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신문
편집 : 2017.7.21 금 15:48
오피니언칼럼
[역사산책] 고분 벽화에서 만난 견우직녀
이형모 발행인  |  dongponews@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4.08.06  11:57:4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이형모 발행인
지난 2일은 음력 7월 7일 칠석날입니다. 견우직녀가 일년 내내 은하수 양쪽에 떨어져 살다가 칠석날 하루 만날 수 있게 옥황상제께 허락받은 날입니다. 하지만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만든 은하수를 건널 배가 없답니다.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지구촌 까치들이 칠석날에는 모두들 하늘높이 날아가서 은하수에 까치 다리를 놓고 견우직녀가 만날 수 있게 해준다는군요. 그래서인지 칠석날 아침에는 서울에서도 까치를 한 마리도 볼 수가 없었답니다.

우리 조상들은 수 천년 전부터 하늘의 별을 관찰하고 이름을 짓고 별자리 그림을 남겨 놓았습니다. 본격적인 것은 삼국시대, 돌로 만든 고구려 고분의 벽이나 천정에 그린 벽화에서 별 그림이 발견된 24기의 고분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제일 앞선 것이 서기 408년에 지어진 평안남도 남포시 강서구역 '덕흥리 고분'인데, 북두칠성과 여러 별들이 그려져 있고 견우, 직녀라는 글씨가 은하수를 사이에 둔 견우직녀의 그림과 함께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은하수 건너편에서 두 손을 다소곳이 모으고 서쪽으로 소를 끌고 가는 견우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직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슬퍼 보입니다.

서기 408년이면 지금으로부터 1606년 전- 고구려 19대 광개토태왕 18년인데, 고구려가 동북아시아의 강자로서 한반도 역사시대에서 가장 광활한 영토를 지배하던 시기입니다. 그 시절에도 칠석날에는 까치들이 모두 다리 놓으러 가고, 견우직녀가 헤어질 때는 이별을 슬퍼하는 비가 내렸겠지요.

옛 조상들이 지어놓은 순수한 우리말 별이름들 몇 개가 지금까지 남아 있는데, 짚신할아비(견우성), 짚신할미(직녀성), 미리내(은하수), 샛별(새벽금성, 계명성), 개밥바라기(저녁금성), 말굽칠성(왕관자리), 별똥별(유성), 살별(혜성) 등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지난 6월 중순 천문학자 박창범 교수에게서 들은 것인데, 그가 프린스턴대학에서 천문학을 공부하고 돌아와서 서울대 교수를 하던 2002년에 출판한 <하늘에 새긴 우리역사> 라는 책에 자세한 설명과 그림들이 있습니다.

"2천년 동안이나 사랑받던 옛 별이름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은 우리의 겉모습과 심성이 모두 변한 정도에 견주어 보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박창범 교수가 하는 말입니다.

"다만 옛사람들의 정신세계가 생생히 살아있는 그 이름들이 잊혀진 이유가 우리가 선조와 단절된 역사 속에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만약 우리가 그들의 정서에 공감할 수 있다면 우리는 선조들의 여유롭고 의미로 가득 찬 세계를 다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칠석날에는 훌륭한 천문학자 덕분에 1600년 전, 큰 임금 광개토태왕과 함께 견우직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도 칠석날이 오면 밤하늘에서 은하수를 열심히 살펴보렵니다.

< 저작권자 © 재외동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관련기사]

이형모 발행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가장 많이 읽은 기사
1
재외동포재단 주최 ‘2017 한글학교 교...
2
[기고] 함부르크 G20 정상회담을 돌아...
3
아프리카 지역 한글학교 협의회 발족
4
자유한국당 새 재외동포위원장에 김석기 의...
5
[경제칼럼] ‘아이언맨’ 일론 머스크의 ...
6
[우리말로 깨닫다] 오뚜기와 오뚝이
7
2017 북부독일 한인 글뤽아우프 정기총...
8
상하이서 '독도' 전시회... '섬'
9
전주시, 재외동포 학생 대상 한국전통문화...
10
우즈벡 학생들이 만든 드라마 ‘도깨비’ ...
오피니언
[역사산책] 연개소문과 당 태종의 진검승부 (상)
약관의 청년 시절부터 서로를 알고 있던 연개소문과 당 태종은 피차 우열을 다투는
[법률칼럼] 모계특례 국적취득제도…⑤
좀 더 부연설명하자면, 법무부는 2009. 5. 21. 국적법개정안에 대한 1차 입법예고를 하면서
[우리말로 깨닫다] 오뚜기와 오뚝이
어떤 맞춤법은 틀리는 이유가 상표나 방송에 있다. 참 아쉬운 일이지만 상표를 틀리게
[경제칼럼] ‘아이언맨’ 일론 머스크의 좌절과 성공
IT산업이나 트렌드에 관심 있는 이라면 ‘일론 머스크(Elon Musk)’라는 이름을 한 번쯤
한인회ㆍ단체 소식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03173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3길 30, 711호(내수동, 대우빌딩)  (주)재외동포신문사 The overseas Korean Newspaper Co.,Ltd. | Tel 02-739-5910 | Fax 02-739-5914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아00129 | 등록일자: 2005.11.11 | 발행인: 이형모 | 편집인: 이명순  | 청소년보호책임자: 이명순 
Copyright 2011 재외동포신문. The Korean Dongpo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ongpo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