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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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땅입니다”
  • 김경삼 기자
  • 승인 2014.10.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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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단체 ‘신앙의 등불’ 실명위기 처한 캄보디아 소녀 후원

▲ 지난 9월 26일 오전 본지 사무실에서 메이린 모녀의 후원금 전달식을 가졌다. (왼쪽부터)천주교 후원단체 신앙의 등불의 하원준 씨, 폴리, 메이린, 이형모 본지 대표.

지난 8월 본지기사를 통해 실명위기에 처한 캄보디아 소녀 메이린(12, 가명)이 재미동포 원석민 씨 부부의 후원을 받게 된 데 이어 국내 한 천주교 단체에서도 메이린을 돕겠다는 의사를 밝혀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천주교 후원단체인 빈첸시오회 ‘신앙의 등불’은 지난 26일 오전 11시 메이린 모녀와 함께 본지 사무실을 방문해 성금 전달식을 가졌다. 이날 전달식에는 신앙의 등불 회원인 하원준 씨가 김종훈 회장 대신 참석, 성금 100만원을 메이린의 어머니인 폴리(33)에게 전달했다.

하원준 씨는 “김종훈 회장이 메이린의 기사를 우연히 접하고 난 뒤 조금이라도 필요한 곳에 쓰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후원을 결심하게 됐다”며 “큰 금액은 아니지만 메이린의 잃어버린 시력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하 씨가 소속된 신앙의 등불은 경기도 양평, 남양주 등에 있는 중학교의 방과후 수업을 지원하고, 성금을 모아 이주노동자·장애인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을 돌보는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휴대전화 도매업을 하고 있는 하 씨를 비롯해 직장인, 의사 등 총 5명의 회원이 모금 및 지원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성금을 전달받은 폴리는 “한국은 제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은혜의 땅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의기소침했던 메이린도 한국에 온 후 표정도 많이 밝아지고 웃음이 많아졌습니다.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지 못한 죄책감에서 조금은 벗어난 느낌입니다”라며 “원석민 선생님, 박준원 변호사님, 김종환 회장님, 재외동포신문 이형모 회장님 등 제 딸의 눈 치료를 위해 애써주신 한국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신앙의 등불 김종훈 회장(왼쪽 두번째)은 메이린 모녀에게 성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메이린 모녀는 하원준 씨의 안내로 관광을 하러 가는 도중 김종훈 회장에게 들러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날 오후 메이린 모녀는 하원준 씨의 안내로 경기도 남양주와 양평 일대를 관광했다. 정약종 형제가 천주교를 받아들이며 한국 천주교회의 요람으로 불리는 ‘마재성지’와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으로 유명한 ‘두물머리’를 산책하며 잠시나마 한국의 정취를 느꼈다. 하 씨는 메이린 모녀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했고, 메이린 모녀는 가는 길에 김종훈 회장에게 들러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캄보디아어를 구사하지 못해 서로 정확한 의사전달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폴리는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하 씨와 동행한 기자를 살갑게 대해주었다. 처음에는 낯을 가리는 듯 하던 메이린도 답답한 도심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교외로 나와서인지 조금씩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보여줬다.

현재 메이린 모녀는 재미동포 원석민 씨의 친구인 박준원 변호사의 서울 옥수동 자택에 머무르고 있다. 박준원 변호사는 직장생활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심성의껏 이들을 돌봐주고 있다. 

메이린의 어려운 상황을 처음 본지에 보도했던 박정연 재외기자에 따르면, 지난 9월 25일 메이린의 눈 수술에 필요한 각막이 필리핀에서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린은 지난 8월 순천향대병원 측에서 보내온 도움의 손길로, 서울 순천향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박정연 기자는 “메이린의 수술 날짜가 코앞에 다가온 상황이다. 늦어도 이번 주 중으로 수술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 마재성지에서 기념촬영을 한 메이린 모녀.

▲ 하원준 씨는 메이린의 빠른 쾌유를 빌며 천주교 묵주와 스카풀라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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