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귀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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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귀하고 아름답다
  • 이계송
  • 승인 2013.12.1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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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미주뷰티여성경영인협회 회원들과 홍콩 여행을 마치고,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숲체원>에서 2박3일을 체류했었다. 나로서는 세 번째 방문이었는데, 이번에는 어느 때 보다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난생 처음 <숲 해설가>를 만났고, 숲속을 거닐며 그분으로부터 다양한 풀들과 나무에 대한 해설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해설을 통해서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은 귀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새삼 절감하게 되었다. 또한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나름대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 그래서 아무리 보잘 것 없어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바로 <숲체원>에서 얻은 교훈이었다.

숲 해설가는 시시하게 생긴 풀 한포기에 대해서도 이름을 부르며 그 사연을 설명해 주었다. <개망초>는 국화과의 식물이다. “아이들은 계란 후라이꽃(달걀꽃)이라고 부른다. 흰 꽃 가운데 노란 빛이 있기 때문이다. 꽃 하나에 씨가 아주 많아 번식력이 강해 농사가 다 망한다고 해서 개망초라고 했다”는 것이다.

나뭇잎이나 풀잎의 경우, 줄기 밑에 층에서 자란 나뭇잎들이 위층에서 자란 잎보다 잎사귀가 더 크고 넓게 벌어진 이유가 있는데, 햇볕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아래층의 나뭇잎이 몇 배 더 노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사람도 마찬가지다. 첫째에 늘 치여 자란 둘째가 훨씬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한국의 대표적인 상록수는 소나무다. 그런데 소나무처럼 비슷한 소나무과 나무들이 많다. 잣나무가 하나의 예다. 소나무는 솔잎이 2가닥이고, 솔잎을 반으로 자른 단면은 반달모양인데, 잣나무는 5가닥이 하나의 잎사귀를 이루고, 단면은 삼각형이다.

갈대와 억세 그리고 달뿌리풀은 비슷해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자라는 서식지가 다르다고 한다. “갈대는 갈대이삭에 줄기가 대나무 같다고 하여 갈대라고 부르기도 하며 어두컴컴한 밤에 큰 바다의 파도와 세찬 바람 때문에 더 이상 건너 갈대가 없네 하면서 바다가 보이는 물가 주변에서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이상 갈대가 없다고 하여 갈대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것...“보통 ‘의악새’로 발음하는 억새는 잎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톱니가 있어서 억새라고 부르며, 길다란 잎이 뿌리 쪽에 나있어 풍파에 견딜 만해 사방이 한눈에 보이는 산마루에서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때 사약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었다는 천남성이라는 옥수수 같은 빨간 열매가 달린 야생화도 보았다. 너무도 예쁘고, 발음이 “첫 남성”과 비슷하다. 이 천남성으로 만든 사약의 '사'자는 죽을 사(死)가 아닌 내릴 사(賜)를 썼다면서, 정2품 이상에게만 임금이 특별히 내렸다기에 우리는 한참이나 웃었다.

숲 해설가의 얘기는 재미있고 무궁무진했다. 우리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사람들도 제 각기 태어난 사연이 있고, 그 사연 사연이 각자에게는 절절한 의미를 갖는다. 대부분은 평생 아무도 거들 떠 보지 않는 들꽃들처럼 그렇게 살아간다. 가수 장사익이 불러 히트를 친 <찔래꽃>이 그렇다. 그가 가수가 되기 전 무명시절, 자기 아파트 앞에 쓸쓸히 피어있는 <찔래꽃>을 보면서 “자기 인생도  <찔래꽃>같아 보여 슬펐다”면서 가수로 데뷰하며 이를 노래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조용필의 <들꽃>을 부르기 좋아한다. “나 그대만을 위해서 피어난 저 바위틈에 한 송이 들꽃이요. 돌 틈 사이 이름도 없는 들꽃처럼 핀다 해도, 내 진정 그대를 위해서 살아가리라...(중략)... 수많은 꽃 중에 들꽃이 되어도 난 행복하리.” 들꽃처럼 살아가는 우리같은 보통사람들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그러 하겠는가?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귀하고 아름답다.

이계송(해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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