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종 상파울루 총영사 "가정에서는 한국어 사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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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종 상파울루 총영사 "가정에서는 한국어 사용하세요"
  • 이석재 재외기자
  • 승인 2014.10.2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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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교 교사ㆍ학부모 초청 ‘한국어 교육의 중요성’ 특강

▲ 홍영종 총영사(앞줄 왼쪽 여섯번째)를 비롯한 공한옥 브라질 한국학교 교장(총영사 왼쪽 옆), 한국학교 교사, 학부모들이 특강 후 기념촬영시간을 가졌다.

엄마가 학교에서 돌아온 자녀에게 이렇게 말을 한다. “학교 갔다 오면 손 씻고 옷 갈아입고 간식 먹고 조금 쉬다가 학교에서 내준 숙제 먼저 하고 그리고 저녁 먹어야지. 왜 학교 갔다 오자마자 컴퓨터 게임부터 하는거니? 너 도대체 공부는 언제 하려고 그러는거야?” 그러면 자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이렇게 대답한다. “따봉”. 엄마는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말을 알아 듣고 따봉하는 건지 아님 그냥 따봉하는 건지.

브라질 한인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 중 하나다. 생업에 바쁜 부모는 자녀들의 교육에 신경 쓸 틈이 없다. 게다가 한글 교육은 더욱 더 해줄 수가 없다. 자녀들이 커 갈수록 부모와의 소통은 점점 어려워지고 만다.

한국에 사는 아이들은 한국말을 잘한다. 그건 당연한 것이지만 외국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현지어에 더 익숙하고 한글을 배울 기회가 적기 때문에 한국어를 잘 못하는 것이다.

지난 21일 상파울루 한국학교(교장 공한옥)에서 홍영종 상파울루 총영사가 교민 학부모들과 한국학교 교사들을 초청하여 ‘한국어 교육의 중요성’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날 홍 총영사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 몇 안되는, 희망이 있는 나라 중 하나다. 한국인의 자부심을 가지고 무슨 일이든지 적극적으로 하는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주자"라고 강의의 운을 뗐다.

▲ 홍영종 총영사는 특강에서 한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외교관 시절부터 외국 근무를 많이 했다. 하지만 나의 두 딸들이 모국어인 한국어를 잊지 않게 하기 위해 집안에서는 꼭 한국말을 쓰길 가르쳤고 그 덕분에 지금은 한국어를 능통하게 할 수 있게 됐다"라며 교민 가정에서도 한국어를 사용할 것을 적극 권장했다.

이어 "현재 브라질에는 크고 작은 한국기업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많은 한국기업들이 브라질에 들어올 것이다. 한국기업들은 모국어인 한국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인재를 선호한다. 우리 2, 3세들이 한국기업에 진출해 한국의 위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도 한글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한옥 한국학교 교장은 "총영사님께서 바쁜 업무 중에도 한국학교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우리 교민 자녀들의 한글교육까지 신경 써주시는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렇게 총영사님께서 직접 한국학교까지 오셔서 지도교사들과 학부모들에게 특강을 한 적은 없었다. 교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 흐뭇하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부임 당시부터 한국학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홍 총영사는 학교가 재정상 어려움으로 인해 매각위기에 처한 것을 알고는 지난해 12월 한ㆍ브교육협회를 비롯한 한국학교 관계자들을 관저로 초청하여 한국학교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를 갖기도 할 만큼 한국학교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다.

▲ 한글에 대해 설명하는 홍영종 총영사

그는 “동포사회에 한글의 중요성을 알리고, 한국학교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지금 더 많은 학생들이 입학하여 한국학교가 하루 빨리 정상운영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이날 특강의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취지로 실시한 총영사의 특강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적은 인원의 학부형들과 교민들이 참석한 점은 교민들의 한글교육 및 한국학교에 대한 무관심을 실감케 해 아쉬움을 더했다.

부모님을 따라서 이민 온 이민 1.5세들, 그리고 브라질에서 태어난 이민 2, 3세들은 비록 국적은 브라질이지만 엄연한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그럼에도 모국어인 한국어를 못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포르투갈어를 잘 몰라서 많은 불이익을 당했던 우리 이민 1세대들은 자신들의 경험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기 위해 자녀들의 포르투갈어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비록 한국 반대편의 나라에서 한국보다 12시간 과거의 시간을 살고 있지만, 우리는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것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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