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표현보다는 진의가 무엇인가를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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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표현보다는 진의가 무엇인가를 봐야
  • 국회의원 김성곤
  • 승인 2013.07.1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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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강제적 당론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 회의록 열람’에 반대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필자가 반대한 것은 당론이 아니고 정상회담 회의록 열람을 둘러싼 정치권 전체의 싸움에 대한 반대였다. 

여야 의원들은 회의록 열람을 통하여 과연 고 노무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느냐 아니냐를 확인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열람위원들에게 진정 부탁하고 싶은 것은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사이에 오간 대화의 구체적 표현보다는 대화에 담긴 진의가 무엇인가를 봐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 당의 유불리를 비추어 ‘해석’할 것이 아니고 민족 전체의 이익에 비추어 해석해야 참으로 열람을 제대로 한 것이다. 

우리 정치인들이 똑같은 표현이라도 문맥 전체를 보지 않아 상대방에게 오해를 받는 경우들이 얼마나 많은가? 특히 남북 간의 대화는 더욱 그럴 것이다. 회의록에 나타난 NLL에 관한 언급이 어떻게 되었든 말 자체보다는 말에 담긴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이 무엇이냐가 더 중요하다. 똑같은 표현이라도 매국적인 짓을 한 것인지 아니면 한반도 전체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 것인지 그 의도가 180도 다를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든 박근혜 대통령이든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다. 적어도 선거로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면 어느 정도의 상식과 양심을 믿어줄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대통령을 선택한 국민도 문제다. 필자가 NLL 공방에 대해 유감스러운 것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이 무엇인가 보다는 말단적 표현에 초점이 맞추어져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가 통일되어 DMZ도 NLL도 다 없어지는 날 오늘날 대화록 열람을 둘러싼 논쟁을 후손들은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베를린 장벽처럼 우리 한반도에도 이 분단의 경계선들이 언제가 사라지고 자유롭게 남북이 왕래하는 날이 오기를 학수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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