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인터뷰> 美 동포여성단체 서진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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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인터뷰> 美 동포여성단체 서진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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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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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유진 기자 = 알코올이나 마약중독, 정신질환 등으로 가출해 오갈 데 없는 국제결혼 한인여성들이나 노숙자, 동양 여성 등 어려운 이웃을 돌보며 재생의 길을 열어주는 미국의 동포 봉사단체인 '무지개의 집(대표 서진옥)' 회원 39명이 지난 14일 방한, 오는 20일까지 '무지개평화여성대행진' 행사를 열고 있다.

   행사를 주최한 서진옥(54) 대표는 "이번 행사는 국제결혼으로 낯선 이국 땅에서보냈던 아픔과 고통의 시간을 긍정적으로 풀어내는 귀한 발걸음을 내딛는 자리"라며 "무지개의 집은 한인 여성들이 '세계평화를 위해 일하는 여성'으로 거듭나 주체세력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이 행진을 계속할 것"이라고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밝혔다.

   서 대표는 "전쟁은 남성들의 산물이지만 여성들이 뭉치면 평화를 낳는다"며 국제결혼 여성들은 풍부한 이중문화 생활 경험으로 가장 효율적인 '평화운동'을 펼칠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대대적인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행사가 벌어졌을 때 이들의 흔적이나 발자취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서 대표는 "이는 아직도 이들의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이 남아있음을 반증한다"고 지적했다.

   서 대표는 "이들은 '가난으로부터의 해방'이 국제결혼의 시작이었지만 언어와문화, 풍습이 달라 느끼는 소외감과 고향에 대한 향수 등 어려운 환경을 딛고 꿋꿋이 살아왔다"며 "가족과 친지 173명을 미국으로 초청하는 등 동포사회의 형성과 정착에 적잖은 기여를 한 여성도 많이 있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의 600번째 수요집회에 참석한 서대표는 "우리 여성의 억울함을 알리는 데 적은 힘이나마 보탰다"며 "이제 여성이 뭉쳐 평화와 환경, 여성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공동체를 형성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주 20만명을 포함해 전세계 30만명에 이르는 국제결혼 여성들을 결속하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서 대표는 "함께 배우며 지역공동체를 형성하고 자체 교육시설을 건립하는 등 우리의 꿈을 이루면 그동안의 편견과 고통이 '평화'라는 결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해도 연백이 고향인 서 대표는 한국에서 지난 86년 '공해반대시민운동협의회'를 설립해 초대 회장을 지냈으며, 88년 '공해추방운동연합' 공동의장을 지내고 91년캐나다로 이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등에서 일하다가 2000년 미국 로드아일랜드로 다시 이주해 올해부터 무지개의 집 대표로 활발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사진있음)

   yoojin@yna.co.kr

  (끝)
  등록일 : 03/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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