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상대회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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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상대회 소고
  • 한경록 광주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
  • 승인 2013.11.0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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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일부터 3일간 빛고을 광주에서 제12차 세계한상대회가 열렸다. 한상(韓商)은 중화권의 화상(華商), 인도의 인상(印商), 유대인 중심의 유상(猶商)과 같은 개념이다. 2002년 출범한 세계한상대회는 해마다 1,000여명의 재외동포 경제인들이 한국을 방문하여 기업들과의 비즈니스 상담을 통해 많은 성과를 이루어냈다.

올해는 총 45개국에서 국내외 경제인 3,000여명이 참석했다. 숙박시설 부족 등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두어 그야말로 실질적인 비즈니스 대회를 만들었다. 대회를 공동 주관한 재외동포재단, 광주광역시, 매일경제신문·MBN 모두 대회 성공 개최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것에 박수를 보낸다.

세계한상대회의 초창기에는 네트워크 기반을 조성하고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진행하였으나, 최근에는 MOU 체결 등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다양하고 내실있는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통해 45건의 MOU를 체결하고, 4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 및 수출협약을 맺는 성과를 올렸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지역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비즈니스 활동에 중점을 두고 추진한 결과이다. 잠재적인 기술과 역량을 갖춘 지역 기업을 해외 시장에 널리 알릴 수 있었고, 지역적으로는 질서와 청결 등 시민의식을 높이고 자원봉사 활동을 활성화하는 계기로도 작용했다. 이제는 대회기간 동안 만들어진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확대해 나가야 한다.

역대 최대의 경제 대회로 성료했음에도 대통령의 축사를 듣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쉽다. 더구나 이번 대회의 슬로건이 ‘창조경제를 이끄는 힘, 한상네트워크’여서 창조경제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참석했다면 큰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특히 호남권 최초로 열리는 대회였던 만큼 지역 경제에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럼에도 역대 최고인 30여개 국가에서 120명의 영비즈니스리더가 대거 참가하여 전면에 부각되고 대회 분위기를 주도한 부분은 특기할 만하다. 한상들의 자연스런 세대교체를 통한 대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가늠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차기 대회에서는 그동안 포럼 참여 등에 그쳤던 영비즈니스리더에게 기조연설 등 더욱 의미있는 시간을 할애해 줄 필요가 있다.

식품외식, 섬유패션, 첨단IT, 비즈니스서비스의 4개 분과로 나누어 진행된 비즈니스 네트워킹 세미나도 앞으로는 개최지의 산업 특성에 맞춤화된 분과 구성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세미나 내용이 한상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점도 개선할 여지가 있다. 또 단순한 정보를 제공하는 세미나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멘토링 세션을 강화해 볼 필요도 있다.

창조경제의 흐름 속에 향후 세계한상대회는 유형의 상품뿐만 아니라 문화산업, 디지털컨텐츠산업 등 새로운 창조산업 분야의 상품을 선보이고 유통시키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민국의 발전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와 창조경제를 한상들에게 각인시키는 기회도 될 것이다.
그리고 한상들이 국내에 직접투자를 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국내기업의 해외 사업 진출에 한상들을 연계해 주거나, 한국산업인력공단 등 정부의 지원과는 별도로 민간 차원에서 세계한상대회를 통해 대륙별로 한상 기업과 연계하여 국내 인력의 해외 취업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또한 K-Food, K-Fashion, K-Culture 등 한국의 상품과 문화에 관심을 갖는 해외 현지 바이어들이 더 많이 동참하도록 유도하여 세계한상대회가 글로벌 시장 그 자체로서 자리매김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한경록(광주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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