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간호사 다큐멘터리 제작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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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간호사 다큐멘터리 제작 모임
  • 배정숙 재외기자
  • 승인 2013.06.2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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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6월 18일.
한 낮의 폭염이 아직 머물고 있는 오후 6시. 프랑크푸르트 니더라드에 있는 한국식당(강남)안에서는 오랜만에 자리를 함께하는 선후배간의 인사로 뜨거운 열기가 넘쳐나고 있었다.
어느새 귀밑머리 하얗게 서리 내려 곱게 연륜을 쌓아가는 얼굴들로 언니 동생 부르는 모습들이 너무 정겨워 보인다. “조국이 그립습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아래 자리를 함께한 40여명의 간호사들은 몇 명을 재외하고 군산간호대학 졸업생의 파독간호사들로 모두 20대의 아름답던 시절에 조국을 떠나와 50년 가까이 독일에서 살아온 사람들이다.

 1966년부터 1975년까지 독일로 온 간호사는 총 1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은 모두 어떠한 삶으로 살아왔을까? 가난했던 그 시절 새로운 세상에 대한 막연한 희망과 꿈을 안고 떠나왔지만 얼마나 많은 눈물과 그리움으로 세월을 보내왔는지 고국에선 알고나 있을까? 눈물에 얼룩진 얼굴로 부모형제 작별하고 고국을 떠나왔던 20대의 여리고 꽃다운 간호사들을 기억이나 하고 있는지.......

 금년은 한독수교 130년 되는 해이자 파독50주년해이다.
 한국인들이 많이 상주하는 도시마다 기념행사들이 열리고 있고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는지라 독일에선 이제 코리아는 그리 먼 나라가 아니다.
 파독 50년! 이렇게 반세기가 되어서야 조국에서 관심들을 가져주는 것 같다.
 물론 그런 이유는 아니겠지만 오늘 이 모임은 JTV전주방송국에서 파독간호사의 노고와 열정과 조국애, 그리고 가난을 극복하기위해 살아온 이국의 삶을 돌아보는 파독간호사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위해 JTV보도국 김 용섭 편집국장이 이끄는 제작 팀이 한국에서 날아와 마련한 자리로 파독간호사를 격려하고 위로하고자하는 뜻이 담겨있었다.

파독간호사 다큐멘터리 “마인츠에서 온 편지” 제작팀은 군산간호대학3학년에 재학 중인 이 지민 학생의 시각으로 보는 파독간호사의 삶의 과정을 알아보는 것이라고 한다.
JTV전주방송 신 효균 대표이사와 전 재독간호사회 회장 양 희순 대표의 파독간호사 프로그램 제작과 방송에 긴밀히 협조한다는 내용의 협약서에 서명이 끝난 후 각자 하고 싶은 말들을 털어놓고 리포터 이 지민 학생의 질문에 답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간호장교 소령으로 제대하고 39세의 나이에 독일로 와서 자식들의 학비를 위해 밤 근무를 계속하셨다는 80이 넘으신 대선배님, 집 생각에 밤마다 베개를 적셨다는 얘기를 털어놓으며 목이 메여 말을 잊지 못하는 분. 한국에 가고 싶어도 부모님 돌아가시고 이제는 갈 곳이 없더라는 분,  너무 많은 고국의 변화에 우리들의 고향은 사라져버리고 없다고 아쉬움을 털어놓는 분, 그 중에는 여기서 살아온 세월도 좋았고 지금도 만족한 삶이기에 다시 옛날로 돌아간다 할지라도 같은 선택(독일행)을 했을 거라고 말하는 분도 있었지만 모두의 마음 한 구석에는 조국에 대한 진한 그리움이 아픈 몽우리로 자리 잡고 있었다.

특별손님으로 참석해준 프랑크푸르트 시의원 미카엘 파리스씨는 한국간호사들의 독일에서의 노고에 감사하며 지금 눈부시게 성장한 한국의 경제발전에 간호사들의 수고가 뒷받침 되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간호사와 40년 친구로 지낸다는 독일간호사 헬가는 한국간호사들은 자신들의 삶에 성실하며 부지런하고, 정직하고, 늘 친절하여 모두들 좋아한다며 한국으로 돌아가지 말고 독일에 머물러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동료들의 얘기에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고 환한 미소를 짓기도 하며 처음 독일에 와서 독일어를 이해 못해 있었던 실수들을 하나 둘 털어놓자 모두 소녀들처럼 들떠서 밤 10시가 되어가도록 얘기가 끝날 줄을 몰랐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모두 일어나 손을 잡고 목청을 다하여 아리랑을 합창하며 작별인사를 대신했다. 오늘따라 아리랑의 멜로디가 한이 담긴 구슬픈 가락으로 들려옴은 웬일인지....... 
이런 모든 모습들을 카메라맨을 대동하고 온 헤쎈TV방송(HR3)이 취재하고 있기도 했다.
JTV전주방송팀은 오늘 프랑크푸르트를 시작으로 Mainz(마인츠). Duesseldorf(뒤쎌도르프). Duisburg(두이스부르크)를 방문 대학병원과 현재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모습 등을 살펴보고 고박정희대통령의 연설 장소였던 체육관 방문. 그리고 Berlin(베를린)의 훔볼트대학과 병원을 방문하여 취재할 예정이라고 한다.

[프랑크푸르트=배정숙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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