯 살아가는 모습이 참으로 많이 변했을 터이다. 그 오랜 기간을 남북이 서로 적대시하며 지냈다. 과장되고 왜곡된 모습으로 서로를 폄하해왔다. 이제 분단을 끝내야 한다. 대통령도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다. 그러기 위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아는 게 중요하다.”

정 작가가 만난 북한 이야기와 풍경은 이르면 12월부터 글로 만날 수 있다. 그는 고향을 그리는 사람들, 북녘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다녀온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할 계획이다.

▼  재미동포 시인 정찬열 씨가 3주 간의 북한 여행에서 찍은 사진

▲대동강변에서 베드민턴을 치는 시민들
▲ 나락 베던 논에서 북한 주민과 함께.
▲ 벼 베기에 한창인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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