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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전 총리, 괴테대학서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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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전 총리, 괴테대학서 특강
  • 우리신문
  • 승인 2013.11.0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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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황식 전총리가 강연을 마치고 기념촬영(사진 왼쪽부터)조익제 변호사, 모리쯔 벨즈 교수, 김 전총리 내외, 안연선 교수, 볼프강 하인리히 변호사
요한 볼프강 폰 괴테-프랑크푸트트 대학교(Johann Wolfgang von Goethe Universitaet Frankfurt am Main, 이하 괴테대학)한국학과(안연선 교수)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초청, 한국에 관한 특별강연회를 열었다.

지난달 26일 오후 4시부터 괴테대학 ‘레나테 폰 메츨러(Renate von Metzler Saal) 강의실’에서 열린 이날 특강에는 모리쯔 벨쯔(Prof. Dr. Moriz Baelz) 법학교수 등 교직원과 학생 100여 명이 참석하여 강연을 주의 깊게 경청하는 등 한국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강연은 괴테대학 한국학과 안연선 교수가 김 전 총리 초청특강을 열게 된 동기와 목적을 설명하고 학생들에게 유익한 강연이 되길 기원하는 인사말로 시작됐다. 모리쯔 벨쯔 교수가 김 전 총리의 경력 등을 소개하며 환영했다.

김 전 총리는 강연에 앞서 자신은 서울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법관이 되어 34년간 법관으로 근무하고, 감사원장으로 2년, 국무총리로 2년 5개월을 근무했다고 밝히고, 도이치어로 강연을 시작했다. 강연에는 ▲ 마부르크대학 연수 시절 경험 ▲ 헌법 제정과 제9차 개헌까지의 변천과정 ▲ 법관, 감사원장, 국무총리 경험 ▲ 법률 외 분야에서의 한,독 양국관계 ▲ 한국의 민주화와 산업화 동시 달성 등 폭넓은 내용을 담았다.

끝으로 김 전 총리는 법치주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법률이 통치수단이나 강자를 위한 도구로 사용된 오류도 있었지만, 법은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아름다운 존재이자 수단이라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다. 강연 후 한국의 헌법재판소와 법원의 관계와 역할, 국민참여재판제도 등에 관한 질의응답이 있었다.
 

이날 강연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한국 헌법 제정과 개헌; 독일 헌법의 영향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1948년 제정된 대한민국 헌법은 ‘민주공화국’과 ‘국민주권’을 기본원리로 삼고, 기본권 보장을 위한 상세한 규정을 두는 한편 대통령중심제, 단원제 국회, 사법권 독립 등 자유민주주의적 헌법으로서의 기본적인 틀을 갖춘 것이다. 그 후 9차례 헌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3차 개헌(1960.6.15)에서는 대통령중심제를 의원내각제로 변경하고 국회에 양원제를 도입하였으나 5차 개헌(1962.12.26)에서 다시 대통령중심제와 국회 단원제로 환원했다. 6차 개헌(1972.12.27)은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여 사실상 독재의 길을 열고 기본권 침해가 우려되는 비민주적 헌법으로 후퇴시켰다. 마지막 헌법개정(1987.10.29)은 여야합의 하에 이루어졌으며 지금까지 25년간 유지되고 있다. 이 헌법은 6차 개헌 이후 지속된 독재체제를 타파하고 민주정부를 수립하고자하는 국민들의 투쟁의 결과로 얻어진 것이다. 이로써 7, 80년대의 독재 통치체제를 종식시키고 새로운 민주체제를 확립하게 되었다. 이 헌법 개정에서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대통령 선출 방식이었는데, 국민의 열망에 따라 직접선거에 의하여 대통령을 선출하고 장기집권을 막기 위해 임기를 5년 단임제로 한 것이다. 기본권도 확대하고, 또 헌법재판소 제도를 새로이 도입했다.

▲ 한국의 민법, 상법, 형법, 행정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등은 큰 틀에서 독일의 것과 유사하다. 그래서 지금도 중요한 법률문제를 연구하거나 재판을 하기 위해 학자나 법관들이 독일의 이론이나 판례를 검토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다. 최근에는 형사재판절차에 직업 법관 외에 일반국민을 참여시키자는 주장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의 배심제와 독일의 참심제가 논의되어 현재 시험 시행 중이다. 다만 배심원의 평결에 대하여는 법관에 대한 권고적 효력만을 인정하고 있다. 현행 헌법은 직업법관에 의한 재판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 독일의 통일, 강한 중소기업 히든 참피언은 한국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다. 독일의 직업교육과 마이스터 제도도 한국의 관심 대상이고,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한국에게 독일은 참고하거나 배울 것이 많은 나라다.

▲ 한국은 2차세계대전 후에 독립한 국가로서는 유일하게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달성한 국가다. 1960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79.-USD였으나, 2012년에는 22,720.-USD로 50년간 290배 증가했다. 2011년, 2012년 연속 연간 무역규모 1조USD를 달성하여 세계 8위의 무역 강국이 되었다. 인구 5천만 이상이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불 이상인 국가를 의미하는 20-50클럽에 가입한 일곱 번째 국가가 되었다. 또한 2009년 OECD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하여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를 주는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 영국의 Economist지는 한국을 아시아에서 완전한 민주주의(Full Democracy)를 하는 두 나라 중의 하나로 평가한다. 국제적 신용평가기관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일본, 중국과 같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가채무는 GDP대비 34%수준으로 재정건전성은 비교적 양호하다. 그러나 저출산, 고령화, 고용 없는 성장과 청년 실업, 비정규직, 소득 양극화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어 이의 해결에 국가의 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

▲ 한국이 반세기의 짧은 시간에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작용도 생겼다. 지나친 경쟁, 성과지상주의, 탈법과 편법, 소득 양극화 등의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국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법치주의의 확립이라고 생각한다. 법이란 사회질서를 규율하는 것으로서 기본적으로는 자기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남을 위하여 자기 권리를 한정하는 것이다. 법을, 권리를 위한 투쟁의 도구가 아니라 함께 더불어 잘 살아가기 위한 도구로 생각할 때 세상은 더욱 밝게 발전할 것이다.

우리신문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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