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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역사산책] 고분 벽화에서 만난 견우직녀
이형모 발행인  |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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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06  11:5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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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모 발행인
지난 2일은 음력 7월 7일 칠석날입니다. 견우직녀가 일년 내내 은하수 양쪽에 떨어져 살다가 칠석날 하루 만날 수 있게 옥황상제께 허락받은 날입니다. 하지만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만든 은하수를 건널 배가 없답니다.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지구촌 까치들이 칠석날에는 모두들 하늘높이 날아가서 은하수에 까치 다리를 놓고 견우직녀가 만날 수 있게 해준다는군요. 그래서인지 칠석날 아침에는 서울에서도 까치를 한 마리도 볼 수가 없었답니다.

우리 조상들은 수 천년 전부터 하늘의 별을 관찰하고 이름을 짓고 별자리 그림을 남겨 놓았습니다. 본격적인 것은 삼국시대, 돌로 만든 고구려 고분의 벽이나 천정에 그린 벽화에서 별 그림이 발견된 24기의 고분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제일 앞선 것이 서기 408년에 지어진 평안남도 남포시 강서구역 '덕흥리 고분'인데, 북두칠성과 여러 별들이 그려져 있고 견우, 직녀라는 글씨가 은하수를 사이에 둔 견우직녀의 그림과 함께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은하수 건너편에서 두 손을 다소곳이 모으고 서쪽으로 소를 끌고 가는 견우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직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슬퍼 보입니다.

서기 408년이면 지금으로부터 1606년 전- 고구려 19대 광개토태왕 18년인데, 고구려가 동북아시아의 강자로서 한반도 역사시대에서 가장 광활한 영토를 지배하던 시기입니다. 그 시절에도 칠석날에는 까치들이 모두 다리 놓으러 가고, 견우직녀가 헤어질 때는 이별을 슬퍼하는 비가 내렸겠지요.

옛 조상들이 지어놓은 순수한 우리말 별이름들 몇 개가 지금까지 남아 있는데, 짚신할아비(견우성), 짚신할미(직녀성), 미리내(은하수), 샛별(새벽금성, 계명성), 개밥바라기(저녁금성), 말굽칠성(왕관자리), 별똥별(유성), 살별(혜성) 등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지난 6월 중순 천문학자 박창범 교수에게서 들은 것인데, 그가 프린스턴대학에서 천문학을 공부하고 돌아와서 서울대 교수를 하던 2002년에 출판한 <하늘에 새긴 우리역사> 라는 책에 자세한 설명과 그림들이 있습니다.

"2천년 동안이나 사랑받던 옛 별이름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은 우리의 겉모습과 심성이 모두 변한 정도에 견주어 보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박창범 교수가 하는 말입니다.

"다만 옛사람들의 정신세계가 생생히 살아있는 그 이름들이 잊혀진 이유가 우리가 선조와 단절된 역사 속에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만약 우리가 그들의 정서에 공감할 수 있다면 우리는 선조들의 여유롭고 의미로 가득 찬 세계를 다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칠석날에는 훌륭한 천문학자 덕분에 1600년 전, 큰 임금 광개토태왕과 함께 견우직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도 칠석날이 오면 밤하늘에서 은하수를 열심히 살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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