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한국정원’ 잠재력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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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한국정원’ 잠재력 재발견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3.06.1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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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도시설 지원 절실… 교육관 건축도 검토해야

공공외교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지난 2005년 열린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시회에 주빈국으로 참여했던 대한민국이 이를 기념하고자 이듬해 2006년 프랑크푸르트시에 기증한 한국정원(Koreanischer Garten)의 몸값이 뛰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대학교(Johann Wolfgang Goethe-Universität Frankfurt am Main) 베스트엔드(Westend) 캠퍼스와 녹지공원(그뤼너부르그파크/Grüneburgpark) 사이에 자리 잡은 한국정원은 4,800평방미터 규모로 한국정원 설계사 김봉렬 씨와 Shampoong 설계사가 설계하고 프랑크푸르트 소재 Choe Hackh 설계사가 지었다.

▲ 한국정원 내에서 술을 마시거나 각종 시설물을 훼손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유틸리티(전기, 수도 등)가 전무해 각종 문화행사를 치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정원 내에 매실정자, 연못, 배롱나무 섬, 아침이슬 정자 등이 조성돼 있는 전통적인 한국선비 정원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프랑크푸르트시가 관련예산 미책정, 전문성 부족 등으로 인해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일부 현지인들이 시설물을 훼손하며 함부로 사용하는 등 한국정원의 가치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도 있다는 사실이다.

유럽의 관문 프랑크푸르트, 특히 지역을 대표하는 교육기관인 프랑크푸르트대학교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는 이점을 살려 한국문화교류의 장으로 더욱 활발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국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현지 한인들은 주장하고 있다.

▲ 한국정원을 한국문화교류의 장으로 활용할 가치와 잠재력은 매우 크다.

한인사회에서도 한국정원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2년마다 바뀌는 집행부가 관리하기에는 한옥에 대한 전문성 부족, 관리 인원문제, 유지보수 예산 등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현지에서는 한국의 문화체육관광부나 국제교류재단과 같은 정부 기관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은 체계적인 관리와 활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효성과 지속성을 확보하려면 관련 예산이 책정되고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옥과 정원 등에 대한 지식이 있는 전문가가 일정기간 파견돼 자원봉사자들에게 관련교육을 실시할 필요성도 있다.

▲ 한국정원은 한국학과 신설될 예정인 프랑크푸르트대학교에서도 바로 이동할 수 있어 대학과 연계한 행사는 물론 현지 기관들과 파트너십을 통한 다양한 문화 이벤트들을 개최할 수 있는 훌륭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정원 바로 뒤편에는 공터가 있어 이곳에 전통미학을 살린 조그마한 회관을 짓는다면 전통문화교육과 연계해 각종 공연과 실습의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의 신동민 영사는 “천혜의 환경을 갖춘 한국정원의 활용도를 높여 각종 문화행사를 제대로 하려면 유틸리티를 갖출 필요가 있다”며, “현재 전기, 수도, 화장실 등의 인프라 시설 등이 없어 대규모 행사 개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영사관측에서 한국정원 바로 옆에 위치한 프랑크푸르트대학교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제대로 수용되지 않았고, 프랑크푸르트시에서도 시의회가 예산책정을 거부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만 7,000여명이 재학 중인 프랑크푸르트대학교 베스트엔드 캠퍼스에 한국학과가 곧 옮겨올 예정이며, 한국영화축제를 통해 형성된 한국을 사랑하는 독일학생들의 모임도 구성돼 활동하고 있음에 따라 양국의 젊은 세대들이 주축이 돼 한국정원에서 활동할 수 있는 콘텐츠들은 더욱 다양해질 수 있다. '문화융성'을 주요 국정기조 중 하나로 삼고 있는 정부가 한국 전통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현대문화도 알릴 수 있는 한국정원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고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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