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북한식당 여종업원 또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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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북한식당 여종업원 또 사라져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4.05.1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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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포스트>'탈북'에 무게, 교민들은 '한국남성과 잠적'소문도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캄보디아의 세계적인 관광지 씨엠립(Siem Reap) 북한식당 여성이 지난 13일(현지시각) 실종됐다고 현지 영자신문<프놈펜 포스트>가 지난 16일 단독 보도했다.

이 언론은 씨엠립 이민경찰국 차오 마오 위레악 경찰서장과의 사건 관련 인터뷰를 통해, 실종 다음날인 지난 14일 이 여성이 일하던 북한식당 대표로부터 실종신고를 접수했다고 전했다.
 
실종신고가 된 이 여성은 '평양친선관'에서 근무해 온 종업원으로 밝혀졌다. 식당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실종된 여성의 이름은 이수향(21세)이며 지난 13일 오전 9시 30분 쯤 본 것이 마지막"이라고 전했다.
 
차오 마오 위레악 경찰서장은 "이 북한여성이 잠시 외출하겠다고 식당사장에게 말한 뒤 곧바로 사라졌다.혼자 나갔지만 스마트폰(아이폰 4)도 갖고 나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현재 북한식당 측으로 부터 확보한 이 여성의 사진과 여권사본을 관할 지역 경찰서에 배포 수사중"이라며 "국가경찰청 상부에도 이 사실을 보고했으며 이 북한여성의 안전을 우려해 조심스럽게 사건을 조사중"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 이민국 경찰서장은 인터뷰 말미에 "이 여성이 한 남자와 연루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며 납치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다."는 애매모호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이번 실종사건과 관련 이 매체는 "북한여성의 실종이 망명을 위한 도주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밝히면서도 "과거에도 (캄보디아 루트를 통해) 북한주민들이 탈북시도를 한 적이 있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실제로 지난 2004년에도 탈북자 7명이 당국에 의해 체포되었지만  캄보디아가 북한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탈북자들이) 남한으로 모두 보내졌다."며 납치에 의한 '실종'보다는 '탈북 시도'에 보다 무게를 뒀다.

현지 경찰 실종신고 접수했으나, 북한식당 여종업원 단순 납치사건가 아닐 수도...!

사실 과거에도 캄보디아에서는 이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2012년 당시 수도 프놈펜 소재 북한식당에서 근무하던 여성 문 모씨(당시 25세)가 갑자기 사라진 적이 있었다. 다행히 그 여성은 탈북에 성공했지만  탈북을 도운 남한 귀순 북한출신 남성이 이 여성과 함께 프놈펜 한 호텔에서 나가는 장면을 담긴 CCTV 자료를 북한 대사관이 입수, 현지 경찰에 제출하면서 납치 혐의를 받게 됐다.
 
김 씨는 그해 4월 다시 캄보디아를 방문했다가 공항에서 현지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고, 납치범으로 몰려 프놈펜 외곽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해야 했다. 그러나  약 5개월 뒤 무협의로 불기소처분을 받은 후 그해 9월 석방되어 다시 한국으로 들어온 적이 있다
 
이번에 북한여성이 사라진 씨엠립은 캄보디아 동북부에 위치해 있다. 작년 한해 동안만 무려 420여 만명이 넘는 외국 관광객들이 찾은 세계적인 관광지이기도 하다. 캄보디아 관광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한국 관광객들의 수는 베트남, 중국에 이어 3번째로 많다. 한국 관광객들 중에는 낮에는 앙코르와트 관광을 한 후 저녁시간대 북한 전통 공연무대를 갖춘 북한식당에서 저녁식사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
 
이번 북한여성 실종사건과 관련, 기자가 일부 현지 교민들과 접촉해 알아본 결과, 약 1천 여명에 달하는 교민사회 역시 북한여성의 실종소식을 입소문을 통해 대부분 알고 있었다.
 
씨엠립 시내 여행사에서 일하는 한 교민은 "이번에 사라진 북한 여성은 매일 저녁 펼쳐지는 공연무대에서 주로 드럼을 맡아 연주하는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미모의 여성"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교민은 "이 여성이 북한에서 온지는 대략 1년 정도 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씨엠립 교민사회에서는 이 북한여성의 실종소식을 넘어서 이 젊은 여성이 가이드 출신 교민 OOO씨와 함께 종적을 감췄다는 소문이 이미 파다한 상태다. 30대 후반의 이 중년 남성이 북한여성 탈출을 도와 제3국으로 도피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확인이 어려운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소문의 중심에 서 있는 이 교민 남성 역시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신뢰할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여성 실종사건이 일어난 당일(13일 현지시각) 아침부터 17일 현재까지 이 남성이 가족들은 물론이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지인들과도 일체 연락이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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