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를 주최한 서진옥(54) 대표는 "이번 행사는 국제결혼으로 낯선 이국 땅에서보냈던 아픔과 고통의 시간을 긍정적으로 풀어내는 귀한 발걸음을 내딛는 자리"라며 "무지개의 집은 한인 여성들이 '세계평화를 위해 일하는 여성'으로 거듭나 주체세력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이 행진을 계속할 것"이라고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밝혔다.
서 대표는 "전쟁은 남성들의 산물이지만 여성들이 뭉치면 평화를 낳는다"며 국제결혼 여성들은 풍부한 이중문화 생활 경험으로 가장 효율적인 '평화운동'을 펼칠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대대적인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행사가 벌어졌을 때 이들의 흔적이나 발자취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서 대표는 "이는 아직도 이들의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이 남아있음을 반증한다"고 지적했다.
서 대표는 "이들은 '가난으로부터의 해방'이 국제결혼의 시작이었지만 언어와문화, 풍습이 달라 느끼는 소외감과 고향에 대한 향수 등 어려운 환경을 딛고 꿋꿋이 살아왔다"며 "가족과 친지 173명을 미국으로 초청하는 등 동포사회의 형성과 정착에 적잖은 기여를 한 여성도 많이 있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의 600번째 수요집회에 참석한 서대표는 "우리 여성의 억울함을 알리는 데 적은 힘이나마 보탰다"며 "이제 여성이 뭉쳐 평화와 환경, 여성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공동체를 형성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주 20만명을 포함해 전세계 30만명에 이르는 국제결혼 여성들을 결속하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서 대표는 "함께 배우며 지역공동체를 형성하고 자체 교육시설을 건립하는 등 우리의 꿈을 이루면 그동안의 편견과 고통이 '평화'라는 결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해도 연백이 고향인 서 대표는 한국에서 지난 86년 '공해반대시민운동협의회'를 설립해 초대 회장을 지냈으며, 88년 '공해추방운동연합' 공동의장을 지내고 91년캐나다로 이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등에서 일하다가 2000년 미국 로드아일랜드로 다시 이주해 올해부터 무지개의 집 대표로 활발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사진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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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03/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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