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주재료, 배추(Baechu)로 통일되게 표기하자
상태바
김치 주재료, 배추(Baechu)로 통일되게 표기하자
  • 우리신문
  • 승인 2013.11.25 10: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건강발효식품의 대명사인 김치(Kimchi)와 김장문화가 오는 12월 유네스코 세계 인류무형유산으로 등록이 거의 확실시된다는 매스컴 보도는 재도이칠란트 한인들에게 큰 기쁨이자 자부심이 되고 있다. 아마도 타국거주 동포, 국내 국민들도 같은 마음 일게다. 이에 기쁜 마음으로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가 외국어로 어떻게 표기되나 알고 싶어 근간에 발간된 한국 홍보서적을 몇 권 뒤져보았다.

그런데 대한민국 문화, 체육, 관광부 산하 문화홍보원(주독한국문화원장 윤종석) 에서 지난 해(2012)에 도이칠란트어로 발간한 16쪽 9째줄에 ‘Baechu(배추)’라는 표기는 없고 ‘Chinakohl’ 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또 주독일대한민국대사관(대사 김재신)과 재유럽한인총연합회(회장 박종범)가 한독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금년 3월 도이칠란트어와 한국어를 병기해 발간한 <한식 (Koreanische Kueche)> 28쪽 6째줄에는 배추잎을 ‘Kohlblaetter’로, 22쪽 10째줄에는 배추를 ‘Kohl’로, 23쪽 20째줄에는 배추잎을 ‘Kohlblatt,’ 96쪽 김치 만드는 방법 3째줄에는 배추를 ‘Chinakohl’이라고 표기했다. 주독한국문화홍보원과 한국관광공사 프랑크푸어트지사 후원으로 1987년 프리스마 출판사가 도이칠란트어로 발간한 책 46쪽 13째 줄에는 ‘배추’가 봐이스콜('Weisskohl' 양배추)로 표기됐다.
 

한편 한국관광공사가 발행한(발행일 미표기) 잉글리쉬판 60쪽에는 배추가 ‘Korean Cabbage’로 표기 되어 있다. 한 마디로 일관성도 없고 줏대도 없어 보인다. 왜 이렇게 표기되었을까? 또 ‘배추’라는 우리말 원어는 어디로 갔나?

도이칠란트에 살고 있는 나는 ‘치나콜 (Chinakohl)’이란 표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추측해 본다. 현지인들이 양배추를 ‘Kohl’로 표기해 오던 터에 30여 년 전 네덜란드 중국상인들에 의해 상륙한 배추를 처음 보았을 터이니 중국배추라 즉 ‘치나콜’이라고 불리게 되었으리라. 아울러 잉글리쉬판 표기 ‘Korean Cabbage’는 아메리카합중국(U.S.A.)에서 양배추를 ‘Cabbage’로 칭하니 앞쪽에 Koran을 붙여 한국배추라고 표기 한 듯하다.

한국어를 외국어로 번역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기왕 번역을 할 바에는 고유명사는 원어 발음을 그대로 표기하고 또 종합적인 판단을 곁들여 미래를 내다보는 식견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김치는 한국 배추를 우리 전통방식으로 담그는 것이 최고의 맛을 낸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지금까지는 도이칠란트에서 우리 ‘배추’도 중국배추(일명 호배추=키가 큰 배추 종류)와 구분되지 않고 ‘치나콜’이라고 불렸지만, 이제는 세계가 인정하는 김치 종주국으로 당연히 한국 '배추(Baechu)'로 표기 되어야 하겠다. 만약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최소한 Koreakohl로 통일되어야 할 것이다.

노파심인지 모르지만 일본이 먼저 우리 ‘동해’를 ‘일본해’라고 명명해 세계에 알린 결과 지금 우리 정부의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해로 단독표기가 아닌 ‘동해와 일본해’ 공동 표기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은 현실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
그동안 우리 문화를 해외에 홍보하는 관계기관의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 그 노력에 더해 기왕이면 유네스코에 제출한 김치관계 서류에 ‘Baechu(배추)’라고 표기되도록 하는데도 노력하길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외국 어느 곳에 가더라도 ‘China kohl’ 또는 ‘Korean Cabbage’가 아닌 'Baechu'라고 우리 소리말로 표기되어 ‘배추’로 읽혀지기를 학수고대한다.

내친김에 도이칠란트 아니 전 유럽에 살고 있는 우리 한인들은 현지 상점에서 ‘Chinakohl’로 표기된 우리 배추를 보면 ‘Baechu’라고 바로잡아 주길 당부하고 싶다.
20여 년 전부터 도이칠란트내에서 한인들이 한국 배추씨앗을 가져와 재배하는 배추농장 몇 곳이 있다. 그런데 배추의 주요 고객이 한국인임을 눈치 챈, 발 빠른 현지인 농부들이 우리의 전통적인 키가 작고 통통한 한국배추를 재배하게 되면서 요즈음은 도이칠란트의 대형체인 슈퍼마켓에서도 쉽게 우리 배추를 구입할 수가 있다.

우리신문 유종헌 기자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