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토론토 공연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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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토론토 공연 확정
  • 캐나다 중앙일보
  • 승인 2004.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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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5일~9월1일까지 총 32회 선사
한국 뮤지컬 사상 최초의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 등 문화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작품으로 세계 언론들의 극찬을 받고 있는 뮤지컬 '명성황후'의 토론토 공연이 확정됐다.


지난해 한카 수교 4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토론토에 선보일 예정이었던 이 공연은 사스사태로 취소돼 많은 팬들의 실망을 샀었다.

그러나 올해 국내 머비시 프로덕션사의 2004년 여름 주요 프로그램에 당당히 선정됨으로써 토론토 무대에 서게 됐다.

지난 22일 윈터가든 시어터에서 열린 머비시 프로덕션의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토론토를 방문한 이희환 에이콤 부사장과 주연배우 이태원(38)씨는 "토론토에 한국 대표적 뮤지컬인 '명성황후'를 선보일 수 있어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며 "국제적 명성에 걸맞게 공연의 진수를 선사함으로써 관객들에게 감동을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에이콤은 명성황후를 제작하고 있는 모국 전문 프로덕션. 이번 공연은 오는 8월5일부터 9월1일까지 총 32회에 걸쳐 허밍버드 센터에서 공연된다.

주최측은 한인 1만 여명과 5만 명의 국내인 등 6만 여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태원씨를 비롯한 공연 스태프들은 오는 6월경 다시 토론토를 찾아 아역배우 오디션을 실시하고 8월 본 공연에 대비할 예정이다.

명성황후의 주인공 이씨는 이번 공연에 함께 출연하는 캐나다 교민 김민수(40)씨와 합동인터뷰를 통해 가슴 아픈 우리 역사의 이야기를 훌륭한 문화 예술로 승화시킨 한국 뮤지컬의 진수를 선사하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김씨는 "무엇보다 1.5세 및 2세들에게 자랑스런 우리 문화예술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어요. 명성황후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많은 외국인들에게 박수갈채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고 말했다.

이씨가 명성황후의 헤로인으로 공연에 출연한지도 벌써 7년이 지났다. 그동안 본국내에서는 물론 해외공연의 연이은 스케줄로 늘 분주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이씨는 뮤지컬에서 주연을 맡은 후 실생활에서도 '왕비병'이 생겼단다.

하도 많은 인원들과 함께 매일 얼굴을 맞대며 공연을 하다 보니 이쁜 척만 하는 공주가 아닌 굳은 일에도 나서게 됐고 모든 사람들을 어머니같이 자상하게 챙겨주는 역할을 해야겠기에 저절로 왕비가 됐다는 그녀의 말에 함께 한 스테프들 모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니 지어낸 말은 아닌 듯 싶었다.

"매번 공연 때마다 느낌이 달라요. 음악과 연기라는 예술 매체를 통해 우리나라 문화와 역사까지 알릴 수 있는 작품이라 더욱 애착도 가지만 그만큼 부담도 크지요. 오랫동안 성악공부를 했지만 아직도 공연 전엔 긴장을 합니다. 무대에 서기 전에는 반드시 전 곡을 부르며 충분한 준비를 마칩니다. 컨디션과 무대에 따라 성량과 소리를 스스로 조절하는 방법도 터득했구요. 저만의 노하우라 설명하긴 어렵구요."

줄리어드음대 출신으로 뮤지컬 본고장인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왕과 나'의 티엥 왕비역을 맡아 영국 최고 권위 연극상인 로렌스 올리비에상 후보에까지 올랐던 그녀이지만 아직도 매번 무대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는 말에서 프로의 열정과 오랜 기간 정상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 무언지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공연에서 홍계훈 장군 역을 맡은 김씨는 이씨를 '악바리' 배우로 평했다. 맡은 역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연구, 공연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과 배우로서의 자부심이 오늘날 그이의 위치를 견고히 했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이씨는 김씨만큼 홍계훈 장군역을 실감나게 소화해낸 배우가 없다며 거들며 "개인적으로도 이번 토론토 공연에 거는 기대와 각오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오랫동안 살다 처음 한국에 나갈 때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오라고 반겨주는 데도 없었지만 오기와 자존심으로 도전했지요. 이제 한국에 정착한지 3년이 됐는데 너무 즐겁고 행복합니다.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애정을 받으며 지내고 있으니까요. 다른 뮤지컬 작품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은 명성황후로 살고 싶습니다. 성공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도전하는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이번 토론토 공연이 이민생활속의 교민들의 한을 달래주고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회복시킬 수 있는 문화 촉진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십시오."

이문열 원작, 윤호진 연출로 1995년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 올리며 크게 성공을 거둔 뮤지컬 명성황후는 그간 수차례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TV드라마와 광고, 뮤직비디오 등 전반적 한국 문화계 전반에 걸쳐 핵심코드로 작용한 산모로 볼 수 있다.

현재 국내외에서 명성황후를 감상한 관객이 70만 명이 넘고 국내 공연 문화의 활성화와 우리 문화의 해외 무대 진출의 장을 연 작품으로 극찬을 받고 있는 명성황후 뮤지컬의 토론토 공연은 캐나다 사회에 한인들의 문화적 가치와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더없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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