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감독 이민용'독도 수비대' 제작위해 유럽총연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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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감독 이민용'독도 수비대' 제작위해 유럽총연 가다'
  • 이우태 기자
  • 승인 2014.02.1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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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총연 지원약속에 고무,"전 세계 동포들의 관심과 지원 기대"

▲이민용 감독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홍순칠 대장과 33인의 수비대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에 지금도 아찔하다"

오래된 흑백의 거친 자료화면으로 연합국의 국제조약 체결 상황이 펼쳐지고 자막이 뜬다.

1946년 1월, SCAPIN (연합국 최고사령부 각서) 제 677호.일본은 한반도와 울릉도 독도 등을 원래의 주인인 한국에게 반환할 것을 명시한 각서.

흑백 화면 가득 영문으로 된 각서에 서명하는 누군가의 손길...
 
1946년 6월, SCAPIN 제 1033호.
일명 ‘맥아더 라인’, 일본선박은 독도로부터 12해리 이내에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명시한 각서.
 
동해에 독도를 포함해 한반도의 영역임을 표시하는 평화선이 그려진다.
 
1952년 1월, 이승만 라인, ‘평화선’ 선언
이승만 대통령은 독도를 선 안에 둔, ‘평화선’을 선언하고 독도영유권을 명확히 선포한다.
 
이어 동해의 푸른 바다, 그 위로 장중한 느낌으로 물결처럼 떠오르는 메인타이틀 ‘독도 수비대’...
 
영화가 개봉되면 관객들 눈 앞에서 펼쳐질 ‘독도수비대’ 도입부 영상이다.
▲ 영화제작을 위한 사전답사로 독도를 찾은 이민용 감독과 영화 관계자들(사진 맨 왼쪽이 이민용 감독)

'하유미 정선경 주연의 ‘개 같은 날의 오후(제작 이순열/감독 이민용)’의 이민용(56)감독이 제작자인 이순열(독도문화산업전문주식회사)대표 겸 단국대 경영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와 함께  오스트리아 비엔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유럽총연의 총회  축하와 격려차 방문일정을 잡은 새누리당 정우택최고위원,김장실의원, 민주당 진선미 의원 등 일행도 유럽총연합회 2014년도 총회날짜에 맞춰 총회가 열리는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날아갔다.

영화'독도 수비대'를 알리고 투자나 지원 등을 받기 위해서 였다. 이날 총회에서 13대에 이어 14대 회장에 연임된 박종범 회장은 이민용 감독의 영화소개를 총회 식순에 정식안건으로 채택하고  영화를 소개토록 했다. 이 감독은 영화제작의 취지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유럽총연에 영화를 알리려 갔다 돌아온 뒤 본지 사무실을 방문한 이민용 감독은 유럽총연에서의 반응에 고무된 듯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다.

△ ‘독도 수비대’ 영화제작 취지를 들은 유럽총연의 분위기는 어땠나?

 약 10여분간 설명을 했다. 짧고 아쉬운 시간이었지만 ‘독도 수비대’를 만든다는 설명을 들은 유럽 각 나라 한인회장님들의 반응은 애초 기대를 훌쩍 뛰어 넘었다. 전혀 예상 밖이었다.  부부동반으로 이날 총회에 참석한 유럽 각국의 회장단은 제 설명이 중반에 이르자 이 가운데 나이 지긋한 사모님들은 간간히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왜 안그러시겠나. 외국에 나가면 태극기만 봐도 가슴이 먹먹하다는데... 설명이 끝나자 너나 할 것 없이 일제히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마침 총회에 참석한 추교진 핀란드한인회장은 “자신이 울릉도 출신”이며 제가 만들려고 준비 중인 독도 수비대의 주인공 홍순칠대장이 “바로 우리 옆집 아저씨였다”고 반색하며 자초지종 설명을 하는 제 말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며 격려해주시더라.

유럽총연은 이날 총회를 통해서 이민용 감독의 '독도 수비대'에 전폭적인 지원과 투자를 하기로 결의하고 조만간 모금이나 투자 등의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키로 했다.

유럽총연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투자 또는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 이게 불씨가 되고 시발점이 되어 전 세계 동포사회가 이 영화제작의 취지에 공감하고 동참했으면 하는게 솔직한 바램이다.
 
▲ 홍순칠 대장과 33인의 독도 수비대(민간무장 전투조)는 1953년부터 1956년 12월25일까지 3년 8개월 동안 독도를 지키다 국립경찰과 임무교대를 한다.
△ 이 영화를 기획한 때는 언제인가? 특별한 계기라도 있었나?
 
▲ 이 영화를 기획했던 기간은 사실 매우 오래 됐다. 홍순칠 대장의 부인인 박영희(84)여사가 보관해오고 있던 홍 대장의 수기‘이 땅이 뉘 땅인데’의 판권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내가 본격적으로 이 영화를 만들겠다고 결심한 것은 지난 2004년이다. 특별한 계기라고 한다면 현재 우리가 실효지배를 하고 있는 독도를 목숨 바쳐 지킨 홍순칠 대장의 '의용수비대'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지금도 생각해보면 아찔하다. 나는 영화감독이다. 이것을 소재로 영화로 만든다면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 대한 역사교육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에게도 왜곡된 우리 역사를 바로 알릴 수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위 '글로벌 프로젝트'로 이 영화를 만들어 보자하고 결심을 굳혔다. 물론, 흥행도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

독도의용수비대는 1953년 봄 부터 계속되는 일본 해경의 10여차례의 공격을 막아내고 1956년 임무를 마치고 정부와 경찰에 인계할 때가지 목숨걸고 지킨 영토이다. 얼마나 매력있는 영화소재이며 영상교재인가. 
 
하지만  이 감독의 이런 자신감과 의욕과는 달리  현실은 냉정했다.  자본, 배급, 제작을 한 손에 틀어쥐고 있는 국내 영화투자사들에 이 영화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모두 거절당했다. 핑계는 ‘시나리오 완성도가 떨어진다’‘요즘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여서 시나리오를 100번이 넘게 고쳤다. 하지만 대형투자사들의 속내는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한 회피였다는 게 내 생각이다. 캐스팅 역시 한류를 의식한 배우들이 출연을 꺼렸다.
 
영화제작자인 이순열 교수와 의기투합했다.  당시만 해도 잘 나가던 제작자였다. 저와 함께 ‘개같은 날의 오후’를 만들었고, 조폭마누라 1편과 2편은 시쳇말로 ‘대박’을 터트렸다.

좀 더 돈을 벌어 ‘독도 수비대’를 제작할 계획이던 이 교수는 2004년 ‘조폭마누라 3’와’ 인질극을 벌이다 권총자살한 '지강헌'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유명한 일화를 남긴 영화 ‘홀리데이’가 실패하면서 ‘독도 수비대’도 차질을 빚게 된다. 결국 이게 벌써 10년이 지났다.
 
△ 이미 10년이나 지났는데 왜 지금에 와서 이 영화를 다시 하겠다고 그렇게 뛰어 다니나?
 
▲ 독도 문제는 우리의 굴곡진 근현대사로 외교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사안이기는 하지만 최근 일본 ‘아베정권’의 우경화와 독도에 대한 노골적, 공격적 대응 등 일련의 행태를 볼 때 당시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홍순칠 대장과 33인의 수비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잘 알다시피 독도는 경제적, 군사적, 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섬이다.
 
인류의 신 연료로 회자 되고 있는 ‘하이드레이트’매장량은 추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엄청난 것으로 알고 있다. 독도는 어장으로서도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러일전쟁 당시 일본이 전초기지로 삼을 정도로 군사적 요충지가 바로 독도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일본이 군국주의로 회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우려한다.
 
‘아베정권’ 들어서는 더욱 노골적으로 도발하고 있다. 일본이 이렇게 우리를 자극해 공분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데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나 방법은 사실 마땅한 게 없다. 내 생각의 초점이 바로 이 지점이다. 이런 ‘전 국민적 공분’을 문화적으로 승화시키자는 것이다.

영화를 만들어 독도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이나 각오를 새롭게 하고 더 나아가서는 전 세계에 독도문제의 본질과 실상을 널리 알려 더 이상 일본이 이 문제로 시비를 하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독도 수비대’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기획된 영화라고 보면 된다. 지금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교과서‘동해병기’법안이나 ‘위안부문제’역시 방법은 다르지만 세계를 향해서 역사를 바로잡자는 지향점은 같지 않은가.
 
모두가 아는 것처럼 영화가 주는 메시지로서의 영향력은 무엇보다 강력하다.

물론 전제는 이른 바 한 편의 ‘웰 메이드’영화이어야 한다. 요즘 영화판은 ‘작품성’과 ‘상업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대세다. 그렇게 해야 살벌한 영화판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광해, 왕이 된 남자’나 최근 한국영화기록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변호인’같은 영화는 과거 인물이나 역사를 토대로 만들어 성공했다. 전형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영화다.

분장이나 세트로 역사왜곡 논란이 있지만 요즘 인기를 끌고있는 MBC월화드라마 ‘기황후’역시 비슷한 경우다. 요즘 영화나 드라마의 트렌드는 이처럼 역사적 사실(fact)에다 창작의 허구(fiction)를 넘나드는 소위 ‘팩션(faction)'영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내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려고 하는 ’독도 수비대‘도 역사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바로 이런 트렌드를 적용할 것이다. 이런저런 아이디어와 나름의 비책이 있다. 자신 있다.
 
△ 역시 관건은 제작비 마련이고 그 비용이 만만치 않을텐데?
 
▲ 영화의 주 무대가 독도인 만큼 촬영의 80% 이상을 현장에서 진행해야 한다. 바다 위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게 육지와는 비용도 기술적 문제도 크게 다르다. 바다위에서의 전투신도 적지 않다. 울릉도와는 거리가 멀어 왔다 갔다 할 수도 없다.

제작 비용을 100억으로 책정했다. 이른 바 ‘블록버스터’ 영화다. 실제 제작비용과 마케팅 홍보 비용은 약 8:2 정도로 책정하고 있다. 관건은 초기비용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일단 초기비용만 준비되면 그 다음은 별로 어렵지 않게 모을 수 있다.
 
내가 유럽총연에 간 것도 바로 이 초기비용 마련 때문이다.
 
영화판이라는데가 그 특성상 일단 어느 정도의 초기비용이 마련되면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어있다. 돈 냄새와 리스크 양면에 민감한 투자자들의 생리상 어쩔 수 없는 환경이기도 하다.
 
△ 영화제작을 위해서 따로 돕거나 협조하는 사람들은 누가 있나?
 
▲ 독도지킴이로 유명한 서경덕 교수나 가수 김장훈 등 영화제작 취지에 적극 공감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교감을 하고 있다. 특히 가수 김장훈에게는 영화가 본격적인 제작단계에 돌입하면 음악과 주제가를 맡길 생각을 하고 있다. '월드스타'반열에 오른 가수'싸이'도 본인만 괜찮다면 함께 주제가를 부르도록 이벤트도 생각하고 있다. 물론 한류의 한 복판에 있는 엔터테이너로서 이런저런 여건을 봤을 때 수락할 지 여부는 아직 모르는 상태이다.
 
영화제작에 필수적인 관계부처와의 협의도 끝낸 상태다. 국방부, 외교부는 물론 독도해역을 감시하는 해군과 해병대, 독도 수비 경찰 등에는 이미 협조요청을 해 영화촬영에 필요한 장비 등에 대한 지원은 물론 촬영 허가도 다 받아 놓은 상태이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이민용 감독은 그동안 여러 가지로 꼼꼼하게 준비를 한 듯 질문에 막힘이 없었다.
▲ 독도 수비대 대원들이 망원경을 들여다 보며 전방 사주 경계를 하고있다.('독도의용수비대'라는 한자가 쓰인 푯말을 앞에두고 사진을 찍었다)


요즘 일부에서는 왜 독도문제를 자꾸 부각해 일본과 껄끄러운 관계를 만들려고 하느냐는 시각도 있는게 사실이다. 현지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동포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그럴듯한 논리를 끌어다 붙이기도 한다.
 
그런 논리라면 왜구 침략에 맞선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업적은 무색해 진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안중근 같은 의사는 바로 ‘테러리스트’가 된다. 이는 사대주의 또는 식민사관에 맞닿아 있는 위험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수탈과 굴욕을 강요당했던 한일간 과거사 문제가 아직도 정리가 되지 않은 채 지금 이 순간에도 무기만 들지 않았을 뿐 사실상 전쟁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 설고 낯 설은 타국만리에서 ‘위안부 문제’나 ‘독도’, ‘동해병기’등에 대해 생업을 뒤로 하고 이를 바로 잡으려고 밤 낮을 가리지 않고 백방으로 뛰는 한인동포들에게도 모욕적인 언사가 아닐 수 없다.

'독도 이제는 문화로 지키자' 이 슬로건은 이민용 감독이 이 영화를 기획하면서 내건 모토이다.
그는 강조한다. 일본에게 역사를 왜곡하는 억지궤변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우직하고 뜨거운 가슴이 있다. 
 
나는 한 사람의 한국인으로서, 영화인으로서 독도의용수비대 홍순칠 대장의 삶에 주목한다.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1953년 초 전쟁을 틈타 독도를 강탈하려는 일본의 야욕에 맞선 홍순칠 대장.
 
그는 신혼의 단꿈도, 평생 부귀를 누리기에 충분했던 그 많던 재산도 깃털처럼 여기고 몽땅 독도에 바치며 33인과 함께 의용대를 조직해 일본에 결연히 맞선다.  열악하기 그지없는 먼 바다 한 가운데 독도에서 혹한과 폭풍을 견디며 거듭되는 일본의 공격을 막아낸 '독도의용 수비대'.
 
이 역사적 사실을 영화로 만들어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야 말로 독도가 우리 땅임을 증명하는 가장 효과적 방법이라는 사실을......!
 
이민용 감독은 마지막으로"모쪼록 유럽총연의 박종범 회장과 회장단이 제 설명에 공감하고 흔쾌히 도와줄 방법까지 결정해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 이게 불씨가 되어 영화가 제작될 수 있도록 전 세계 한인동포들의 애정어린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며 영화제작에 대한 열정과 목표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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