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판 위에서 하나가 된 세계 씨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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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판 위에서 하나가 된 세계 씨름인들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3.06.08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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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한민족동포씨름대회·제4회 월드씨름대회, 프랑크푸르트서 개막

전 세계 씨름인들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모여 한민족의 얼과 혼이 담긴 '씨름'을 하며 모래판 위에서 하나가 됐다.

세계씨름연맹(World Ssireum Federation/WSF, 총재 윤명식)이 주최하는 '제3회 한민족동포씨름대회'와 '제4회 월드씨름대회'가 지난 7일 오후 프랑크푸르트 중심광장, 로스마르크트(Rossmarkt)에서 20여개국 150여명의 씨름인들과 프랑크푸르트 시민들, 재독한인들이 모인 가운데 이봉걸 부대회장(세계씨름연맹 부총재)의 개회선언으로 성대히 개막했다.

▲ 이봉걸(왼쪽 위) 부대회장이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축사를 하고 있는 유제헌 재독총연 회장(아래 왼쪽)과 한원중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아래 오른쪽).

총 6체급(동포씨름대회 2체급·월드씨름대회 4체급)으로 나눠 8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대회의 개막식에서 윤명식 세계씨름연맹 총재는 대회사를 통해 "씨름은 심장과 심장을 맞대어 상대의 숨결을 느끼며 경기하는 가장 인간적인 스포츠라 할 수 있다"며, "서로의 몸을 상하게 하거나 해하지 않으면서 승부를 결정하는 '인본주의' 정신에 입각한 스포츠"라고 설명했다.

▲ 윤명식 세계씨름연맹 총재가 대회사를 하고 있다.

이어 윤 총재는 "따라서 씨름은 평화를 사랑하고 상부상조하는 우리 한민족의 미풍양속과도 닮아있는, 수천 년 간 이어온 한민족의 얼과 혼이 그대로 담겨있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 스포츠라고 하는 것"이라며, "소속국가의 명예와 개인의 영광을 위해 출전 선수들이 경기에 최선을 다하되 상대선수와는 승패를 떠나 같은 씨름인으로서 예의와 도리를 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주요 내외빈들이 참가한 가운데 모래판 제막식을 갖고 있다.

유제헌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은 축사에서 "한독수교 130주년과 파독광부 50주년, 총연합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재독총연이 주최하고 프랑크푸르트지역한인회가 주관하는 제1회 한국문화축제 기간 중에 유럽의 심장부 프랑크푸르트 중심광장에서 씨름대회가 개최됨을 축하한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씨름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세계인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스포츠로 발전해 나가는 발판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유 회장은 "씨름의 역사는 이미 기원전 3,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우리민족의 역사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한민족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씨름이 세계씨름연맹의 출범으로 세계인들에게 소개되고 세계적인 스포츠로 자리매김을 해 나가고 있음은 의미가 있는 일이며, 씨름의 세계화를 위해 수고하는 윤명식 총재와 씨름을 사랑하는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한원중 프랑크푸르트총영사의 축사에 이어 이봉철 유럽총연 수석부회장이 박종범 회장의 축사를 대독하고 난 후 주요 내·외빈이 참여하는 모래판 제막식이 열렸고, 월드씨름대회 남자 -90kg체급, 여자 -70kg체급, 한민족동포씨름대회 남자 -75kg체급의 예선과 결승이 각각 진행됐다.

이날 월드씨름대회 남자 -90kg체급 결승전에서는 조지아(Georgia)에서 온 카르벨라쉬빌리 다윗(KARBELASHVILI DAVIT)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고, 게르트 루시마기(Gert Roosimagi·에스토니아)가 2위, 안티 파벤(Antti Faven·핀란드)이 3위에 올랐다. 또 여자 -70kg체급에서는 독일의 발제르 엘레나(Balzer Elena)가 우승, 키르기스스탄의 오무르벡 키지 유루스부부(OMURBEK KYZY YRYSBUBU)가 2위, 핀란드의 사아나 표이효넨(Saana Pöyhönen)이 3위를 각각 확정지었다.

▲ 여자 -70kg체급 우승자, 발제르 엘레나.

레슬링을 한 적이 있고 지난해 3회 대회에도 참가한 바 있는 여자 -70kg체급 우승자, 발제르 엘레나는 우승 소감으로 "이번 독일대회에도 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어 기뻤는데 뜻하지 않게 우승까지 하게 돼 정말 행복하다"고 밝혔다. 그녀는 "다양한 기술이 맘에 들어 씨름을 하게 됐다"며, "경기진행이 빠르고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이 숨어 있는 것이 씨름의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 남자 -90kg체급 우승자, 카르벨라쉬빌리 다윗.

강력한 우승후보, 에스토니아의 게르트 루시마기 선수를 물리친 카르벨라쉬빌리 다윗은 원래 유도를 했다. 씨름의 아름답고 멋진 기술에 푹 빠져 작년부터 씨름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씨름이야말로 미래 비전이 밝고 머지않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 지난 7일 프랑크푸르트 로스마르크트에서 세계씨름연맹 주최로 열린 제4회 월드씨름대회 및 제3회 한민족동포씨름대회의 3체급 메달리스트들과 대회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현지 교민들의 관심을 모았던 동포씨름대회 -75kg체급 최종 우승 트로피는 독일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는 박건양 씨에게 돌아갔고, 독일의 박배성 씨가 2위, 네덜란드에서 온 김창학 씨가 3위를 각각 차지했다.

또, 8일에는 월드씨름대회 남자 90.1~105kg체급(△우승=마티 하말라이넨·Matti Hämäläinen· 핀란드 △2위=균테르 탐베르크·Gonther Tammverk·에스토니아 △3위=코베리제 기오르기·Koberidze Giorgi·조지아), 여자 -60kg체급(△우승=윅토리아 숙레트나·Viktoriia Sukretna·우크라이나 △2위=자날리에바 아이자아다·Zhanalieva Aizaada·키르기스스탄 △3위=베기쉐바 루이자·Begisheva Luiza·우즈베키스탄), 동포씨름대회 남자 75.1~90kg체급(△우승=박지훈·독일 △2위=홍태윤·프랑스 △3위=문병호·폴란드) 예선과 결승이 각각 펼쳐졌다.

[프랑크푸르트=고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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