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레슬링협회, 캄보디아 대표팀에 운동용품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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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레슬링협회, 캄보디아 대표팀에 운동용품 기증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4.05.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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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국가대표 코치 역임한 김명기이사, "캄 레슬링 발전에 써달라"

“스승님께 그저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 김성태 캄보디아 레슬링국가대표팀 감독


지난 5월 중순 ‘스승의 날’을 앞두고 김성태 캄보디아 레슬링국가대표팀 감독은 기대치 않던 선물을 받고 얼굴이 환해져 있었다. 큰 소포박스속의 선물은 선수들을 위한 레슬링 유니폼과 티셔츠, 경기용 신발세트.

김 감독에게 산타클로스(?)가 되어준 이는 다름 아닌, 김 감독의 오랜 스승인 대한레슬링협회 김명기 이사이다. 서울레슬링협회 부회장이기도 한 그가 평소 아껴온 제자가 캄보디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했다는 소식을 듣고, 현지 선수들을 위한 운동용품들을 서둘러 보내준 것이다. 해외에 나간 제자들이 겪고 있을 고충을 손바닥 보듯 훤히 꿰뚫고 있는 김 이사의 배려다.

김 이사의 선행은 그동안 국내언론에도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다. 대한민국 선수들의 기력 보충을 위해 사비를 털어 한 뿌리에 15만 원 상당의 12년산 장뇌삼(인공적으로 키운 산삼)을 선수, 코치는 물론 훈련 파트너에게까지 공급한 적도 있다. 지금까지 선수들에게 공급한 장뇌삼은 시가 1억5천만 원이 넘는다고 전해진다.

그는 과거 1980년 레슬링 국가대표 선수를 거쳐, 1988년 서울올림픽, 1992년 바로셀로나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코치로 대한민국 레슬링 황금기를 이끈 대표 주역이기도 하다.

비록 금메달을 딴 영광의 선수들에 가려 정작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묵묵히 땀흘리며 선수들을 진두지휘, 레슬링이 양궁과 더불어 한국의 메달밭으로 성장하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운 뼛속까지 체육인이다.

그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앞두고 불의의 부상을 당해 좌절했던 한이 남아 있다. 한국 레슬링이 부활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며 평소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말해 왔다.

김성태 감독은 김명기 감독을 가르켜 “선수로서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자신을 키운 분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은사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못했다.

최근에는 손기정 재단 이준승 사무총장과 대한민국선수위원회 양종욱 사무총장도 선수들을 위한 운동에 필요한 물품을 김 감독에게 보내왔다. 제대로 된 선수복도 없이 트레이닝복차림으로 훈련해온 캄보디아 선수들은 새 유니폼과 경기용 슈즈 등을 지급받고 마냥 행복한 표정이다.

참고로, 스포츠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캄보디아의 메달밭은 놀랍게도 레슬링이다. 지난해 미얀마에 열린 동남아시아대회(SEA GAMES)에서 무려 10개의 메달을 이 나라에 안겨준 효자종목이기도 하다. 그중 금메달도 4개나 된다. 레슬링 종목 만큼은 감히 동남아의 맹주(?)라고해도 틀리 말은 아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에선 레슬링 강국 대한민국과 일본 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한번도 레슬링종목에서 동메달조차 딴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김 감독의 목표는 금년 9월에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의 메달획득이다. 본선자격을 딴 남녀 선수 4명과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그는 10년 넘게 캄보디아 레슬링국가대표팀을 이끌었던 북한 박소남 감독의 성적을 뛰어 넘기 위해 선수들을 담금질하는데 여념이 없다.

변변한 체력단력실도 샤워실도, 없는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의 호령소리에 캄보디아 국가대표선수들은 이른 새벽 별을 보며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시안게임 사상 첫 메달을 조국 캄보디아에 안길 꿈을 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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