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故 헐버트 박사에 금관문화훈장 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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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故 헐버트 박사에 금관문화훈장 수여
  • 홍미은 기자
  • 승인 2014.10.0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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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한 '한국의 영원한 벗' 헐버트 박사
정부는 지난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한글날을 맞아 故 호머 베잘릴 헐버트(Homer Bezaleel Hulbert) 박사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는 영예 수여안을 처리했다.

헐버트는 1886년 7월 육영공원 교사자격으로 처음 내한하였으며, ‘사민필지(士民必知)’라는 세계지리서를 펴내는 등 한국청년들에게 세계를 알리는 계몽활동에 전념했다.

1893년 감리교 선교사 자격으로 다시 내한한 헐버트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 등에 관한 영문잡지 'The Korean Repository'와 1901년부터 본인이 편집책임을 맡았던 'The Korea Review'에 한국에 관한 10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하여 한국을 알리는데 큰 몫을 했다.

헐버트는 YMCA의 창설과 초대회장을 역임하면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근대적 사회개혁의식을 고취시켰으며, 러일전쟁 후 일본의 ‘한국 보호통치’ 문제가 표면화되자 워싱턴 밀사활동을 전개했다. 고종의 친서를 휴대하여 워싱턴으로 가 일본 침략행위의 부당성을 호소하고 미국의 도움을 요청하는 활동을 전개하였으나, 일본과 미국의 밀약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헐버트는 미국에 돌아간 후에도 순회강연 등을 통해 한국의 독립을 호소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였다. 광복 후 1949년 국빈자격으로 그토록 갈망한 독립된 한국을 다시 찾았던 86세의 헐버트 박사는, 군함으로 태평양을 건너는 긴 여행의 여독을 이기지 못하고 내한 후 일주일 만인 1949년 8월 5일 영면했다. 한국 땅에 묻히기를 원했던 유언에 따라 사회장으로 장례를 거행하여 양화진 외국인 묘지에 잠들었다.

이번 금관문화훈장 추서는 (사)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회장 김동진)가 청원하여 문화체육관광부의 심의를 거쳐 정부가 최종적으로 의결했다.

이번 훈장 심의에서 인정된 주요 공적은 △ 1890년 최초의 한글 교과서 <사민필지> 저술. 한글 범용의 시발점 △ 한국의 말글에 대한 최초의 체계적 연구와 한글의 우수성 및 세종대왕의 위대성을 국제적으로 소개. "한글과 견줄 문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 한글 사용 주창, 독립신문 창간에 기여, 맞춤법, 띄어쓰기 등 국어문법 발전에 공헌 등 한글의 발전과 보급에 공헌한 활동 등이다.

▲ 헐버트 박사는 사민필지(士民必知)라는 세계지리서를 펴내 한국청년에게 세계를 알리는 계몽활동에 전념했다.

정용호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은 “이제 조금이나마 헐버트 박사님에게 빚을 갚게 된 기분”이라며 “헐버트 박사님을 올바로 알리기에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소감을 밝혔다.

훈장 수여는 오는 10월 9일 한글날 기념식장에서 개최하며, 헐버트 박사의 종손이 미국에서 건너와 후손을 대표하여 훈장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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