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국적 미국 시민권자 징집 복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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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국적 미국 시민권자 징집 복무중
  • 연합뉴스
  • 승인 2004.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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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미국 워싱턴대를 졸업한  스포츠광이자 아티스트, 기타리스트인 일리노이주 태생의 미국 시민권자 전영진(25) 씨가  이중국적 때문에 징집돼 한국군에 복무 중이라고 워싱턴주에서 발행되는 유력 일간지 시애틀 포스트-인텔리젠서가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어를 거의 말하지 못하는 전씨가 1, 2년간 영어를 가르치면서 한국 문화와 말을 배우고 싶던 차에 한국에 체류할 기회를 얻었지만 미국  시민권자라는 신분에도 이중국적자의 병역의무 규정 때문에 전세계에서 가장 긴장된  군사지역중 하나인 한국에서 앞 2년간 의무 복무하도록 징집돼 대구에서 근무하는  상상하지도 못한 일을 겪고 있다고 소개했다.
    시애틀 PI는 또 그가 육군 제2군 사령부 사무실에서 일하며 통번역에 시간을 나눠쓰고 필요에 따라 한국인을 선발하는 일을 하면서 월 3만원, 약 25달러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영진씨는 이 신문과 한 국제전화에서 "나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고 군에  의무적으로 복무해야 할 완전한 (한국)시민도 아니다"면서 서울 인근 분당의 외국어학원 강사로 일하던 자신에게 어떻게 해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는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시애틀 PI는 전씨 사례가 할아버지 혹은 어머니와 이혼한 뒤 한국에 살고  있는 아버지가 그가 태어날 때 호적에 올려놓으면서 비롯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씨 부모는 1973년 미국으로 이민해 시민권자가 됐으며 전 씨는 아버지가 섐페인 일리노이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준비하던 1978년 12월 크리스마스 8일전에 태어났다.
    가족들은 시카고에서 약 10년을 거주한 뒤 2년 동안 한국에서 살았다. 전씨  어머니 케이티 전씨는 남편과 이혼한 뒤 워싱턴주 벨뷰로 돌아왔으며 시애틀에서 턱시도 등을 취급하는 예복전문점을 운영해 그와 형, 동생 등 3형제를 키웠다.
    전영진씨는 2002년 워싱턴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대학원에 진학해  이후 교단에 서려 했으나 경제적 형편으로 머뭇거리다 어머니가 "너는 한국인이고  한국 문화를 배우라"고 권고해 그해 12월 시애틀을 떠나 1년짜리  노동비자로  입국해 분당의 어학원에 취업했다.
    그러나 전씨는 지난해 1월 체류비자를 연장하려다 이중국적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10월 병역법에 따라 징집통지서를 받았으며 미국 대사관, 변호인과 잇단  접촉을 했지만 병역의무에서 그를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은 어떤 방안도 없어 결국 올해 1월29일 군에 입대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 신문은 또 전씨의 어머니도 노무현 대통령에게 진정서를 쓰곤 했지만 국방부는 그가 이미 한국어를 훨씬 잘 구사하고 있다면서 안전하고도 편안하게 군  생활을 하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것이라는 답변을 해왔을 뿐이라고 전했다.
    엘리엇 김 워싱턴조정부 아태위원회 커미셔너는 "한국의 외교통상부가 재외교민들에 대한 비자발행시 유사한 사례가 우려되는 이들에 대해서는 병역의무 부과 가능성 등에 대해 사전통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씨의 한국군 징집을 지역 TV  채널 KOMO, 킹 파이브(5)에서도 관심있게 보도했다.
    y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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