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 푸드 트럭 '밥(bap)', 한식 세계화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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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와 푸드 트럭 '밥(bap)', 한식 세계화 연다
  • 신지연 재외기자
  • 승인 2013.09.0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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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만든 한식 아내가 홍보

▲ 밥 로고.
오타와 푸드 트럭 '밥(bap)'(115 Bank Street 사장: 정하나, 쉐프: 조이룩)의 정하나 사장은 지난해 여름부터 오타와 지역 파머스 마켓에서 김치류, 고추장 및 간장 소스 등을 만들어 캐나다인을 대상으로 판매하면서 식당을 열어 보라는 손님들의 격려로 여러가지 가능성을 모색하던 중 오타와시에서 추진한 ‘다양하고 건강한 길거리 음식’ 프로그램에서는 20년만에 20곳의 푸드 트럭 및 카트를 새로이 선발한다는 기사를 우연히 발견하고, 마감일 10일 밖에 안 남았었지만 밤새워 사업계획서 및 지원서를 제출했으며, 선발위원회로부터 꽤 높은 점수를 받아 17개 중의 한 곳으로 정해지고 다운타운에서도 좋은 곳을 선택해 '밥(bap)'을 운영하게 됐다.
오전 11시 다운타운 중심가에서 월요일 점심 시간을 열고있는 푸드 트럭 '밥(bap)'의 정하나 사장을 만났다.

신지연 기자: 푸드 트럭 "밥(bap)"을 열며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다면?

▲ 푸드 트럭 밥(bap)의 정하나 사장.
정하나 사장: 음식의 기본이 되는 소스와 한국을 대표하는 김치를 만드는 우리만의 레시피는 이미 있었고 그간의 손님의 반응에 따른 자신감도 있었기 때문에 다른 지원자에 비해 짧은 준비기간이었지만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현재, 쉐프로 일하는 남편이 4년 전 캐나다에 왔다가 정통 한국요리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귀국해 궁중요리, 전통주 등을 배우고 연구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다시 돌아온 것도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돌아보면, 힘들었지만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고 헛수고는 더욱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지연 기자: 제공하는 음식은 어떤것이 있으며,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많은 음식은 무엇인가?

정하나 사장: "밥(bap)"이라는 이름을 보시면 금방 아시겠지만 밥이 주제이며, 그 중에서도 전세계에 잘 알려져 있는 비빔밥이 주된 메뉴입니다. 취향에 따라 소고기, 매운 닭고기 또는 두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처음엔 소고기가 가장 인기있었고, 현재는 닭고기가 반응이 좋아 많이 늘어 두 가지가 비슷한 비율입니다. 두부는 비건을 포함한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로 나름의 고정팬들이 있습니다. 
 
신지연 기자: "밥(bap)"만의 아주 특별한 것이 있다는?

정하나 사장: 기본적으로 비빔밥 자체가 가지는 우수성이 있습니다. 다양한 영양소가 잘 어울어져 있고 시각적으로도 예쁘기도 하고요. 한국음식을 난생 처음 접한다는 손님도 많았는데, 이런 분들도 크게 당황해 하지 않고 맛있다고 합니다. 저희는 조금 더 나아가, 아무리 길거리 음식이지만 한국인으로서 한국음식에 대한 안 좋은 인상을 남기지 않도록 음식을 준비하는 세세한 부분에서 신경을 썼습니다. 예를 들어, 비건 및 채식주의자, 그리고 늘어가는 글루텐 프리를 찾는 분들을 위한 소스 및 메뉴 구성입니다. 또한, 사용되는 육류 모두 캐나다산을 사용하며, 그날 소비하는 음식만을 준비해 당일 판매하고 남는 음식이 있으면 폐기하는 식으로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메뉴만을 주로 하기 때문에 필요한 재료를 미리 예측하고 통제가 가능한 것으로 봅니다.

▲ 푸드 트럭 밥(bap)의 점심 풍경.
신지연 기자: 오타와에서 한식을 길거리에서 소개하는 첫번째 주인공이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램이 있다면?

정하나 사장: 분명 영리를 추구하는 비즈니스이지만 그에 그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처음 캐나다에 왔을 때, 캐나다의 수도인 오타와에 한국문화의 부재를 많이 느꼈고,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올해 저희가 오픈한 비빔밥 비즈니스가 그 시작이라고 봅니다.
내가 누구인지 알리는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언어와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저희 푸드카트 브랜드로 ‘밥’이라는 한글을 발음기호와 함께 사용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오타와 시청에서 자체 웹사이트에 선발된 비즈니스 명단을 발표할 때 시스템에도 없는 한글을 구해 그대로 게시하는 등 정성을 보여줘 고맙고 뿌듯했습니다. 또 음식을 주문하면서 부끄러워 하면서도 비빔밥이라는 단어를 발음하려는 고객분들, 한국에 가봤다면서 몇가지 인사, 간단한 주문 정도는 한국말로 하는 분들, 줄 서있으면서 함께 온 친구 또는 동료에게 비빔밥에는 무엇이 들었는지, 소스는 어떻게 사용하는지, 함께 나오는 김치는 왜 몸에 좋은지 등을 설명하는 캐나인들을 보면 정말 일하는 보람을 느끼지요.

▲ 처음 먹는 '밥'이지만 매일 먹는것 처럼 즐거운 현지인.
길거리 음식이라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캐나다인과 교류할 수 있는 장점을 활용하고자 합니다. 올해 한국 캐나다 수교 50주년이고 오타와시의 한국 주간 지정 등 뜻깊은 시점이어서 이 또한 연계 홍보하고 싶었는데, 워낙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 자리 잡는데 중점을 두다보니 뜻대로 하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하지만 앞으로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준비하려고 합니다.
또 다른 계획으로는 한식의 대표적인 부분, 김치, 비빔밥, 장류를 이미 소개 시작했으니 앞으로는 한국 술의 우아함을 알려가는 쪽로 비즈니스의 방향을 잡으려고 합니다. 쌀로 만든 술이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일본 사케와 달리 한국의 술이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왜 멋진지,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주고 자랑하는 일을 해가는 것이 계획입니다. 술은 안주와 곁들여지는 만큼, 여전히 한식을 벗어나지 않으므로 지금 하고 있는 사업과 연계해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타와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한국 이미지로 아담하게 꾸려진 양조장을 만들어 나이아가라의 와이너리들처럼 방문객이 둘러보고, 안주와 곁들여 시음하고, 사갈 수 있게 운영하는 것이 궁극적인 꿈이지요. (웃음)

▲ 참기름을 듬뿍 치는 부부.
오전 11시부터 2시까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주 5일간 남편이 정성껏 만든 한식을 아내가 거리에서 홍보한다. 태극기와 한글 '밥'이 달린 깃발 아래서.
처음 먹어본다며 수줍게 말하며 아주 천천히 음식을 음미하던 아주머니는 아주 맛있다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여기 다 들었어요"라고 말한다.
이미 단골이 되었다는 손님, 동료 직원들과 단체로 나온 단골팀, 지나가다가 호기심에 줄을 선 사람 사람까지 순식간에 트럭 앞엔 긴 줄이 만들어진다.
오타와 역사와 함께 숨쉬는 거리 중심가에 위치한 푸드 트럭 '밥(bap)', 한식을 널리 알리고 또한 한식이 더욱더 사랑받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초석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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