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신문
편집 : 2017.9.25 월 22:10
오피니언칼럼
[역사산책] 고분 벽화에서 만난 견우직녀
이형모 발행인  |  dongponews@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4.08.06  11:57:4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이형모 발행인
지난 2일은 음력 7월 7일 칠석날입니다. 견우직녀가 일년 내내 은하수 양쪽에 떨어져 살다가 칠석날 하루 만날 수 있게 옥황상제께 허락받은 날입니다. 하지만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만든 은하수를 건널 배가 없답니다.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지구촌 까치들이 칠석날에는 모두들 하늘높이 날아가서 은하수에 까치 다리를 놓고 견우직녀가 만날 수 있게 해준다는군요. 그래서인지 칠석날 아침에는 서울에서도 까치를 한 마리도 볼 수가 없었답니다.

우리 조상들은 수 천년 전부터 하늘의 별을 관찰하고 이름을 짓고 별자리 그림을 남겨 놓았습니다. 본격적인 것은 삼국시대, 돌로 만든 고구려 고분의 벽이나 천정에 그린 벽화에서 별 그림이 발견된 24기의 고분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제일 앞선 것이 서기 408년에 지어진 평안남도 남포시 강서구역 '덕흥리 고분'인데, 북두칠성과 여러 별들이 그려져 있고 견우, 직녀라는 글씨가 은하수를 사이에 둔 견우직녀의 그림과 함께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은하수 건너편에서 두 손을 다소곳이 모으고 서쪽으로 소를 끌고 가는 견우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직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슬퍼 보입니다.

서기 408년이면 지금으로부터 1606년 전- 고구려 19대 광개토태왕 18년인데, 고구려가 동북아시아의 강자로서 한반도 역사시대에서 가장 광활한 영토를 지배하던 시기입니다. 그 시절에도 칠석날에는 까치들이 모두 다리 놓으러 가고, 견우직녀가 헤어질 때는 이별을 슬퍼하는 비가 내렸겠지요.

옛 조상들이 지어놓은 순수한 우리말 별이름들 몇 개가 지금까지 남아 있는데, 짚신할아비(견우성), 짚신할미(직녀성), 미리내(은하수), 샛별(새벽금성, 계명성), 개밥바라기(저녁금성), 말굽칠성(왕관자리), 별똥별(유성), 살별(혜성) 등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지난 6월 중순 천문학자 박창범 교수에게서 들은 것인데, 그가 프린스턴대학에서 천문학을 공부하고 돌아와서 서울대 교수를 하던 2002년에 출판한 <하늘에 새긴 우리역사> 라는 책에 자세한 설명과 그림들이 있습니다.

"2천년 동안이나 사랑받던 옛 별이름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은 우리의 겉모습과 심성이 모두 변한 정도에 견주어 보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박창범 교수가 하는 말입니다.

"다만 옛사람들의 정신세계가 생생히 살아있는 그 이름들이 잊혀진 이유가 우리가 선조와 단절된 역사 속에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만약 우리가 그들의 정서에 공감할 수 있다면 우리는 선조들의 여유롭고 의미로 가득 찬 세계를 다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칠석날에는 훌륭한 천문학자 덕분에 1600년 전, 큰 임금 광개토태왕과 함께 견우직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도 칠석날이 오면 밤하늘에서 은하수를 열심히 살펴보렵니다.

< 저작권자 © 재외동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관련기사]

이형모 발행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가장 많이 읽은 기사
1
[기자수첩] 캄보디아 씨엠립교민사회 와해...
2
[경제칼럼] 인공지능(AI)이 공장을 지...
3
고려인·애니깽 후손 초청 직업연수 성공적...
4
[기자수첩] 캄보디아가 한국음료 수출시장...
5
문재인 대통령, 뉴욕 동포들과 만찬 간담...
6
쿠웨이트항공 취업 한인 승무원 격려 세미...
7
중국 선양 '2017 선양 한국인의 날'...
8
국토 번창과 농사의 풍요 기원 '사직대제...
9
[우리말로 깨닫다] 빚과 빌다
10
한뉴우정협회 10주년 기념 심포지엄 ‘한...
오피니언
[역사산책] 성충의 자결과 백제의 몰락
김유신이 보낸 첩자 '금화'와 백제 좌평(佐平) 임자는 의자왕 주변에서 어떻게 활약했
[법률칼럼] 모계특례 국적취득제도…⑧
2심은 더 나아가, 법무부장관의 반려처분이 신뢰보호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판단하였
[우리말로 깨닫다] 빚과 빌다
책을 읽다가 인도유럽어나 잉카어 등에서 <빚>에 해당하는 단어가 범죄나 잘못과 어원
[경제칼럼] 인공지능(AI)이 공장을 지휘한다
제조업은 서비스업과는 달리 인공지능(AI)에 보수적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제조 공정에
한인회ㆍ단체 소식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03173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3길 30, 711호(내수동, 대우빌딩)  (주)재외동포신문사 The overseas Korean Newspaper Co.,Ltd. | Tel 02-739-5910 | Fax 02-739-5914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아00129 | 등록일자: 2005.11.11 | 발행인: 이형모 | 편집인: 이명순  | 청소년보호책임자: 이명순 
Copyright 2011 재외동포신문. The Korean Dongpo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ongpo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