➀글로벌마케터 “중소기업 해외진출, 내게 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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➀글로벌마케터 “중소기업 해외진출, 내게 맡겨라!”
  • 김경삼 기자
  • 승인 2014.03.2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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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부터 영국까지, 전 세계 각지에서 온 ‘글로벌마케터 8인’ 이야기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2박3일 간 양평 쉐르빌호텔에서는 ‘2014년 해외한인 글로벌마케팅사업’의 일환으로 ‘글로벌마케터와 국내 중소기업 만남의 시간’ 행사가 진행됐다.

월드옥타(World-OKTA 회장 김우재)와 코트라(KOTRA 사장 오영호)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해외한인 글로벌마케팅사업은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무역인들이 해외로 진출하려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글로벌마케터로 참여하는 한인무역인들은 중소기업을 대신해 현지 바이어들을 발굴해주고 중소기업들의 수출계약 성사를 돕는다. 또한 이들은 현지 코트라 무역관의 지원을 받아 9개월간 활동하면서 수출계약에 성공할 경우 해당 중소기업으로부터 인센티브를 지원받게 된다.

지난 20일 양측 간 만남의 장을 통해 국가경제발전뿐 아니라 상부상조의 미덕을 실천하고 있는 글로벌마케터들을 직접 만나봤다.

"한인네트워크 활용 시 기존 비용 7~80% 절감"

▲ 김정희 사비트네트워크 대표.

루마니아 수도 부카레스트서 무역 및 물류사업을 하고 있는 김정희 씨는 현재 ‘사비트 네트워크’(SABIT Networks)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정희 대표는 유럽 지역 주재원으로 나갔다가 임기가 끝나자 루마니아에서 평소 관심 있던 무역 및 물류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15년의 유럽생활 중 루마니아에서 4년을 보내고 있는 김 대표는 현지 코트라로부터 추천을 받아 이번 매칭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사비트 네트워크는 섬유, 의료기구, 가전제품부터 디지털로커(digital locker), 의류, LED조명제품까지 다양한 품목들을 다루고 있으며 현재 약 350만유로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직원 8명으로 구성된 회사다. 김 대표는 “이번 행사 참여는 현지 회사의 규모를 키우고 거래 아이템을 다각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매칭 프로그램 참여에 대한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이번 행사를 통해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아이템들을 발굴하고 국내 중소기업 상품을 현지 바이어에게 소개하면 국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현지 진출 비용을 절감하는 셈”이라며 “중소기업들이 해외에 지사 또는 법인을 설립하면 많은 비용이 드는데 한인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기존 비용의 7~80%이상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중소기업들의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이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현지 업체와 수출계약 성사를 위해 글로벌마케터로서 활동하게 되면 제품샘플, 마케팅활동 정보 등을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제공해주겠다고 밝혔다. 한인무역인들이 가진 노하우가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어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기존 판매루트 이용해 다리 역할하겠다"

▲ 송승필 TMC 대표.

일본 도쿄서 온 송승필 씨는 이날 만나기로 한 국내 중소기업 업체가 도착하지 않아 연락에 분주한 모양이었다. 바쁘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던 송 대표는 그제서야 중소기업체와 연락이 닿았다며 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반갑게 받아들였다.

송승필 대표는 현재 한국산 건축자재를 수입해 일본 현지에서 판매하는 ‘TMC’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1997년 일본 유학생이던 그는 직장을 다니다가 싫증을 느껴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대학서 경영학을 전공한 것을 밑천 삼아 한국 건축자재 수입이 거의 적은 일본 건축시장을 공략했다. 틈새시장인 ‘니치(niche)시장’을 노린 것이 적중했다. 그는 “아직 회사를 운영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현재 치킨게임 상황인 일본 건축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선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월드옥타 글로벌마케터 모집 공고를 보고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된 송 대표는 “한상네트워크를 이용해 수출기록이 전무한 국내 중소기업체들의 해외진출을 가능케 해준다는 점은 매우 좋은 취지”라며 이 기회를 통해 건축 관련 국내 중소기업과 매칭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최종적으로 매칭된 중소기업에게는 “현지서 반드시 필요한 건축자재 인증 획득부터 바이어 발굴까지 글로벌마케터로서 다리 역할을 확실히 하겠다”며 특히, 현재 거래중인 한국 건축단열재 및 내장재 업체 2개 등 기존에 가지고 있는 수입·판매루트를 적극 이용해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 '미투전략' 효과없어...독특한 기술로 승부해야"

▲ 사공상호 커벳인터내셔널 대표.

“말재주가 없어서 인터뷰 잘 못하는데... 허허”

이날 행사장에서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다소 난처해하던 사공상호 씨는 네덜란드에 있는 ‘커벳인터내셔널’(CURVET International) 대표로 글로벌마케터에 참여하게 됐다.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와 오전부터 행사에 참여한 사공상호 대표는 시차 때문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번 국내 중소기업과의 상담행사에는 상당한 열의를 보였다.

한국, 중국, 일본 등으로부터 전자·기계부품 등을 수입해 유럽 지역에 판매하는 커벳 인터내셔널은 지난 2005년 설립한 작은 규모의 회사다. 사공상호 대표는 1997년 주재원으로 독일에 있다가 2000년 네덜란드 LG전자 판매법인장을 맡으며 사업경험을 축적했다. 또한 현대종합상사에서 중소기업의 PDP, LCD TV제품을 판매하는 등 중소기업 관련 경험도 현재 사업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됐다.

코트라 암스테르담 무역관의 추천으로 이번 글로벌마케팅사업에 참여하게 된 그는 “인터뷰 전 수질 개선을 전문으로 하는 환경 분야 업체와 상담을 했는데 설립된 지 20년이 넘고 관련 기술 특허까지 받은 회사였다”며 “물의 나라인 네덜란드의 저지대 환경을 잘 파악하고 대표가 환경공학 박사를 가진 분이라 상당히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대기업을 따라 하는 ‘미투전략’을 활용하는 중소기업은 생산력이 없다”며 독특한 기술을 가진 기업이면 해외로 진출해도 충분히 장기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자사브랜드로 수출하는 데 한계가 있는 중소기업들이 해외서 장기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PB’(Private Brand)방식을 이용해 이들의 유통시장 진입을 돕겠다고 밝혔다.

"독창적이고 경쟁력있는 기업에 적극 협력할 것" 

▲ 신중식 LED프로 대표.

뉴질랜드에서 ‘LED프로’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신중식 대표는 한국, 중국, 호주 등으로부터 LED조명을 수입해 현지에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 LED프로는 호주와의 합작회사로, 설립한 지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신생회사지만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인터넷 판매도 하면서 사업영역을 점차 넓히고 있다.

지난 1994년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신중식 대표는 3년 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서 발생한 지진을 경험한 뒤 LED조명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지진 이후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모든 건물들이 다시 새로 지어져야했기 때문에 각 건물들에 LED조명이 필요할 터였다.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와 월드옥타 크라이스트처치 지회서 홍보 일도 맡고 있는 신 대표는 “크라이스트처치에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진 않지만 최근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에 국회의원들이 방문하면서 한국에서도 이곳을 주목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클라호마를 경유해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오기까지 16시간 가까이 걸린 탓에 피곤함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인터뷰 내내 전혀 흐트러짐 없는 모습이었다.

그는 “오늘 중소기업체 4군데와 상담을 나눴는데 아직은 어떤 업체의 글로벌마케터로 활동할지 고민 중”이라며 “독특한 아이템과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가 나타나면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시장조사 및 마케팅 활동에 적극 협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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