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자! 고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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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자! 고구려
  • 코리아나뉴스
  • 승인 2004.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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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4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사우스 베일로 한의과 대학교 한사상 연구소'주최로 LA에 있는 이 대학 강당에서 제 7회 한사상 대회가 열렸다.
김상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의 주제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과 우리의 대응〉으로 고경수(중국 연변대학교 고구려사 교수)의 「중국안의 한국학 연구동향」, 최강식(고려대 한국사 교수)의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방안에 대한 대응방안」, 김상일(한신대 철학과 교수)의 「Corea 국호 유래와 고구려」였다.
이 날은 발렌타인스 데이로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100여명이 넘는 청중들이 강당을 꽉 메운 가운데 시종 진지하게 진행되었다. 주최측이 마련한 점심식사를 마친 이후 계속된 질의시간에도 매우 수준 높은 질문이 나와 강사들과의 열띤 토론도 전개되었다.
이날의 강의가 끝나고 가칭 「해외 고구려사 지키기 운동본부」가 설립되면서 동포들의 역할도 강조되었는데 행사와 강의 내용을 간추려 보도한다.
<편집자주>

◎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
중국이 고구려를 자신들의 역사라고 떠들고 있고 일본은 독도를 자신의 땅이라고 부르짖고 있다. 특히 일본은 정신나간 일부학자들이나 민간인이 아닌 그 나라의 대표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수상이 직접 발언을 하고 나서고 있는 지경이다.
그런데 한국정부는 노무현 대통령이 "내 마누라는 누가 뭐라고 해도 내 마누라인데 이걸 아니라고 떠들 필요가 있느냐?"며 현재 외교통상부의 무대응 대책을 지지하고 나섰다. 그런데 상대가 "그건 원래 내 마누라이고 지금도 그래"라고 우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답변은 정말 어이없는 것이었다. 차라리 고이즈미에게 "우방의 수상으로 해야할 말씀이 아니다. 앞으로는 조심해 달라"고 하는 것이 옳은 답일 것이다. 하여간 일본에 대해서 이렇게 쩔쩔매는 외교통상부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해서도 별로 대책이 없다. 한국과 중국간에 물적교류와 인적교류가 많은 지금 떠들면 좋을 것이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그리고 문화관광부에선 외교통상부보다 더 역사인식이 희박하다고 최광식 교수가 전해주기도 했다. 포스터 모더니즘이니 글로벌 시대니 하며 엉뚱한 발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아주 발 빠르게 대응을 하고 또 전문인력에게 연구비로 매년 100억원씩 조성해 지원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나마 큰 다행이다. 이렇게 연구비가 확보되자 이번에는 한국 내에서 이 기금으로 '고구려연구재단'을 설립할 것이 아니라 '동북아연구재단'으로 하자는 의견이 나와 의견이 대립되어 있다가 우여곡절 끝에 지난 18일 김정배 전 고려대 총장이 '고구려연구재단' 이사장에 내정되었다.
학문적으론 물론 동북아 연구도 좋지만 지금은 가장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국의 역사왜곡에 맞서는 것이므로 시급한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다.
주최측은 인사말에서 "마치 구한말과 같은 절박한 상황입니다. 고구려가 만약에 중국 땅이라면 지금의 북한도 중국 땅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그러면 우리 역사는 2천년으로 줄어들고 영토는 지금의 남한으로 축소됩니다. 그러나 이 절박한 문제에 대하여 우리 정부의 대응은 무대응이 유일한 대응이라는 것입니다. 고구려사 문제는 이제 워싱턴 포스트와 비비씨 등 세계 언론의 주목거리가 되었습니다."라며 이 대회를 해외에서 열게된 경위를 설명했다.

◎ 역사는 진실의 결과물이다
역사는 강대국에 의해 정치적으로 왜곡되는 경우도 많지만 진실에 그 바탕을 두고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나라가 힘이 없어 한 때 역사를 빼앗기기도 했다. 즉 일본은 한일합방 이후 한민족의 역사를 뿌리째 흔들며 자신들의 식민지 정책을 정당화 한 것이다. 그들은 한반도의 지형을 토끼 모양으로 생겼다고 하면서 진취성이 없고 겁이 많은 작은 동물에 비유하기도 했다.
또 실증사학이라는 명분으로 재야사학의 근거를 없앴고 단군의 건국을 신화처럼 엉터리로 취급하였으며 민속종교를 단절시키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민족성이 게으르고 악한 것처럼 선전하고 갖은 악담을 퍼부으며 "엽전은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비하적 발언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지금도 가끔 이런 표현을 쓰는 몰상식한 사람들도 있지만 너무 깊이 세뇌된 탓이다.
의도적으로 조작된 세뇌공작은 이렇게 무서운 것인데 양식 있고 용기 있는 학자들은 다 감옥에 가고 일본의 나팔수들만 남아 오늘날의 역사학계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한반도의 역사는 자연 축소 은폐되고 말았으며 대부분 그렇게 알고 있다.
고구려가 한반도 국가라는 것은 중국의 정부가 발행한 연감과 교과서에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 외교부 발간 「2002∼2003년 세계 지식연감」의 각국 개황-한국편에서 "서기 1세기 후 조선반도에는 신라, 고구려, 백제 등 각기 다른 국가 형태의 3개 정권이 형성됐으며 7세기 중엽 고구려 백제가 멸망했고 10세기 초 고려가 신라의 뒤를 이었다"라고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중국이 등소평의 개방정책 실시 이후 경제가 발전하고 GDP가 높아지면서 배가 부른 탓에 슬슬 이런 망령된 행동을 부리고 있는데 의도된 측면도 있지 않을까 한다. 그들은 지금 자신들의 영토에 남아 있는 광개토대왕비를 비롯한 고구려 유적들을 유네스코에 등록하려 하면서 이 분야에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북한의 김정일 정권도 일본에는 큰소리 치지만 중국에게는 조용하다. 여러 가지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고구려사 연구는 힘겹다
이번 한사상대회 강사인 고경수 중국연변대학교 고구려사 교수는 참석치 못하고 자료를 대독하였다.
이에 대해 최광식 고려대 교수는 "제가 이번에 온 것은 재미동포들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 외에도 고경수 교수를 직접 만나 뵙는 것이었습니다. 고경수 교수는 고구려사에 탁월한 연구실적을 가지고 계시는 분이라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거든요. 그러나 오시지 않아서 매우 아쉽습니다. 저도 대강 예상은 했습니다. 쉽게 올 수 있는 환경이 아닙니다. 사실 고구려사 연구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환경입니다. 현재 남한에도 신라사를 연구하는 학자는 수백 명에 이르지만 고구려사를 연구하는 학자는 14명에 국한됩니다. 왜냐하면 연구지역이 우선 북한이기 때문에 자료의 접근부터가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저희 교수들이 작년에 북한에 다녀오면서 가져온 많은 책과 연구자료들도 공항에서 빼앗기고 미국 오기 하루 전에 찾을 정도로 아직 벽이 높기 때문입니다."라며 고충을 실토했다.
자신의 저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도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 일반인들이 쉽게 역사적 진실에 접근이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펴 낸 것이라고 했다.

◎ 앞으로의 대응방안
최 교수는 역사왜곡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첫째 남북공조를 강조하며 당면과제로 유네스코에 북한이 선정한 고구려 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둘째는 국제화와 정보화 대중화로 중국의 학문적 인해전술과 물량공세에 대해 한국은 국제화와 정보화를 통해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로는 고구려 연구센터의 설립을 들었다.
우선 남한에서 출판된 고구려사 문헌을 먼저 정리하고 북한, 중국, 일본, 기타 외국의 출판물을 정리하여 체계적인 활용을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학·민·관 네트워크 구축을 해서 정부나 민간의 특정부분이 주도하는 것이 아닌 정부와 학계가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시민단체가 측면 지원하는 학·민·관 네트워크 구성이 절실하다고 했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이 날 한사상 대회를 기점으로 가칭 '해외 고구려사 지키기 운동본부'가 설립되어 해외 동포들의 일익을 담당하기로 했다. 본부장에는 사우스 베일로 박준환 총장, 이사장에는 월간 코리언 드림 정호영 발행인이 맡았다.
만주 중원을 좁다며 말을 타고 달리던 한민족은 신라통일로 당나라에 중원을 넘기더니 6.25 동란으로 남북이 갈라지고 또 북쪽의 고구려사는 중국이, 남쪽의 독도는 일본이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고 있는 형편이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는데 이제 모두 단합하여 진정한 역사를 되찾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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