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한(韓)문화주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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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한(韓)문화주간' 만들자!
  • 박상석 기자
  • 승인 2013.06.2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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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신문·한민족평화통일연대 공동주최 ‘한(韓)문화주간 제정을 위한 토론회’

   
▲ 재외동포신문과 한민족평화통일연대가 공동주최한 ‘한(韓)문화주간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17일 오전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재외동포신문(대표 이형모)과 한민족평화통일연대(이사장 김성곤)가 공동주최한 ‘한(韓)문화주간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17일 오전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민주당 안민석 국회의원과 새누리당 윤명희 국회의원, 각국 재외동포 지도자, 관계기관 실무자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토론회 개회사에서 이형모 본지 대표는 “세계한인회장대회를 하루 앞두고 열린 세계 한(韓)문화주간(The Korean Week)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오늘 열리는 토론회는 730만 재외동포가 한민족으로서 문화적 자긍심을 갖고 한민족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드러낼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여러분과 함께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자기정체성이 확고한 사람은 어디에 살든지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다”며 “다인종, 다민족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글로벌 무대에서는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뚜렷이 하면, 한인사회는 물론 다인종, 다문화사회에서 진정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명숙 세계한인민주회의 명예의장은 축사에서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여러분과 또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한마음일 많은 분들의 우리 역사에 대한 사랑과 자긍심 덕분에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서 그 중심을 잃지 않고 문화적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세계 한문화주간을 정해 세계 곳곳에서 우리 문화를 널리 알리고 나눌 수 있다면, 재외동포와 재외국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드높임과 동시에 문화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의 저변을 든든히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세계한인민주회의 수석부의장으로 한민족평화통일연대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김성곤 국회의원은 ‘세계 한(韓)문화주간(The Korean Week) 등에 관한 법률안 제정의 필요성과 그 의의’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매년 10월 ‘세계한인의 날’을 전후로 개천절(10월 3일)부터 한글날(10월 9일)까지의 기간을 ‘세계 한(韓)문화주간(The Korean Week)’으로 정하여 한민족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도록 함으로써, 평화를 사랑하는 한민족의 개국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 국내에 널리 알리려는 것이다”고 제정안의 입법 취지를 밝혔다.

김성곤 의원은 현재 급격한 사회변화에 따른 개인주의 심화로 국민통합이 중요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재외동포 2세들의 정체성 혼란, 또한 오랜 분단 상황으로 남북 간의 문화적 이질성이 심화된 상황에서 민족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계기로 ‘한문화’의 중요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개별 법제화의 필요성이 크다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해외에서 11년 동안 재외국민으로 생활한 경험을 통해 김선일 피살사건과 관련해 국회에서 관련 문제를 다루면서 ‘한국인라는 정의’, ‘재외동포의 정체성이 무엇이냐’는 의문을 가졌다”며 “혈통 중심보다는 문화 중심으로 가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어 한인이 아닌, ‘한문화주간’으로 했다는 설명으로 법률안 제정에 적극 나선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김 의원은 개천절부터 한글날까지 1주일을 한문화주간으로 제정할 경우, 한류의 세계화와 더불어 국가가 주도적으로 한민족의 전통문화를 고양하는 각종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대내외적으로 민족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국가 위상을 고양하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한문화주간 제정안이 국가, 지방자치단체, 재외공관이 세계 한문화주간 행사를 매년 의무적으로 개최하도록 하는 것에 대해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민족의 특성 및 개성을 잘 나타내는 ‘한문화’의 의미와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고 거듭 한문화주간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민족 고유의 문화를 선양함으로써 민족 정체성과 위상을 재정립 하려는 측면으로 이해할 것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또 10월 5일 세계한인의 날과 관련, “세계한인의날은 재외동포재단에서 재외동포들을 위한 행사를 하고 있을 뿐, 해외에서 재외동포들이 특별히 행사를 하거나 기리고 있지 않은 게 현실이다”는 비판도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세계 한(韓)문화주간(The Korean Week)’ 등에 관한 법률안 비용 추계 설명에서 “2012년 178개 재외공관 중 125개 공관(70%)이 국경일 기념식을 개최했으며, 일부 신설, 소규모 공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관에서 개천절과 광복절을 계기 국경일 행사를 개최했다”며 이러한 행사의 시기 및 내용을 조정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할 경우, 국경일 행사의 내실화에도 불구하고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광규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늦은 감이 있지만 김성곤 의원의 한문화주간 제정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다고 밝혔다. 이 전 이사장은 “한국과 일본, 중국이 미국에서 아주 무서운 문화전쟁을 하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SAT( Scholastic Aptitude Test: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자국 언어를 넣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경쟁이 한 예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공자학당을 설립하는데 국가적 지원을 하고, 일본은 인본재단(Nippon Foundation)을 통해 문화예산을 두 배로 늘려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도 그 한 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전 이사장은 “한인주간 제정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국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외국인을 포용하는 문제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태권도를 그 한 예로 들면서 “교민사회가 2세로 넘어가는 매우 중요한 이 시기에 한국 전통문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홍보하는 게 매우 중요한 이 시기에 한문화주간 제정은 참으로 적절한 일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토론에 나선 박종범 재유럽한인총연합회장은 먼저 “‘세계한문화주간’보다는 ‘세계한인문화주간’, 또는 ‘한민족주간’으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 회장은 또 “세계 한인들이 8·15, 설(구정) 맞이 행사, 한가위 행사 등으로 각각 나누어 문화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대사관이 주관해서 한인회, 문화원들을 망라해 세계한인문화주간 안에 넣어서 전 세계 한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행사를 진행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박 회장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동시에 현지 주류사회에 ‘어떻게 융합할 것인가’, 또 ‘어떻게 조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한인동포들에게 매우 중요한 이들 행사의 경우에도 각 나라별 특성을 고려해 진행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안영집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장은 토론에서 “세계한문화주간 제정에 대해 반대하는 분들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만약 행사를 한다면, 공관의 주요 국경일 행사와 겹치는 부분은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 국장은 또 “국내에서도 서울은 좋은데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자치단체별 기념행사를 하도록 하고 있어서 국기 게양을 의무화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에서 국경일에 대해 어떤 책무를 갖고 있는 지 확인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간단체의 일은 법률적으로 제정할 경우, 여러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서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문화 주간에 관한 별도의 입법이 필요한지, 세계한문화주간 행사의 의무화에 문제는 없는지, ‘한민족’ 용어의 사용으로 문제는 없는지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밖에도 안 국장은 “공관이 주로 국경일행사 하는 것은 외교적 행사나 공공행사라는 점에서 현재 하고 있는 공관의 국경일 행사 외에 한문화주간 행사를 할 경우, 이 예산 추계부문을 신중히 고려해 보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지막 토론자 왕길환 연합뉴스 차장은 “법률 제정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본래의 취지에 맞지 않게 한문화 주간이 노는 주간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왕 차장은 “그러므로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이 취지에 맞게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청소년과 차세대를 끌어들일 수 있는 행사로 만드는 방안, ‘한인의 날과 혼동, 중복’이라는 우려를 덜어 줄 수 있는 방안이 법률안에 마련돼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발제와 토론이 모두 끝난 뒤 질의응답 시간에 발언에 나선 이용훈 벤쿠버한인회장 , 이정주 전 타코마한인회장, 이봉철 유럽총연 수석부회장 등은 각각 질의를 통해 ‘세계한문화주간’보다는 ‘세계한인문화주간’, ‘세계한민족주간’, ‘세계한인문화축제’로 용어를 바꾸는 것이 이해가 빠르지 않겠느냐는 의견, 한민족 퍼레이드를 개최하자는 의견, 세계한문화주간 중에 전 세계 한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웅변대회와 한글 글짓기 대회, 태권도대회 등을 주요 프로그램으로 동시에 개최하자는 다양한 의견과 질의를 내놓았다. 
박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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