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우디 31년 터줏대감, 강길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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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우디 31년 터줏대감, 강길진 대표
  • 홍미은 기자
  • 승인 2014.09.0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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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의 나라 사우디서 한국인 최초로 건설회사 세워

▲ 강길진 대표는 정직한 한상들까지 조세탈루범으로 몰려 과징금을 무는 현실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우디 토목건설회사 KCC 강길진 대표이사를 만났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14기부터 활동 중인 강 대표는 이번 16기 해외지역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대회가 상당히 짜임새 있게 진행되어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히며,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김영수 서강대 교수 등의 강연을 듣고 북한에 대해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통일정책을 들으며, 언젠가는 통일이 될 텐데 자문위원으로서 많은 의무감도 느꼈다.

“저는 건설인으로서 통일이 되면 영토가 두 배 이상 확장되고, 북한 개발이 시작되면 연 10% 이상의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국력도 확장되고 부러울 게 뭐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부작용도 많겠지요. 이데올로기가 다르고, 국민성이 다르고, 경제적인 타격도 상당히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그 때문에 미리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1983년에 시작된 강 대표와 사우디의 인연은 올해로 31주년을 맞이한다. 2002년도에는 한국 업체 중 처음으로 현지 스폰서 없이 단독 투자자로서 회사를 만들어 주인이 됐다. 그 후 지금까지 10여 년 동안 본인의 사업을 이끌고 있다. 네팔, 인디아, 필리핀, 파키스탄 등에서 인력 기술자 스텝을 어렵게 꾸려 현재 3,000여 명 이상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현지 공장설립이 주된 작업이며, 지금은 5~6개의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다. 드라마 한편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수난과 어려움을 겪었지만 견뎌냈고 안정적인 현재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늘 최선을 다하는 강 대표에게도 고민은 있다.

“우리 회사는 한국 대기업들이 수주한 것을 다시 하청받아 일하는 시스템입니다. 현지에는 많은 대기업이 나와 있는데 과당경쟁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과당경쟁으로 저가 수주를 하다 보니 값이 내려가고 하청업체도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죠. 이제 이런 것을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적정수준에 맞게 경쟁을 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고민은 바로 세금이다. 전 세계 한상들이 사업으로 번 돈을 국내에 투자하는 등 한국 경제에 일조하고 있으나 오히려 역외탈세라는 명목으로 세금추징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외탈세란 회사가 수출입 거래나 수익을 조작해 세금을 내지 않거나 축소하는 것을 말한다. 즉,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다른 나라에 사는 것처럼 위장하는 경우다. 강 대표는 중동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이 이와 관련해 억울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국내에서 한 푼도 가져가지 않고 피땀 흘려서 돈을 벌었습니다. 그 돈을 한국에 가져왔다고 해서 과징을 때리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납세의 의무 등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해야겠지만 거기에 대한 교육이나 공고 없이 모두 조세 탈루범으로 몰아 억울한 일을 당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저도 당했고 많은 동료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국세청에서 저를 탈루범 취급할 때 정말 괴로웠습니다. 정부에서 이제 좀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 대표는 지난 7월 경북 김천에 위치한 자신의 모교에 ‘사동회(사우디아라비아 동부지역나눔 장학회)’ 이름으로 20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사동회는 중동 및 사우디아라비아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비영리 목적으로 결성한 친목 단체로 한국의 학교와 봉사 단체, 독거노인 등과 결연을 하고 있다. 강 대표는 모교 후배들을 위해 2012년부터 매년 장학금을 전달해왔다. 열사의 나라 사우디에서 땀 흘려 일한 열매를 후배들에게 나누며 조국 사랑을 이어가고 있는 그의 고민이 하루빨리 해결되길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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