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논단)다음세대를 위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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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논단)다음세대를 위한 투자
  • NZ 일요신문
  • 승인 2003.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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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국이민의 역사이기도 한 미국이민이 100주년을 맞는 해이다.
1903년 1월 13일 102명의 선조들이 처음으로 미국 하와이에 도착한 것이 한국이민
역사의 효시였다.
그리고 100년이 흘렀으니 보통 한세대를 30년으로 볼때 한국 이민자들도 5세대를
이어오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이민 100주년을 기념해 미국 교민사회는 물론 한국내에서도 김대중 대통령이
올해를 '한인의 미국이민 100주년 기념의 해'로 지정, 선포하는 등 이민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뉴질랜드 이민역사는 20여년전부터 개인적인 일로 뉴질랜드에 온 원로급도 있으나
대체로 뉴질랜드 정부가 이민 문호를 개방해 한국 출신 이민자들이 대거 들어온
90년대초를 기준으로 10여년을 보고 있다.
한국이민 100년에 비하면 짧은 역사이나 강산이 한번 바뀐다는 무시못할 시간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한국초기이민이 가난을 떨치기 위한 생계형 이민이었다면 90년대 불기 시작한 뉴
질랜드 이민은 이른바 '삶의 질'을 찾아온 목적형 이민으로 규정될 수 있다.
특히 자녀교육 문제는 항상 화두가 돼왔다.
자녀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인으로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이 자기 세대의 희
생을 각오하면서도 보통 교민들이 첫 손가락으로 꼽는 소망이라는 점은 과언이 아
니다.
이런 관점에서 이민 5세대를 맞는 미국 교민사회에서 명문 하버드대 출신 교민자
녀가 미국 회사의 입사 면접에서 한국말을 못한다는 이유로 탈락하고 자살한 사건
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기서도 두 자녀가 4년여동안 학교에 잘 적응하고 부모도 뉴질랜드 생활에 만족
했던 한 교민가정이 자녀들이 점점 한국의 정서를 잃어 버리는 것을 안타까워 해
한국으로 돌아간 일은 비단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 1.5세대가 여기서 학교
를 졸업하고 서서히 사회에 진출하고 있는 시점의 뉴질랜드 교민사회에서 고민해
야 될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세대가 흘러 점점 한국어를 잊어 버리고, 한국에 있는 것보다 현지에서 지내는 것
이 더 편하게 느껴지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기회가 적어지면서 자연히 한국인으로
서의 정체성과 한국에 대한 애정도 잃게 되는 것이다.
개인주의로 흘러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기본적으로 자녀의 의사를 존중해 주어야
하겠지만 큰 방향을 잡아 주어야 할 교민 부모들의 입장은 쉽지 않은 노릇이다.
이제 이민 1.5세대를 지나 2세대를 맞고 있는 뉴질랜드 교민사회에서 과연 다음
세대를 위한 진정한 투자는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해 볼 시점이다.  
                                             <전재우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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