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사회 한글교육의 민족사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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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사회 한글교육의 민족사적 의미
  • 김길남 본지 편집위원
  • 승인 2013.07.1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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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한인들은 정보통신의 발달로 좁아진 지구촌시대 한국과 정치 경제 문화부문으로 밀접한 나라인 미국의 영어를 배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한국인들의 Native Language를 쓰지 않는 미국으로 이주해 다민족 사회속에서 정체성 유지를 위한 모국어 교육과정에서도 사회인식의 편차와 환경적 제약으로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주 동포사회는 대체로 사회발전 지향성을 크게 3가지로 분류 할 수 있다. 미국에 거주하면서 고국을 지향하는 Diaspora형과 고국의 전통을 하루빨리 버리고 미국화 하는 Main Stream형, 그리고 한국도 미국도 아닌 혼합형으로 대별할 수가 있다.

주류사회에 접목, 진입하기 위해 한국의 모든것을 빨리 잊는 것이 지름길이라는 생각은 120여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미국에서 지난 200여 년 동안 많은 소수민족들이 그들의 정체성 유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정체성과 전통문화를 잃어버린 문화공동체가 없는 슬픈 집단으로 전락한 민족집단의 비애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화가 지배하는 21세에는 문화영역 확충에 국제사회가 치열한 각축을 벌리고 있다. 민족집단이 오랜 세월동안 축적한 지혜를 문화라고 한다면, 언어와 문자는 문화의 혼이라 할 수가 있다. 지구상의 5,000여 민족, 인종별 언어가운데 문자를 가진 언어는 1,800여 종에 불과하다.

언어학자의 조사 통계에 따르면,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소리를 문자로 표기 할 수 있는 표기능력이 영어가 2,000가지 소리를 표기할 수 있고, 중국어가 400가지, 일본어가 300가지의 소리를 문자로 표기할 수 있는 반면 한글은 8,000가지 소리를 표기할 수가 있다. 인류가 사용하는 다른 문자와는 비교를 할 수없는 독보적인 기능을 가진 문자가 한글이다.

유네스코는 한글을 인류문화유산으로 등재하고, 인류의 문맹퇴치 공로자에게 한글 창제자인 세종대왕 이름으로 세종대왕상을 수여하고 있다. 한글의 우수한 기능은 촌각을 다투는 현대 IT시대에 3개의 단어를 컴퓨터에 입력하는데 중국어는 42초 일본어는 31초가 소요되는 반면 한글은 24초에 불과하다.
 
세종대왕 당시에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는 위대한 훈민정음의 창제를 끝까지 반대했는데, 당시 동북아 지역에서 한글이 창제된 1,443년 이전 AD 920년 거란이 세운 요나라 태조가 거란문자를 만들었고, 1119년 금나라를 세운 여진족 아골타가 문자를 만들었다. 그리고 몽골이 세운 원나라의 세조가 한자의 발음으로 몽골어를 표기 할 수 있는 파스파(八思巴) 문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거란이 만든 문자는 1125년 요나라를 정복한 금나라 아골타의 명으로 1191년에 폐기되었고, 금나라 아골타가 만든 문자는 296년 동안 중국을 청나라로 지배하면서도 그들의 문자와 문화를 모두 잃어버렸다. 모음 13개 자음 20개로 소리글에 가장 가까운 몽골의 파스파 문자 역시 소멸되어 몽골은 1945년부터 러시아 키릴문자를 빌려서 쓰고 있다.
 
한족(漢族)들이 세운 명나라를 무력으로 점령하고 청나라를 세운 여진족들은 296년이나 청나라를 운영하였지만 그들은 문화와 언어 문자를 모두 잃어버린 것이다. 오늘날 중화인민공화국에 남아 있는 여진족들은 그들의 뿌리와 문화, 언어를 애타고 찾고 있다. 무력으로 정복하고 문화적으로 정복당한 역사의 결과를 낳았다.
 
지금은 없어지고 기록에만 남아있는 거란족, 여진족의 문자 모두가 한글과 같이 독창적으로 창제된 것이 아니라 상형문자인 한자를 변형한 것이었다. 이와 같이 기존문자의 활용을 문자 창제 수준으로 본다면 한자의 음과 운을 빌려 우리말을 표기한 초기 이두문자는 BC 929년 우리나라 왕두가 제정해, 거란이나 여진보다 무려 1,800년이 앞서고 AD 690년 신라의 설총이 집대성한 이두로 기준으로 하여도 300년이 앞선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다민족국가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문화전쟁이 전개되고 있다. 미주한인사회가 한국어와 더불어 민족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한글을 2세들에게 전수 하는 것은 5,000년 한민족의 민족혼을 계승하게 하는 것이다. 또 위대한 인류의 문화유산인 한글을 세계에 보급하고, 교육하는 일은 한글의 가치를 전 인류가 공유하게 하여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실천으로 최초의 우리민족국가 이념이기도 하다.

김길남 (본지 편집위원, 한국문화국제교류운동본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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