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러, 문화ㆍ인적 교류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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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러, 문화ㆍ인적 교류 미흡"
  • 김경삼 기자
  • 승인 2014.09.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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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서 '한-러 양국의 인문교류: 역사와 과제' 학술회의

▲ 학술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글렙 이바센초프 전 주한러시아대사(왼쪽 두번째)와 김현택 교수(왼쪽 세번째).

'한-러 양국의 인문교류: 역사와 과제'를 주제로 한 학술회의가 지난 19일 오후 1시 모스크바 골든링호텔에서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연구소와 러시아한국학교수협의회의 공동주최로 열렸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후원한 이번 대회에 한국측에서는 외국어대 김현택 교수 일행, 러시아측에서는 포홀코바 국립외국어대 한국어과 과장(한국학교수협의회 회장)등 다양한 분야의 발표자가 참가했다. 김원일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 회장도 학술회의에 참석해 김현택 교수, 포홀코바 회장, 김회길 소장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번 학술회의 진행은 이례적으로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주한러시아대사를 지냈던 글렙 이바센초프(2005-2009, 국제경제전공) 전 대사가 맡았다.

행사 시작 전 이바센초프 전 대사는 “한국과 러시아는 19세기말, 20세기초 러일전쟁 전까지는 한반도 주변의 다른 어떤 국가보다도 가깝고 선린우호의 관계가 깊었다. 당시 서울에는 러시아 건축가가 설계한 러시아식 건물이 있었고, 고종이 아관파천까지 단행할 정도로 한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에는 아직까지도 러시아에 대해서 왜곡된 정서가 많은 것 같다. 이것은 해방 전에는 일본이 그리고 해방 후에는 미국이 자국의 정책적 필요성에 의해서 한국민들에게 러시아에 대해서 악의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일부 정치가와 학자들이 그 어떤 증거물이나 자료도 없이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하지 않았다면 러시아가 한국을 식민지화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러시아는 그런 계획을 세운 적이 전혀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 참석자들은 다같이 "한국과 러시아가 정치ㆍ경제적으로는 많이 관계가 가까워졌지만 문화ㆍ인적 교류면에서 아직은 많이 미흡하다"라고 하면서 언어적 소통의 어려움도 주된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포할코바 회장은 "러시아 지역에는 25개 대학에 한국학이 개설되어 있고 여기 소속돼 있는 교수가 70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한국어 교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임을 토로했다. 참석자들은 "양국의 인문학적, 문화적 교류가 양국민의 관계증진에 기여할 것"이라며 러시아한국학자들부터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공감했다.

김원일 민주평통 모스크바협의회장은 "러시아가 한국에서 일고 있는 제반 역사적 논란들에 대해서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조금은 놀랐다"고 전하면서 "한국의 식민지근대화론자들이 아무런 객관적인 자료나 과학적인 분석 없이 역사를 결과론적으로 가정하여 '러시아가 한국을 식민지로 삼았다면 한국은 실패한 사회주의체제가 되었을 것이므로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 편이 한국에게 결과적으로 잘된 것'이라고 황당한 주장을 하는 경우가 지금도 버젓이 횡행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한편 학술회의 참관인으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김 아나톨리 작가도 부인과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작가는 "이번 10월 6일 세계한인의 날에 한국정부에서 훈장을 수여받는다"며 키르키즈스탄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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